* 책명 : 유쾌한 정치반란, 노사모
* 저자 : 노혜경 외
* 발행처 : 도서출판 개마고원
* 발행일 : 2002년 7월 5일
* 분야 : 정치,사회
* 쪽수 : 336쪽
* 판형 : 신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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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클럽’에서 ‘정치혁명’까지

민주당 국민경선 이후, 즉 소위 노풍(盧風) 이후로 이제 그 누구도 노사모를 단순히 ‘한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만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직은 노사모에 대해 ‘한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 이상의 어떠한 이해나 정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치 룸펜”이니 “광신도 집단”이니 하는 비난에서부터 “시민들의 자발적 정치축제”라거나 “낡은 정치구도 바꾸는 희망의 씨앗”이란 찬사에 이르기까지 노사모를 향한 시각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고 다양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2년 남짓의 짧은 역사를 지닌 노사모가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논란의 밥상에 오르는 걸까? 노사모는 과연 어떤 조직이고, 한국 정치에서 ‘노사모 현상’이 지닌 의미는 무엇이며, 또한 노사모가 일궈낸 ‘희망’의 실체는 어떤 것인가?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한 시도이다. 9명의 전문가와 9명의 노사모 회원이 노사모 안팎의 시각을 균형 있게 조합한, 최초의 본격 노사모 분석서 ?유쾌한 정치 반란, 노사모?는, 제목 그대로 독자를 정치 무관심과 혐오의 나락으로부터 한국 정치에 대한 유쾌한 ‘발견’으로 이끈다.
노사모의 2년여 역사를 찬찬히 밟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노무현? 없어도 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노사모를 4?19 혹은 68혁명과 비교해보기도 하고, 노사모와 붉은악마의 닮은점을 찾아보기도 하고, 노사모에서 카니발적 가치를 꺼내보기도 하고, 또는 시민운동의 모습을 읽어내기도 하고, 거기다 노사모가 품고 있는 ‘딜레마’까지.
사실 ‘발견’이란 말은 노사모 스스로가 자신들의 자발성을 표현하는 데 사용한 용어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노무현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유쾌한 정치 반란, 노사모?는 그들의 발견이 단지 노무현의 발견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그 발견을 통해 그들은 정치를 발견했고, 축제를 발견했던 것이다. 비록 그 규모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만, 이길 줄도 알고 질 줄도 아는 월드컵의 ‘축제’를 국민에게 선사한 것이 붉은악마라면, 사생결단식 전쟁으로서의 정치가 아닌 ‘축제’로서의 정치를 국민에게 선사한 것은 바로 노사모인 것이다.


오합지졸의 반란? 대한민국의 68혁명!

노사모 회원인 미둥(송원찬)은 “노사모 내부에서 노사모 자체 모습을 평가하는 내용 중 가장 대표적인 단어는 ‘예비군’”(157쪽)이라면서, 그러나 바로 이 오합지졸들이 정예부대를 물리쳤다고 말한다.
이른바 ‘느슨한 자발적 연대’, 즉 조직에 대한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조직 아닌 조직이 일을 냈다는 것이다. 그러니 기존의 정치사고 틀에 갇힌 ‘정예부대’(?)가 당혹할 수밖에.
그러나 이 오합지졸들의 반란은 사실 4?19를 넘어 유럽의 68혁명에 맞닿아 있다.
정치학 박사 정상호는 ‘노풍’ 혹은 ‘노사모 현상’을 소위 386세대의 세대정치로 치환하면서, “이 둘(68세대와 386세대)의 가장 큰 공통점은 기존 체제로 흡수되어버린 4?19세대와는 달리 두 세대 모두 새로운 활동영역의 개척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견인해왔다는 점”(96쪽)이라고 말한다.
386세대가 주축이 된 ‘노사모 현상’을, 68세대가 ‘삶을 변화시키자(changer la vie)’라는 구호 아래 중점을 두었던 새로운 지향과 가치의 실현으로서의 생활영역의 개혁, 즉 이른바 그람시가 말한 진지전(war of position)에 비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사모가 단 세 항목으로 구성된 <노사모의 약속> 외에 아무런 ‘회칙’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노무현? 없어도 된다, 시스템의 정치”라는 슬로건을 내세울 수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노사모는, 노무현이 없어도 되는 세상, 우리 자신의 자발적 참여정신이 마음껏 펼쳐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서로를 격려하는 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정치적 기능을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키는 데 적합한 시스템이다. 변화한 한 사람 한 사람이 또다른 노무현인 것이다.”(노혜경, 61쪽)


‘진보적’ 카니발로서의 가능성을 열다

전국을 온통 붉게 물들인 붉은악마의 물결은 그야말로 카니발이었다.
국민경선장을 노랗게 물들인 노사모의 물결 역시 카니발이다.
독립기자 정지환에 따르면, “노사모와 붉은악마는 운동장과 경선장을 축제의 공간으로 만들었거니와, 실제로 그들은 축제를 만들고 즐길 줄 아는 능력이 있다.”(208쪽) 그러나 카니발은 원래 보수적이다.
“현재의 지배질서가 장기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밑바닥에서 잉태되는 불만의 싹을 미리 제거하는 예방주사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지배전략인 것이다”(조흡, 213쪽)
동국대 교수 조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모에게서 ‘진보적’ 카니발의 가능성을 읽어낸다.
왜냐하면 노사모의 카니발은 지배질서에 도전하지 않는 조건부적 일탈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정립해나가려는 자발적인 정치적?문화적 ‘실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노사모가 제시하고 실천하는 새로운 정치문법의 가치인 것이다.
이 정치문법은 권력과 자본보다 민중이 우선하는 사회, 일상의 억압에서 해방된 사회, 그리고 시민 모두가 쾌락을 추구할 자유가 주어진 카니발적 세계인 것이다.”(237~8쪽)


향후 진로와 관련한 노사모의 ‘자기규정’

노무현 후보의 위상 변화로 인한 필연적 과정이겠지만, 현재 노사모는 향후 진로와 관련해 자기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해갈 것인가라는 현실적 요구에 직면해 내부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중이다(‘현체제 유지 정면돌파론’ ‘발전적 해체론’ ‘e-민주당 적극참여론’ ‘온라인(팬클럽)/오프라인(새로운 단체) 분리론’ 등).
이에 대해 사회학 박사 천선영은 “노사모 내부에는 ‘노무현이어야 하는 이유’와 ‘노무현이 아니어도 되는 이유’가 공존한다.
장기적으로 이 조직이 이러한 역설의 공존을 일종의 변증법적 발전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열정과 사랑만으로 뭉친 조직에서 ‘서로 모순될 수도 있는 목표’를 가지고 장기전을 치러내기 어렵다”(271쪽)며, ‘발전적 해체론’이란 시나리오의 의미를 조심스럽게 탐색해보기도 한다.
또 한신대 교수 윤상철은, 12월 대선까지는 노사모 활동이 “노무현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와 지원의 관점과, 대중적 참여와 개혁적 선택이라는 역사적 관점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138쪽)이라며, 긴장관계 유지를 전제로 노무현 개인과 민주당 후보 노무현의 괴리를 인정하는 쪽으로 사고의 폭을 넓혀갈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시민운동의 입장에서 노사모를 바라본 손혁재는, 노사모가 “원군이 될 수도 경쟁관계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자신의 생활공간 안에서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운동양식”(250쪽)을 만들어낸 것을 큰 성과로 인정하며 향후 발전될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기도 한다.


필자(원고 수록 순서)

신 원(자유기고가)
노사모가 걸어온 길|‘정치 혐오’의 진흙탕에서 피운 ‘정치 사랑’의 연꽃

노혜경(시인, 노사모 출판위원장)
노사모의 정체성|노무현? 없어도 된다, 시스템의 정치

김정란(시인, 상지대 인문사회학부 교수)
노사모가 준 감동|작은 그들, 힘센 그들을 향해 ‘NO'라고 말하다

정상호(정치학 박사,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위원)
노사모에 대한 정치사회학적 분석|세대정치 : 4?19, 68, 그리고 386

윤상철(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노사모와 국민경선|8주간의 축제, 그리고 정치혁명

정지환(독립기자)
노사모와 ‘붉은 악마’의 닮은점|‘동원의 사회학’에서 ‘참여의 사회학’으로

조흡(문화연구가, 동국대 교수)
노사모와 팬덤의 전복적 문법|카니발적 가치를 추구하는 노사모

손혁재(참여연대 운영위원장)
노사모와 시민운동|절반의 동지, 절반의 타인

천선영(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
노사모에 대한 사회학적 단상|예고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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