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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좌우 이념논쟁과 대선으로 가늠하는 민족혼</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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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은 남북통일시대를 열어갈 세운의 지도자를 뽑는 대선이 있는 해이다-
이인제와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Blink>대세론과 대안론</Blink>이 민주당 국민 경선제를 통해 불거지고 있고 그동안 제왕적 총재로 군림해 온 한나라 당도 민주당 국민경선제에 떠밀려 어정쩡한 경선아닌 경선제를 출발시키고 있다.
해방이후 한국은 친일 매판 수구세력이 사회의 전분야에 각개약진해 언론자유 창달자, 교육가, 반공적 애국투사로 변신해 일제 매판 자본가, 친일 결탁 권익가로서 해방이후 지켜온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수구라는 이름을 보수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채 친일로부터, 친미에 이르기까지 간판을 바꿔달며 종속적 외래사관에 둘러싸여 민족사 정립을 방해하고 있다.
풍전등화 같던 힘없는 시대의 북벌파 광해군은 사신을 보내며 적당히 눈치를 보아 금(후금)이 강한 것 같으면 금에도 붙을 수 있도록 사신에게 전권을 주어 보내기도 했다.
융통성 있는 외교를 펼칠 수 있던 것은 그의 민족관이 단순한 왕실의 존왕양이라든가 존주 사대주의로 돌돌 뭉친 유교의 낡은 신봉자로서가 아니라 오히려 금이 한겨레임을 인식한 열린 사관의 소유자인 때문이었다.
이는 천제지자의 후예인 조선이 천자국의 지위를 팽개치고 친명 사대주의로 전락해 지나족을 천자로 받들고 막상 오히려 같은 피붙이 국가인 금을 금수시했던 여타의 사대 망국노예주의 국왕과는 완연히 다른 사관이었다.
결국 광해군이 제거된 조선은 한민족 역사상 유일무이한 인종의 삼전도 삼배구고두 치욕을 당하고 60만 명이 선양(심양:봉천) 고궁으로 잡혀가는 참극을 당했다. 일찍이 고구려가 망했을 때에도(20여 만 명 끌려감) 백제가 망했을 때(일만 2천명 끌려감)에도 60만명이 끌려가는 참극을 당하진 않았다.
필자가 광해군 이야기를 꺼낸 것은 북은 우리에게 주적이고 동시에 남북겨레의 지혜를 모아 통일시대를 열어가야만 할 피붙이 대상이란 점에서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 있기때문이다.
냉전시대의 발상대로면 쳐죽여 없애야 할 주적이고 탈냉전시대인 지금의 개념으로 보면 과정상의 문제점을 제외하면 햇볕정책이 옳다.
북한은 샤론처럼 팔레스타인을 폭격해 짓눌러야 대상인가 아니면 얼르고 달래며 대화의 광장으로 끌어내고 국제 무대로 끌어내야 할 순치의 대상인가. 이에 대한 문제는 광해군의 오픈마인드와 전략적 문제와 결코 다르지 않다.
이제 수명이 얼마 안남은 남북이산가족의 재회를 위한 측면에서도 냉전적 발상은 결코 이롭지 않으며 경제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노르웨이 노벨상 수상위원회에서 이스라엘 매파 강경지도자 모 외무장관에게 노벨평화상 내린 것을 후회하고 리콜을 못해 못내 고심중이라는 건 냉전을 반대하는 세계인의 여론을 수용한 것이다)
또한 우리는 북한의 속성상 밟으면 밟을수록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반함을 국민들은 다 안다. 냉전체제로의 회귀는 조국으로 하여금 무기시장으로의 종속화와 더불어 IMF로 국제적 무역경쟁의 레이스에서 잠시 멈칫거린 국운을 다시한번 급전직하로 휘청거리게 할 뿐이다.
현재 통일세력이네 반 통일 세력이네 아니면 급진 개혁이네 좌경용공 또는 보수네 수구네 하는 이념논쟁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과연 DJ 정부의 통일물꼬를 트려는 햇볕정책을 추진하는 당국자는 빨갱이인가?
보수로 치장한 친일 수구세력의 강력한 반발은 그 원죄로 볼 때 과연 그들의 주장을 정통성을 지닌 주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친미파이자 "해방후 친일파"인 이승만과 친일 매판자본가 세력의 거두였던 인촌 김성수의 합작 초대 건국정부에 의해 반민특위가 해체된 이후 전후청산이 전혀 안된 한국적 상황에서 친일 청산과 민족사 정립이 먼저 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해방이후 서로다른 이념으로 갈라선 분단조국의 상황에서 불씨를 붙인 남북화해와 협조의 분위기에서 다시금 냉전적 이념논쟁으로 남북관계를 긴장시키고 이를 고리로 해 보수로 위장한 수구세력이 다시 국민적 합의를 얻어 개혁세력을 급진좌경 내지 용공으로 매도하고 50년전의 냉전 시대로 다시 회귀할 것인가.
마치 과거 이승만식 덤태기 작전-가령 평화통일세력조차도 급진 용공 빨갱이로 몰아 사형시킨 진보당 당수 조봉암 사건-같이 이번 대선은 냉전 시대 연장의 희생양으로서 통일세력이 급진 용공세력으로 매도된 채 친일 주구 수구세력에게 짓밟혀 끝나고 말 가능성이 아주 높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이 드골식 전후 청산을 하지 못한 한국의 뼈아픈 고뇌이며 자조섞인 비탄일 뿐이다. 민족적 정의는 아직도 미명에 가려있는가.
어찌되었든 이번 대선의 성격은 보수로 간판을 바꿔 단 수구세력이 조선, 동아 등 한국의 양대 언론 재벌을 이끌고 있음과 동시에 수많은 재벌들이 그들 정치세력을 지원하고 있는데에, 민족문제를 시원하고 통크게 치유못할 뿌리깊은 문제가 있으며 반면에 역사관이 터진 점증하는 중산층(과거의 하층민)과 하층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진보세력은 통일세력으로서 동시에 민족정기확립을 위한 친일청산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문제는 해방이후 역사정립이 안 된 상황에서 양육된 중산층의 인텔리젼스쉽이 과연 이번 세운의 운로를 가를 대선에서 어떤 심판을 할 것인지 주목된다.
이를 판정해 줄 거국적, 민족적 인텔리젼스쉽은 계속 안개속에 빠져있을 것인가? 아니면 활짝개명하여 그 싹을 내밀 것인가? 후천개벽의 전야에 벌어질 대선은 한민족 정신의 혼이 죽었는지 부활할 것인지 확인할 좋은 기회다.(2002.4.6 안원전)<a href="http:www.cheramia.net"Click he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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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한국사회의 정통과 주류세력은 왜 다른가</H2>
김삼웅칼럼-정통성없이 국가사회를 농락하는 "사이비주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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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웅 교수
김삼웅 기자 solwar@hananet.net
한국사회는 지금 거대한 변혁의 물결에 휩싸여 있다. 우리가 지구의 자전을 깨닫지 못하듯이 변혁의 와중에서 무엇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부문도 적지 않다. 한참 시간이 지나면 오늘의 한국사회가 얼마나 급속히 변하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
해방 이후 한국사회는 수구 기득 세력이 지배해왔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배권을 행사했다. 자신들은 주류 또는 보수세력이라 칭하지만 이들의 행적을 볼때 '보수'란 용어는 적합하지 않다.
민주주의를 짓밟고 독점자본을 비호하고 민족문제를 용공시해온 세력을 보수주의로 포장할 수는 없다. 이념적으로, 행태학상으로 '수구' 쪽에 가깝다.
어느 사회나 국가를 막론하고 주류층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의 능력은 천차만별이고 우수한 인재군이 지도층이 되어 국가사회를 이끄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주류와 정통세력은 '한 묶음'이 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한국사회의 모순은 이른바 주류세력이 우수하지도, 정통성을 갖지도 못한 오로지 '수구 기득층'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우선 이들의 '혈통'을 캐면 대부분이 친일 반민족 세력과 연결된다. 직접 후손도 많지만 간접적으로 연계된 자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일제협력의 대가로 재부를 축적하고 고등교육과 해외유학의 기회를 얻고 능력을 키웠다. 독립운동가들과 민초들이 탄압받고 초근목피로 끼니를 때울 때 호의호식하면서 <학도여, 성전에 나서라!>고 외치고 <천황폐하 만세!>를 부르면서 일제와 '내선일체'가 되었다. 힘 없는 집안의 청년과 처녀들을 징병, 징용, 정신대에 동원하고 공출의 미명 아래 고혈을 뽑아갔다.
해방이 왔다. 입만 열면 '귀축영미(鬼畜英米)'를 떠들던 자들이 미군이 진주하자 하루 아침에 미국의 앞잡이, '숭미파'가 됐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백색독재·청색독재를 가리지 않고 독재권력의 참모가 되고 주구가 되고 더러는 '수괴'가 되었다. 이래서 해방된 조국이 친일파 세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 날이' 오기를 목메이게 기대하고 싸웠던 사람들은 다시 설 곳을 잃게 되고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며 땅을 굽어 탄식해야 했다. 독립운동가는 3대가 망하고 친일파들은 자자손손 영화와 부귀를 누린다. 다시 친일파들은 기득권층이 되고 주류가 되어 세상을 지배하고 특히 언론을 장악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왜곡한다.
그들 측에 합류하지 못하면 비주류가 되거나 아웃 사이더로 전락하기 때문에 정치인·재력가 ·학자 · 문인 ·언론인들이 앞다투어 양심과 지성을 팔면서 여기에 끼어들어 마름이 되고 종노릇을 한다. 이렇게 '동종교배(同種交配)'를 통해 친일파 ―수구파의 적자와 아류를 생산하고 이들은 입을 모아 붓을 모아 남북화해 협력을 '퍼주기'로, 민족자존을 '반미'로, 시민운동을 '좌경'으로 몰아붙인다.
정통세력이 역사의 주류돼야
반면에 정통세력은 고난의 역정을 걸어왔다. 일제 때의 독립운동, 해방후의 통일정부수립운동, 독재정권과 맞서 싸운 민주화투쟁, 분단시대의 남북화해 협력을 추구하면서 춥고 고달픈 그러나 정직한 역사의 길을 선택했다. 탄압과 분열공작이 따르고 2,3대 후손까지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못하고 취업도 어려워 영락하는 집안이 많았다.
이런 과정에서 소수는 주류, 기득층으로 흘러가고 더러는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여 건강한 주류계층을 이루기도 했지만, 대부분 대를 이은 가난과 병고의 서러운 삶을 살아간다.
1998년 김대중 정권은 건국 이후 처음으로 정통성있는 세력이 정권을 수립했지만 권력을 빼앗긴 주류세력의 협공과 구주류 인사의 중용 그리고 권력주변의 탈선과 비리로 '정통=주류' 형성에 실패하기에 이르렀다.
돌이켜 보면 해방후 백범 김구 노선의 좌절, 4.19후 민주당 정부의 붕괴, 6월항쟁 후 양김 협력의 실패에 이은 네 번째 정통세력이 주류가 되는 기회를 잃고만 것이다.
다시 정계가 요동치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9개월 여 앞두고 여야의 대선구도는 물론 제3세력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정치가 큰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지역당, 탈지역당, 합종연횡, 보혁구도 등 몇 갈래 방향이 제시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시대 국민과 역사가 바라는 바람직한 방향은 정통성 있는 정치세력의 결집이다.
민주화 ―통일운동 ―탈지역주의 ―건강한 산업화세력이 한데 뭉쳐 '2003년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모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경제를 살리고, 역시 모처럼 물꼬가 터진 탈 지역주의와 '꺼질 듯 이어질 듯'하는 남북관계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이러한 과업은 중단할 수 없는 이 시대 국가적 아젠다이다.
깨어 있는 민초들이 나서라
'주류=수구 기득권층'의 만년성이 꼭 그렇게 강고한 것만도 아니다. 족벌언론의 치부와 친일행적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수구정치 세력의 온상에서는 양심적 정치인들의 자정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깨어 있는 민초들의 파워도 갈수록 증대해간다.
인쇄매체의 역량보다 영상매체와 인터넷 언로가 훨씬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키우고 여성, 노동자, 하위직 공무원 등 소외계층의 권익과 역할이 하루가 다르게 증대되고 있다. 공직사회의 투명성도 괄목할 만하다. 깨어 있는 정치인들이 주역이 되고 정통성 있는 주류가 되어 역사의 물길을 바로잡아야 한다.
더 이상 사이비 주류가 국가사회를 농락하는 지배층이 된다면 국가의 비극은 민족의 비극으로 이어지고 자칫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진전될지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주류=수구'의 힘은 막강하고 그들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5억 중국이 4천만 일본에 짓밟힐 때에 중국의 국부로 불린 손문의 말이 의미깊게 전해진다. "산산히 흩어진 모래알 같은 중국인을 담을 보자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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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리서치
<H2>이인제의 정치적 야만과 반역사성</H2>
<김민웅 칼럼> 냉전체제 의존, 이회창과 뭐가 다른가
김민웅 기자 minwkim@worldnet.att.net
오늘날 대선 일정 와중에 있는 한국사회의 정치적 활력을 만들어내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힘은 '낡은 질서에 대한 타파 열망'이다. 낡은 질서의 중심에는 '냉전형 특권체제'가 버티고 있다.
정적(政敵)을 '좌파'로 몰면 일단 정치적 승세를 잡는 이념적 단죄의 논리와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서민대중들의 권리행사를 죄악시하는 사회경제적 특권의식, 그리고 미국에 대한 굴종적 사대주의와 민족 분열적 대북 적대감 등이 모두 이 '냉전형 특권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정치적 영혼의 실체이다.
'냉전형 특권체제'의 정치적 영혼
이것은 역사적 청산의 대상이 되어도 벌써 되었어야 하는 구시대적 유령들이다. 분단시대의 괴담에 나오는 귀물(鬼物)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리 세월이 지나 나이를 먹어도 결코 자연사(自然死)하거나 자신의 역할이 끝났음을 예감하고 역사의 무대에서 순순히 물러나지 않는다.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도리어 기승을 부리는 이들의 출현과 음산한 배회는 우리 역사를 퇴행시켜 왔다.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정치적 야만과 시대정신의 낙후로 이어지는 반역사적 억지를 강요한다. 이 강요가 통할 때 우리는 불행해진다.
우리의 정치는 바로 이들을 먼저 내쫓지 않으면 새로운 내일을 만드는 작업을 할 수 없다. 미래적 대안은 이들의 타파에서 시작한다. 현재의 조건에서 생각할 수 있는 대안과, 낡은 질서의 타파를 이룬 이후의 대안 모색은 그 출발점이 달라지고 내용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시대적 운명은 낡은 질서에 대한 파괴력에 우선 달려 있다.
'노무현 현상'은 그 타파열망을 얼마나 집요하고 치밀하게, 그리고 자신감 있고 강력하게 담아내는가에 그 성공여부가 좌우된다. 따라서 지금 전개되는, 이미 피할 수 없는 이념 논쟁에서 논리적 방어에 치중하는 수세전략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정교한 표현으로 정리하는 공세전략이 '노무현 현상'의 실질적인 내용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이인제, '냉전유령'을 동원하는 야만의 논리 내세워
기존질서의 허구적 프로퍼갠다에 불과한 것이 드러난 이른바 '대세론'에 안주해왔다가 그것이 무너지면서 당황한 이인제의, 노무현 돌풍에 대한 역습은 냉전형 특권체제의 논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반역이자 정치적 야만의 나신(裸身)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 '이인제'라는 정치적 상징은 이제 '이회창'으로 대변되는 냉전형 표독성과 차별성을 갖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인제'가 애초, 한나라당의 냉전 수구적 질서에 반기를 들고 이탈한 탈냉전형 개혁 세력이 아니라, 집권전략의 좌절이라는 개인적 야망의 상처를 수습하기 위한 방도의 하나로 한나라당을 빠져나왔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본질이 이렇게 폭로되고 있는 것은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인제는 '경선 불복'이라는, 자신도 합의한 정치과정을 위배한 전력에 덧붙여 이제 냉전수구세력의 논리를 내세우면서 분단시대의 유령들을 최대한 동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의 건강한 진전을 위해 퇴장시켜야 할 세력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는 이회창과 다를 바 없는 정치적 영혼의 소유자로서 대자본의 기득권을 옹호하고 있으며, 미국의 한반도 지배전략에 편승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노동자도 이 나라 주인의 일원이며 존엄한 정치적 권리를 가진 존재라는 점을 부인하는 특권체제의 대변자에 불과하다.
이것은 결국, 그가 만일 집권자라면 민족적 자주성과 사회경제적 정의와 정치사상적 자유를 언제든 유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인물이자 세력임을 입증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인제는 자신이 지금 주장하고 행동하는 바가 정치적 자해행위이자 자멸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인제'는 이회창과 뭐가 다른가
'이인제'라는 정치적 상징은 결국 낡은 시대의 연장을 의미하며 이회창과의 정치적 반목에도 불구하고 이념적 연대를 할 수 있는 세력의 존재를 보여준다. 그가 영향력을 가지면 가질수록 냉전형 특권체제의 결속은 강화될 것이며, 이것은 이회창을 비롯한 냉전수구세력의 입지확보에 공헌할 것이다.
'이인제'의 정치적 종말이 재촉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래서 명백하다. 그가 동원하는 구시대적 유령들의 위력이 사멸의 단계에 왔음을 확실하게 입증하게 될 때, 그와 유사한 논리와 구조 속에 잔류하고 있는 냉전형 특권세력들의 종말 또한 가능해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역사의 현 단계가 요구하는 필연적 과제이다.
노무현의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현상'의 결실을 위해 결속을 다지는 일은 지금의 현실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과제이다. 노무현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가내 수공업적 방식을 극복하면서, 그 내용을 보다 충실히 채우는 일에 조력을 다하는 일이 이 시대 개혁, 진보, 합리적 보수, 평화, 통일 운동 세력 일체에 요구되는 이유는 시대적 반역의 역풍을 함께 이겨내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시 보다 어려운 싸움의 구도로 들어가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성에 있다.
특권세력의 기득권 수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여기 저기서 표출되고, 전쟁정책의 수행자들이 호시탐탐 한반도를 노리는 이때, 냉전형 야만의 시대를 이제 더 이상 연장할 수 없다. 서민들의 고통은 외면 당하고, 민족의 생존은 위협받고 있으며 진보적 역량은 이념적 범죄행위처럼 모독당하고 있는 이 시대에 이제 그나마 생기게 된 정치적 활력의 열정을 낡은 질서를 유지하고 기만적인 방식으로 확대하려는 세력을 위해 희생되게 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노무현 현상'이 기존질서를 흔들고 대세론을 전제로 했던 일체의 정치적 시나리오를 바꿔 쓰게 하고 있는 것은 다만 누구를 대권의 주인으로 만들 것인가의 문제로 그치는 사안이 아니다. '노무현 현상'을 통로로 하여 오늘의 시대가 넘어서고자 하는 낡은 질서의 붕괴와, 이에 기초하여 보다 정의롭고 자주적이며 평등하고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시대적 교각(橋脚)을 건설하고자 함이다.
'이인제'라는 색깔론을 좌초시키는 것은 이 위대한 작업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지금은, 역사의 진전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열정적 분발이 요청되는 진실로 중대기로이다.
2002/04/03 오후 10: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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