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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보다 미국국적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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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하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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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14 08:14:09 from 211.183 조회수 23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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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엄마' 두려면 미국국적 버려라?
여왕도 있었고 여인천하도 있었던 이땅에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 총리가 발탁되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의미가 반감되어버린 세상이라지만, 그 영광은 결코 반감되지 않았다. 총리 장상! 여걸 장상! 여성계는 박수칠 일이고 이화여대도 잔치를 벌여야 할 판이다. 대한민국 남성들도 환영한 경사였다. 그러나 여인천하는 이미 끝났다.
이번 청와대의 인사는 또 다시 공화국 연륜에 맞지 않게 대한민국 상류사회에 대한 뿌리깊은 환멸감만 더해주고 있다. 여인천하는 오래가지 못한다! 사상 최초 여성총리라는 평가는 물거품처럼 가라앉고 총리서리의 신상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게 되었다. '인사가 망사'라는 따가운 하마평은 우리 엉터리 공화국의 몸뚱아리에 눌러붙은 부스럼처럼 떨어질줄 모른다. 청와대가 고르고 골라서 천거한 장상 총리서리가 장남의 미국국적 시비로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하니, 대한민국 상류사회의 한계를 보는 듯하다. 장 총리서리 장남의 '미국 시민권' 논란 기사에 이어 한바탕 소동이 일 것 같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우리가 더 분개해야 할 일은 총리서리의 양심불량과 역사관 아닐까.
'하자 많은' 대한민국 상류층사회에서도 이 대수롭지 않은(?) 국적문제를 문제삼을 정도로 도덕성 지수가 향상되었나 보다. 기가막히게도 장 총리서리 큰아들이 그 귀티나는 미국국적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나 같으면 절대로 아까워서 포기 못한다.
총리의 운명이야 단명이지만 원정출산도 마다하지 않게 하는 그 대단한 미국시민권을 고작 어머니의 총리 임기 몇달을 위해 포기하다니, 오호, 아까워라! 정말 우리나라 대~단민국이다!!!) 나는 한나라당이 인사청문회를 강도높게 하는데 찬성한다. 그럴수록 귀족사회 내부의 치부는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 민주당은 빌라게이트, 원정출산을 강도높게 문제삼는다고 하지 않는가. 상대당의 치부만 조준하지 말고 자신의 치부가 훌러덩 드러날 때까지 싸워라! 제발 좀 그래라.
미국국적 포기는 어리석은 짓이다!
내가 알기로 미국시민권은 미군부대 출입권보다 나은 '귀족권'이다. 우리나라에 돈 좀 만진다는 사람들은 미군부대 안에 있는 클럽 출입증을 수첩에 넣고 다니는게 아니라 자랑삼아 운전석 앞에 붙이고 다닌다. 미군부대 출입권도 출세보증수표로 통한다.
나는 태생의 축복으로 얻은 미국국적을 포기해버리겠다는 총리서리의 장남이 보여준 우둔한 처신에 크게 공감하지 않는다. 총리아들이 미국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우스꽝스럽고 낯선 광경이지만, 그렇다고 국적포기를 요구하는 것은 야만스런 광경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그가 총리서리의 아들이 아닌 사회 지도층의 아들다운 발언이나 처신을 해주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대는 실망스럽게도 억지로 한국국적을 취득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엄마의 영광'을 위해 자식이 기꺼이 '사사로운 희생(?)'을 감내하며 특권(?)을 포기한다는 대목에서는 쓴웃음이 나온다. 결코 환영받을 희생은 못된다.
우리는 '국적문제'에 민감한 국민이다. 누구는 국토방위로 뺑이치고 누구는 이핑계 저핑계 대가며 병역기피로 개인영달을 도모하는 현실. 그 분단상황하의 국민정서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타고난 환경이란 것은 신의 의지로도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침의 성역이다.
차별이 타고난 것이라면 위대한 인간의 사회는 그 차별을 평등한 기회로 환원시켜나가는 지혜로 충만한 곳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지혜를 믿는다. 그런데 총리서리 아들의 미국국적 포기에는 마지 못해 박탈당하는 자세가 역력하다. 제발 대한민국을 어거지 공화국으로 만들지 마라. 이 무슨 황당한 애국자 게임이란 말인가.
우리는 부모에게 누가 되는 자식들을 많이 봐왔지만, 거꾸로 자식에게 누가 되는 부모도 가끔 보았다. 선거시기나 고위직 인사 때면 대한민국 상류사회는 무슨 쥐약먹은 개의 형상을 보이기 일쑤였다. 우리 조상들은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었는데, 우리사회의 상류층은 가지 적은 나무에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자식에게 누가되는' 부모들
자녀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사람들은 수도 없다. 그런 그들은 버틸만큼 버티다 옷을 벗어던졌다. 끝까지 자리를 고집하는 부모는 자식을 희생시켰다. 엄마의 총리자리를 지켜주기 위해서 그 좋은 미국국적을 포기한 총리서리 아드님의 과잉효도 이전에, 조순선생이 대통령 후보경선에 출마하기 위해 보호해줘야 할 아들의 병적사항까지 기자회견장에서 공개하게 한 황당함을 지울 수가 없다. 나는 조순선생이 그랬던 것처럼 장상 총리서리도 자식에게 누가 되는 부모라고 본다.
나는 이 기회에 크게 문제삼아봤자 답이 잘 안나오는 형식상의 국적문제를 국민감정을 동원해서까지 포기하라고 압력을 넣지 말았으면 한다. 엄마의 총리자격을 위해 아들의 특권까지 포기하게 만들면 대한민국이 정말 추해진다. 우리가 이렇게 억지로 국적을 가져라고 강제해야 하나?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던 붉은 민족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아들이 크게 잘못한 일도 아닌데 문제삼는 분위기는 참으로 꼴사납다. 월드컵으로 원숙해진 국민답게 부모문제로 고통을 받는 자식들의 처지도 살펴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은 총리아들의 미국국적 포기가 아니라 여중생이 미군 탱크에 깔려 죽어도 도둑이 되레 매를 들고 위세떠는 적반하장 공화국으로부터 결별하는 것이다. 그 버리기 아까운 미국국적 자랑스럽게 유지하더라도 미군범죄에 당당한 대한민국 총리라면 우리는 타고난 행운에 시비를 걸지는 않을 것이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듯 이땅은 못난 백성들이 지켜왔다. 강대국으로부터 자유로운 국가는 총리서리의 아들이 미국국적 버리고 한국국적을 취득한다고 달성될 일은 아니다.
우리에게 거짓말을 해봐!
나는 총리아들의 희생이 올바른 해법이 아니라 총리서리의 자진사퇴가 정도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학력을 속인 대학총장, 흐리멍텅한 역사관, 아들의 국적 포기에 감격스러워하는 총리를 상전으로 뫼시고 살아야 할만큼 대한민국은 인물난에 허덕이지 않는다.
인기가수 유승준의 경우, 우리나라 가수가 못되고 저희나라 가수로 쫓겨간 이유는 그의 미국국적 취득이 아니라 국민에게 한 약속파기에 있었음을 총리서리는 알아야 한다. 인기가수에게도 냉혹한 도덕률이 적용되는데 하물며 총리에게는 만인지상급 도덕률이 적용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대통령은 선량한 국민에게 거짓말하는 총리 치하에서 살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주기 바란다.
국민의 정부나 문민정부나 인사문제는 똑같은 양김이다. 어수룩한 청문회가 벌어지지 않는 한 장총리서리는 한달 천하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설사 장 총리서리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하더라도 쉽사리 토라진 국민의 마음을 설득하진 못할 것이다.
복날에 온 장상 총리서리! 복날은 갔다. 여성계에는 이 땅 여성의 영광은 당당한 순간을 위해 잠시 유보해두라는 말로 위로하고 싶다. 우리는 월드컵 4강으로 역동하는 탐스런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박노자, 이한우, 하일의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내가 원하는 대~한민국은 총리서리 아들이 마지 못해서 선택해야 할 국가가 아니다. 원정출산 손녀들에게 덤으로 주어지는 그런 국가도 아니다. 귀족들이 단물 빼먹는 껌동산이 아니다. 오늘 따라 김민기의 '내나라내겨레'가 곡을 하는 것만 같다.
"숨소리 점점 커져 맥박이 힘차게 뛴다/ 이 땅에 순결하게 얽힌 겨레여/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
하니리포터 서태영기자 soridasom@hanmail
편집시각 2002년07월13일16시28분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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