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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석 기자가 말하는 중아일보 사설의 문제점-기자가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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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07 06:35:28 from 218.145 조회수 219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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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에서 퍼옴..
작성일 : 2002-04-07 오후 5:50:47
작성자 : 서영석
제목 : 기자가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중앙일보 사설의 문제점
*이 글은 필자의 사견(私見)이오니,이 점 양해하시고 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에 특정신문이나 이름이 거명되는 것은 게시판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로,최대한 공정성을 기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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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게 공익이 우선이냐,취재원 보호가 우선이냐 하는 문제는 영원한 숙제다.익명의 취재원을 소스로 해서 특정한 기사를 썼다고 해보자.그 기사로 인해 숨어있던 진실이 드러나고,그래서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집단이나 개인은,도대체 그 진실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출처를 대라고 조진다.그 집단이 정치권력일 경우 기자는 고문실에서 고문받고 박해받았던 것도 우리에게 그리 먼 옛날의 일도 아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파헤쳤던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들이,취재원을 밝혔다면 어떻게 됐을까.과연 닉슨 대통령이 하야할 수 있었을까.아마도 그 취재원,암살이라도 안됐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야 할지도 모른다.
약간 경우는 다르지만,기자들은 오프더레코드(off the record=비보도)를 조건으로 취재원과 자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취재원의 깊은 속내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특히 방향에 관한 기사를 쓸 때,하늘과 땅 차이를 줄만큼 중요한 요소다.그래서 기자들은 유력한 취재원들과 이런 전제 아래 모임을 갖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우리 사회에서는 두가지 측면에서 이런 비보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첫번째 측면은 취재원의 과시욕이 사단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말하자면,안해야 할 얘기를 분위기에 휩쓸려 내뱉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도 사실이다.비보도를 전제로 했으나,기자 속성이 '기사 되는' 얘기 듣고 약속 지키기는 쉽지 않다.더욱이 기자 1명과 만났다면 모르지만,복수로 만났을 때는 절대 비보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보면 맞다.이런 과시욕 때문에 맛간 정치인들 무지 많다.필자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서석재씨가 있고,피비다 발언의 김영배씨가 있다.
두번째 측면은 기자의 욕심이다.정말 기사되는 얘기를 들었는데,약속대로 보도를 하지 말아야 할지,아니면 약속을 깨고 보도를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문제는 혼자서 들었을 때야 아무런 상관이 없으나,몇몇 기자들이 같이 들었을 때다.가령 5명이 들었다고 하자.4명은 약속을 지켰지만,1명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결과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신사협정을 비열하게 지키지 않은 1명은 특종을 했고,바보처럼(?) 약속을 지켰던 4명은 낙종을 해서 시말서를 써야 했을지도 모른다.
자,여기서 공익의 문제가 등장한다.첫째는 정통적인 문제다.진짜로 그 취재원이 뱉은 말이 공익을 위해 밝혀야만 했을 그런 얘기였다고 치자.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정답=약속 지킬 필요 없다.공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그러나 5명이 합의해서 일을 처리해야만 한다.혼자서 스리살짝 쓴다면 그 X은 나쁜 X이다.현실은 나쁜X
이 더 많다.둘째 아리쏭한 문제일 경우다.참석자의 일부는 공익을 위해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고,일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경우다.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정답=신사협정을 지켜야 한다.일부라도 이견이 있다면,신사협정이 우선된다.그러나 현실은 지멋대로 협정 깨는 X 반드시 나온다.
기자가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할 경우에는 이런 전제와 고민들이 있어야 한다는게 필자 지론이다.그러나 중앙일보 6일자 사설 "기자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주장과는 달리 사설의 필자는 정말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는게 필자 의견이다.
*중앙일보 6일자 사설 바로 보기=>아래에 커서를 대고 누르세요.
http:www.joins.com/opinion/200204/05/200204051817597331100010101011.html
이 사설은 표면적으로만 보면,노무현씨의 신문관련 발언이 있었던 현장의 5인 기자들에게 "진상이 밝혀지지 않으면 대선 후보로 나선 한 정치인이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거나 또는 유력한 유력한 대통령후보의 폭압적 언론관의 진상을 미궁으로 남겨둔채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안게 된다"며 진실을 밝혀라고 촉구하는 내용이다.얼필 무슨 문제가 있단 말인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필자는 이런 촉구 속에는 치명적인 허점과 오류가 있다고 본다.
무엇이 허점이고 오류인가.사설의 필자도 기자일진대,비보도 약속으로 이뤄진 모임의 대화 내용을 밝히라고 촉구한 점이 우선 문제다.도대체가 기자로써,보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만난 자리의 얘기를,단지 검증되지 않은 공익이란 이름으로 무자비하게 밝히라고 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필자라면 후배들에게 절대로 그렇게 얘기하지는 못하겠다.비보도 약속을 깬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더욱이 이번 일처럼 자신들이 스스로 밝힌 것도 아닐 경우에는 더 그렇다.어떻게 그런 내용이 유출됐는지,유출 자체에 정치성이 개재돼 있는데,그런 정치적 이용의 대상물이 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무조건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면,그는 기자가 아니다.또한 그런 정황을 알면서,무조건적으로 공익이라고 강변하면서,그때 있었던 것을 몽조리 불어라고 한다면 그도 더이상 기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기억의 문제다.필자도 이런 비보도 약속으로 취재원들을 만난 적이 많다.물론 필자도 반드시 정보보고 형식의 메모를 해서,필자보다 높은 사람들에게 보고하고,후배들에게도 열람시킨다.거기서 오간 얘기는 취재의 흐름과 방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그렇게 했다면,진실은 있다.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진실은 없다.왜냐? 몇개월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지기 때문이다.그때 당시에는 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넘어갔을 경우에는 더욱이 기억은 희미하고,그런 얘기 했는지 안했는지 긴가민가 하기 마련이다.
만일 메모가 있었다면,벌써 밝혀졌을 것이다.촉구할 필요도 없다.이번 일은 확실히 특정한 정치적 목적 아래,대화내용이 유출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따라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런 메모가 있었다면,그것의 입수는 필수적이라고 하겠다.그런데도 진상이 나오지 않는다면,메모가 없거나,아니면 메모 속에 문제의 내용이 긴가민가하게 적혀 있는 것이 분명하다.후자의 경우라면,5인의 기자들은 전문의를 찾아가 최면요법으로,당시의 기억을 살려내야 할지도 모르겠다.
도무지,기자로서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인지는,정말 알다가도 모르는 일이라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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