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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진실이 호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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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14 04:23:30 from 61.41.1 조회수 37 추천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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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진실 밝히려 한것이 왜 협박입니까?”
이신범 전의원 “핵심 빗나가 괴로웠다”
▲ 지난 5월28일 일시 귀국, 주간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는 이신범 전 의원
2000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와 끈질긴 소송을 벌이다가 최근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한 이신범(李信範) 전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5월 28일 일시 귀국했다.
그는 미국에서 홍걸씨를 비롯, 홍걸씨의 대리인 격이었던 윤석중(尹晳重) 당시 LA총영사관 공보관(현 청와대 공보비서관),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 및 부인 이선자(李善子)씨, 천용택(千容宅)·김중권(金重權) 민주당 의원, 민주당, KBS, KTE(미주 한인방송) 등을 상대로 4~5건의 힘겨운 소송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홍걸씨가 LA 고급 주거지역인 팔로스버디스의 98만달러짜리 호화 주택에 산다는 사실, 4개월 동안 23만3986달러(약 2억9200만원)가 빠져나간 통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등을 밝혀 홍걸씨의 호화생활 의혹을 입증했다. 홍걸씨 부부가 융자 신청 서류에 국적과 직업 등을 허위 기재했다는 것도 밝혀내 대통령 아들로서의 도덕성에 타격을 입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이 전 의원과 홍걸씨간 소송에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것은 이 전 의원이 홍걸씨로부터 합의금 10만달러(약 1억2500만원)를 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이 때문에 이 전 의원은 ‘돈 뜯어내는 공갈협박범’이라는 일부 여론의 비판을 듣기도 했다.
5월 30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부근에서 만난 그는 “직업도 없는 대통령 아들이 가진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나왔느냐는 핵심문제는 제쳐두고 당시 여권(與圈)과 일부 언론이 나를 파렴치범으로 몰 때 무척 괴로웠다”면서 “그러나 내 주장이 허위 폭로가 아니라 진실이었음을 밝히고 명예를 찾았다는 데서 위안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 끈질기게 계속하던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홍걸씨의 호화생활 의혹을 제기했던 것이 모두 사실로 밝혀졌고, 또 10만달러라도 받은 것은 제가 사실상 승소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므로 명예는 회복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홍걸씨 측에서 옷로비 관련 명예훼손 혐의로 저를 기소했던 것을 공소기각 조치로 풀어줬습니다. 공소기각을 했다는 것은 애초의 기소가 저를 묶어 두기 위해 억지로 했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 아닙니까. ‘흑색선전 전문가’로 몰려 2000년 총선에서 낙선하기도 했지만 이제 중요한 명분은 모두 얻었습니다. 소송을 더 끌면 돈 때문이라고 오해될 수도 있고….”
●“홍걸씨에게 받은 10만달러 소송비로 써”
- 홍걸씨로부터 10만달러를 받은 것은 정당한 것이었습니까.
“물론입니다. 제가 홍걸씨에게 소송을 냈던 것은 제가 그보다 먼저 KTE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서 홍걸씨가 증언을 거부함으로써 패하게 됐으므로 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소송 관행상 이같은 사건은 판사가 원고와 피고에게 합의를 하라는 중재 명령을 하게 되는 게 관례이고 홍걸씨 측이 먼저 합의하자고 제의해 55만달러(약 6억8700만원)를 받기로 한 것입니다. 55만달러는 한국보다 훨씬 비싼 변호사 비용과 각종 경비 정도를 계산한 금액으로 합의금을 받는다고 해서 남길 수 있는 돈은 없었습니다. 홍걸씨측이 우리 쪽에 준 10만달러 역시 소송 비용으로 바로 입금되고 저는 구경조차 못했습니다. 무슨 큰돈을 남기는 것처럼 보도한 것은 미국 내 소송 관행을 전혀 모르고 하는 얘깁니다. 또 55만달러를 받기로 한 합의 내용은 작년 5월 교포신문 등에 모두 보도된 내용인데 한참 가만히 있다가 제가 10만달러를 받았다는 것만 부각시켜 보도하고 저를 공갈협박범처럼 모는 데에는 참 답답했습니다. 제가 소송을 위해 든 비용이 32만달러(약 4억원) 정도인데 홍걸씨 측은 적어도 50만~70만달러(6억2500만원~8억7500만원) 정도는 들었을 겁니다. 그 많은 돈은 어디서 났는지, 그리고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중요한 문제는 묻혀 버렸죠.”
- 본인의 소송 비용은 어떻게 마련했습니까. 합의금을 다 받지도 못했는데….
“빚을 5억6000만원 정도 졌습니다. 또 KTE와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졌기 때문에 그쪽에서는 3250여만원의 소송 비용을 물어내라는 공문을 계속 보내오고 있습니다. 제 재산이 없기 때문에 강제 집행을 못하고 있을 뿐이죠.”
- 작년 5월 합의 이후에도 또다시 소송을 낸 것에 대해 비판하는 여론도 있었습니다.
“합의 자체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단 돈을 다 못 받았다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건을 종결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한국 검찰로 하여금 갑자기 옷 로비사건 때의 명예훼손건을 꺼내 저를 기소하게 했습니다. 일단 합의만 하고 저를 꼼짝 못하게 묶어 두려는 계략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홍걸씨 측에서는 협박당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제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한다고 협박했다고도 하고 합의를 어기고 문서를 공개했다는데 문서 공개는 합의 이전이거나 합의가 깨진 이후에 한 것이고, FBI에 신고한 것도 제가 아닐 뿐 아니라 FBI는 이미 조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또 미국에서 협박은 대단히 무거운 형사범죄인데 제가 미국에서 외국 국가원수의 아들을 협박했다면 무사했겠습니까?”
●“소송 과정서 홍걸씨 호화생활 알게 돼”
- 홍걸씨의 뒤를 캐 계속 약점을 공개한 것도 협박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미국의 엄격한 사생활보호제도 하에서 뒤를 캐는 방법으로는 문서 한 장 얻을 수 없습니다. 제가 공개한 홍걸씨 호화생활 관련 서류들은 모두 소송 과정에서 얻게 된 것입니다. 홍걸씨의 팔로스버디스 집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소장(訴狀)을 원고가 피고에게 직접 송달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토랜스의 홍걸씨 집(34만달러짜리)으로 소장을 보냈는데 이사갔다고 해 우체국에서 주소를 조회해 보니 팔로스버디스 집 주소가 나왔던 겁니다. 만약 홍걸씨가 사서함을 썼거나 바뀐 주소로 이전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그 집을 알 수 없었을 거예요. 홍걸씨가 자신을 미국 시민으로 기재한 융자서류나 아시아나항공에 근무했다고 허위 기재한 서류를 구할 수 있었던 것도 공익소송 등으로 금융기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해 구할 수 있었던 겁니다.”
- 홍걸씨가 구속된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듭니까.
“민주당과 청와대는 2000년 초 처음 제가 홍걸씨 문제를 제기했을 때부터 저를 허위 폭로 전문가, 협잡꾼, 사기꾼으로 몰고 진실을 그냥 덮으려고만 했습니다. 처음 사실을 제대로 인정하고 정당하게 대응했더라면 사건이 이렇게 확대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홍걸씨도 더 불행해지지 않았으리라 생각돼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홍걸씨 구속 이후에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의혹들의 진실을 제대로 밝히기보다는 값싼 동정심을 유발해 사건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그는 6월 5일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그의 측근은 그가 오는 8월 보궐선거에 도전해 정계에 복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덕한 주간조선 기자ducky@chosun.com)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 부인 이선자씨
“나는 줄곧 한국 국민”주장
실제론 ‘4년 남짓 美 국적 보유’확인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의 부인 이선자(李善子·59)씨가 1994년 11월부터 1999년 1월까지 미국 국적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그러나 작년 11월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 문제로 미국에서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과 소송을 벌이는 과정에서 “본인은 줄곧 한국 국민이었다”고 허위 진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가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동안 박 실장은 국민회의 대변인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 청와대 공보수석비서관·대변인 등을 지냈다.
이신범 전 의원은 작년 7월 24일 김홍걸씨와 윤석중(尹晳重) 당시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공보관,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 박지원 비서실장 및 부인 이선자씨, 천용택(千容宅)·김중권(金重權) 의원 등을 상대로 계약 위반 및 사기 협박, 사법절차 남용 등으로 오렌지카운티 연방민사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지난 5월 소송을 취하하기로 김홍걸씨측과 합의했다.
이선자씨는 이 소송과 관련, 작년 11월 17일 우편으로 오렌지카운티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약 진술서(Declaration) 3항에서 “나는 지금도, 그리고 지금까지 줄곧 한국 국민이었다. 나는 원고(이신범 전 의원)가 주장한 바와 달리 지금도 계속 서울에 살고 있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의 변호인측이 제시한 이선자씨의 호적·주민등록 자료에 의하면 이씨는 1994년 11월 8일 미국 국적 획득으로 제적됐으며, 99년 1월 22일 국적 회복 허가를 얻은 것으로 돼 있다.
●박 실장측 “단순한 행정적 실수”
이에 대해 박지원 실장 측은 “박 실장 부인과 법적 대리인이 한국과 미국에 떨어져 있는 바람에 발생한 단순한 오기(誤記)이며 행정적 실수”라면서 “특히 이 사안 자체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 실장 측은 또 “박 실장의 부인은 94년 11월 미국 시민권을 받았으나 99년 1월 주한 미 대사관을 통해 시민권 포기 절차를 완료했고 호적과 주민등록 등 법적 하자 없이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부인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고 청와대의 고위 공직자 부인이 된 후에도 한동안 미국 국적을 유지한 것은 공인으로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0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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