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1
중학교 사회시간이었다.
선생님이
정치란 "정권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라는 얘기를 했다.
그럼, 정권획득을 한 이후에는 ? 정권"유지"가 목적이라고 가르쳐 주었다.
이상했다.
정말로...
정치의 목적이 어째서 정권의 "획득"과 "유지"...란 말인가?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국가를 발전시키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 아니라
어째서 정권의 획득과 유지가 그 목적인지 어린 나로서는 이해하지 못했다.
기억#2
역시 중학교 때 일이었다.
대통령후보 기호 1번이 김영삼, 2번이 김대중, 3번이 김종필이었다.
나의 모교 덕천초등학교에서 김영삼후보 지원 연설회가 열렸다.
나와 친구는 개그맨 최병서와 며칠전 은퇴를 선언하고 눈물을 흘렸던 가수 김완선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인 연설회장을 찾았다.
설운도의 "차차차" 에서 "차차차" 부분을 "김영삼"으로 바꾼 노래가 온 동네에 울려퍼지고
- 그러니까 이 노래는 "근심을 털어놓고 다함께 '김영삼'"이 되는 것이다.
그땐 마냥 재밌게 구경을 했지만
김영삼후보를 지원하는 연설의 대부분이
김대중후보에 대한 인신공격과 - 화장하고 다니는 늙은이, 등등...
부산에서 김영삼에게 몰표를 줘야한다는 지역감정 조장식 발언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을
훗날 철이 들고 서야 깨닫게 되었다.
기억#3
단돈 300원으로 야구장을 들어갈 수 있던 시절
부산아저씨들의 다혈질 적인 응원은 유명했지만,
유독 해태한테 지는 날은 더 심했다.
구장에 쓰레기통을 뒤집어 엎고
마시던 소주병을 던지기 일쑤여서
해태 외야수들은 헬멧을 쓰고 수비를 했고,
역전패 하는 날 아저씨들은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기억 #4
어린시절부터 어른들에게 들어오던 말
"김대중이 저거는 박정희 있을 때 죽었어야 했어"
"김대중이 대통령되면 빨갱이들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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