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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대선선몽밀지(大選善夢密旨) 제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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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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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13 10:16:38 from 211.217 조회수 19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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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독점연재] 2002 대선선몽밀지(大選善夢密旨) 제9회
김원환
제1회 칼럼에서 썼었지만 필자가 대선의 향방을 암시하는 용꿈을 꾼 것은 지난 3월 7일 새벽 5시 50분 경이었다. 채 1분도 안 걸린 짧은 순간이었지만 꿈이 시사하는 내용은 실로 경이롭고도 오묘했다. 꿈은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반부에서는 거목과 황금룡의 활동상만 보여주더니 그림이 흐려지면서 꿈이 종료하는 듯 했다. 나는 불현듯 ‘이것은 예사로운 꿈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궁금증 때문에 다시 정신을 집중하여 그 다음 장면을 연결지을 수 있었다.
혹 독자들 중에는 ‘꿈을 엿장수 엿가락 늘리듯 그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가’ 하고 의아해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말이 ‘꿈’이지 필자는 20여 년째 참선(參禪) 수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의식(意識) 통제는 가능한 상태에 있다. 게다가 참선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그 모든 상황이 일어났기 때문에 엄밀히 말한다면 ‘선견(禪見)’이라 해야겠지만 겸양의 뜻에서 ‘선몽(善夢)’이라 했던 것이다. 어쨌든 필자는 막 끊어지려는 필름을 다시 되살린 끝에 이무기와 황소가 등장하는 후속 상황에 이어 ‘천하평정 ㅇㅇㅇ’ 글씨가 뚜렸한 성명 표지판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표지판에 검은 글씨로 새겨진 성명(姓名) 석 자는 한글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다. 왜냐 하면 3글자를 보건대 성(姓)과 이름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한자라면 그 해석에 별 어려움이 없겠는데 한글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우선, 이름 두 자는 눈에 익은 정치인의 그것인데 반해 성씨가 맞지 않는 동명이성(同名異姓)이라는 것이다. 물론 꿈을 꾼 직후 ‘아하, 이것은 대권 주인공의 이름이 아니고, 대권 잡는 비결을 알리는 암호구나!’ 하고 금방 해몽을 할 수는 있었다. 다음으로, 예의 동명이성 정치인은 얼마 후 경선 후보를 포기했는데, 이에 필자는 다시금 ‘내가 제대로 해석을 했구나’ 하고 확신을 할 수 있었다. 이제 꿈에 등장한 캐릭트들(거목, 황금룡, 이무기, 황소)이 보여준 활동을 근거로 ‘성명 코드’만 해석하면 이번 2002 대선의 향방을 점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는 영광의 주인공 이름을 언제 어떻게 밝히느냐 하는 것이다. 가령 ‘밀지’에 근거해서 “성(姓) 씨에 한글 모음 ‘ㅇ’이 들어 있다!”고 예언을 하고 또 “‘ㅇ’는 ‘평화’를 뜻한다!”고 했을 때, 접전을 펼치는 유력한 후보로 A당의 ‘이민주’, B당의 ‘이독립’, C당의 ‘남평화’ 후보가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당연히 영광의 주인공은 A, B 가운데 한 사람일 것이고 C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두 이(李) 씨 후보가 영광의 주인공 같지만 유감스럽게도 두 사람 모두 ‘ㅇ’이 들어가는 단어와 아무런 인연이 없다면 이들 또한 자격 미달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스런 것은 ‘밀지’상에는 영광의 주인공 이름이 ‘오평화’로 돼 있다면 또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더욱 아리송한 것은 후보 가운데 ‘오평화’란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고 C당에 ‘남평화’란 후보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평화’ 후보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런데 ‘남평화’ 후보는 비록 밀지상의 성은 아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평화의 전도사’다. 그렇다면 ‘밀지’상의 ‘남평화’는 곧 ‘오평화’ 후보를 암시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글 모음 ‘ㅇ’이 단순히 성씨만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라 한자의 오(吳) 오(吾) 오(誤)도 될 수 있음은 물론 어쩌면 ‘오!’ 감탄사도 될 수 있다는 것이고 바로 이런 이유로 ‘오평화’ 아닌 ‘남평화’가 행운의 주인공으로 예언될 수 있는 까닭이다. 이 모든 해석이 가능한 것은 성명 3자가 다름 아닌 한글로 돼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긴 하나 바로 이 때문에 밀지 해석에 색다른 묘미가 있는 것이다.
이제 이 오묘한 ‘천하평정 ㅇㅇㅇ’ 표지판의 성명 3자를 해석하기 위해 이른바 글자로 점을 친다는 자점(字占)에 대하여 알아보겠다. 이와 관련한 얘기로 참위설(讖緯說)이 있는데 ‘참’은 은어·예언으로 국가나 인사(人事)의 길흉화복·성패를 점치는 것이고 ‘위’는 고전 육경(六經)을 해석하여 그 숨은 뜻을 밝혀내는 것으로, 그 기원은 점복(占卜)과 같으나 다만 ‘참위’는 주로 국가나 왕국의 성쇠를 점치는 데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대개 참위설은 풍수지리설과 혼합되는 것이 보통인데 신라말 고려초 도선(道詵) 국사의 ‘도선비기’에 의해 고려의 건국과 연결되기도 했다.
역사상 자점(字占)의 참위설을 내세워 천하 대권을 도모한 예로 고려의 세도가 이자겸(李資謙;?-1126)이 있다. 고려 왕조 11대 문종으로부터 17대 인종까지의 7대 80여 년 간 경원 이씨는 외척으로서 세력을 떨쳤는데 이자겸도 그의 차녀가 제16대 예종의 비로 들어가 원자를 낳자 재상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예종이 죽자 자기 집에서 성장한 14세의 외손자를 왕(인종)으로 즉위시키면서 더욱 큰 권력을 누리게 되었는데, 이자겸은 반대파들을 숙청하는 한편, 다시 제3녀와 제4녀를 인종비로 들여 자신의 권력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하였다. 이자겸은 이렇게 위세가 커지자 자기 일파를 조정의 요직에 앉히고 권세를 누리던 중, “장차 십팔자(十八子=李)가 왕이 되리라”는 참위설을 믿고 퍼뜨려 스스로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왕을 자기 집에 옮겨 모셔다 놓고 딸을 시켜 독살까지 기도하였다. 그러나 그의 인척으로서 이자겸과 반목이 생긴 척준경(拓俊京)이 왕의 밀명을 받들고 거사할 때 붙잡혀 죽는 바람에 이자겸의 쿠데타는 실패하고 말았다.
필자가 글자로 점을 친다는 자점을 얘기하면서 이자겸의 난에 등장한 ‘십팔자 위왕설’을 거론한 것은 이번 2002 대선의 향방도 ‘십팔자’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즉, ‘천하평정 ㅇㅇㅇ’ 성명 표지판의 3글자에 포함된 한글 모음, 자음의 획수를 모두 합하면 18획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대선 후보자의 실명(實名)이면 간단한데 그게 아니고 ‘대권의 길’로 가는 비밀을 성명의 형식을 빌어 암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성명 3자는 이름이면서 또한 이름이 아니라는 것으로, 이제 꿈에 나오는 캐릭트들의 활동상을 근거로 대권의 주인공을 가리는 일만 남았다. 드디어 2002 대선의 향방을 가로 막고 있는 안개가 걷히고 있는 것이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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