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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 제대로 알고 하자 - 펌(중앙, 손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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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07 03:15:24 from 211.216 조회수 83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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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DJ지식인중의 하나인 손호철 교수의 중앙일보 시론입니다.
음모론이 다소 잠잠해지자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노무현 후보를 향해 이인제 후보가 제기한 색깔론은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급진세력이 좌파적 정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섬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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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권 좌파면 IMF도 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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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논쟁은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 건설적인 정책대결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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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논쟁이 정책적 내용보다 색깔 덧씌우기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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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그 과정에서 보수.개혁.진보.급진.좌파라는 말을 제멋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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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예가 김대중 정부를 좌파적 정권으로 표현한 李전총재의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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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金대통령이 1970년대와 80년대 초 상대적으로 진보적 입장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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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집권 후의 김대중 정부를 좌파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비상식적인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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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경제정책에서 김대중 정부는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처방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해 보수정권의 상징인 대처 정부나 레이건 정부가 추진했던 탈규제와 시장경제, 노동의 유연화 등을 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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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빈부격차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78년 이후 최악으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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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정권을 좌파라고 부르는 것은 IMF가 좌파라는 이야기이자, 현정부의 신자유주의에 반대해온 진보세력의 입장에서는 '좌파에 대한 모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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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빈부격차를 가장 벌려 놓은 '반서민적' 정권을'친서민적'인 것처럼 보이게 해 의도와 달리 현 정부를 미화해주는 '친정부적'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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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제들도 마찬가지다.생산적 복지 프로그램이 좌파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이 역시 대처의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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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개정 주장이 좌파적인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렇다면 이를 촉구해온 유엔이 좌파라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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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가장 좌파적 의혹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대북정책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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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햇볕정책은 경제교류 등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켜 장기적으로는 흡수통일하려는'세련된 흡수통일론'으로서 클린턴 정부의 노선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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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햇볕정책을 좌파라고 하는 것은 클린턴이 좌파라고 우기는 것과 진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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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문제점을 알면서도 李총재가 대선을 색깔론으로 몰고 가기 위해 좌파정권 운운하고 나섰다면 비판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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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것이 아니라 보수와 좌파의 뜻을 제대로 몰라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다면 더더욱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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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는 두 가지 용법으로 쓸 수 있다. 우선 변화에 저항하면 보수, 찬성하면 진보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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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용법에 따르면 햇볕정책을 계승하려는 노무현 후보가 보수, 변화를 바라는 한나라당이 진보라는 뜻으로 문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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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올바른 사용법은 이를 이념적인 성향으로 이해하는 것인데 이는 평가자가 어떤 이념적 입장에 서 있느냐에 달린 상대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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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반적 경향은 서구의 보수 대 진보의 구도가 보여주듯이 보수는 군사독재세력이 아니라 시장경제에 대한 지지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 세력을 의미하며 진보는 시장경제가 초래하는 불평등에 주목해 이에 비판적인 사회민주주의 등의 입장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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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국의 현 블레어 정권 등 제3의 길은 중도 내지 중도좌파다. 따라서 많이 사용하는 보수 대 개혁이라는 표현은 틀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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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 대 개혁은 틀린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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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이라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수에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극우로 왜곡돼온 한국의 비정상적인 보수를 정상적인 보수로 정상화하는 것, 즉 진정한 보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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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진정한 보수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양金씨이지 군사독재세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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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진보 내지 좌파는 민주노동당이나 한국사회당이고 김대중 정부는 보수, 잘 봐줘도 중도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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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정치권은 이념논쟁에서 보수.개혁.좌파라는 말을 제대로 알고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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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고 김대중 정부가 좌파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 얼마나 냉전적이고 수구적인가를 보여주는 방증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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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입장에서는 우파 정치인이었던 드골도 좌파로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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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浩哲(서강대교수·정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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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입력시간 : 2002.04.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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