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즈음 왜 이렇게 하는 일 마다 꼬이는지 모르겠다.
노풍인지 개풍인지 지나간후 부터는 동네 민심이 완전히 돌아서 버렸다.
집 나간 그네년은 돌아 올줄 모르고, 어릴 때부터 싹수가 노랗던 부용이 녀석은 그렇다 치더라도 철석같이 믿어왔던 큰아들 빙열이 까지 집문서 내놓으라고 행패를 부리며 당장 칼부림을 할 기세다.
내 그럴줄 알고 집문서 땅문서 숨겨두고 셋방을 살아 왔건만 이제는 동네사람들까지 나서 웬 셋방이 이렇게 크냐는둥 지랄이다.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일제때 우리 부친이 일본 애들과 친하게 지낸게 뭐가 그렇게 문제야? 다먹고 살라고 그런건데. 즈그덜은 그때 뭐 했어?
그래도 지금 전답 마지기나 가지게 된 것도 다 그때 고생한 덕분인데.
그나저나 노풍이 이눔 때문에 집안꼴은 아사리판이고 양반체면 말이 아닌데 내 어떻게 이 원수를 갚을꼬? 누구 '대세론, 음모론, 색깔론' 이 따위 것 말고 좀 참신한 아이디어 좀 없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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