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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자유게시판 |
| 글 제목 |
＂동아폐간＂과 ＂창자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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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조중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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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4-07 06:53:50 from 211.208 조회수 111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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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동아폐간＂과 ＂창자의 씨＂
분명 인간은 망각의 동물입니다. 그래서 언론이 힘이 센가 봅니다. "무슨 무슨 발언했었다"라고 대문짝만하게 보도하면 놀라하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모두 알고 있었던 내용인데도 말입니다. 보도도 그냥하는 게 아니라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서 하면 놀라움은 곧 분노로 바뀝니다. 편집의 예술이란 표현까지 있지 않습니까.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97년 대선 때로 돌아갑니다. 저는 사실 87년 대선 때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 때로 가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가까운 과거로 가봅니다. 놀랍게도 중앙일보는 당시 이회창 대통령만들기에 노골적으로 나섰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홍석현 회장이 "지난 대선 때는 중앙이 특정 후보에게 기울었다"는 고백까지 하기도 했을 정도였습니다. 김대중 대세론 때문이었을까요? 조선일보는 편들기에 주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조선, 중앙을 애태우게 만들었던 이회창 후보가 조순 씨와 연대를 한 후로 인기가 치솟자 조선의 태도는 바뀝니다. 중앙 역시 더욱 애가 단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선거가 다가오면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됩니다. 이는 선거법에 의한 것으로 기속력이 있는 사안입니다.
그런데도 투표 이틀 전에 중앙일보는 여론조사를 공표했습니다. 수치를 기록하지 않았을 뿐 "대선, 양자대결구도"라는 헤드라인을 뽑았습니다.
조선일보 역시 투표 하루 전에 여론조사를 공표했습니다. 역시 수치는 기록하지 않았지만 제목은 더욱 자극적이었습니다. '이회창-김대중 선두각축'. 오후 6시에 나온 가판신문을 읽은 국민신당 관계자들은 몹시도 분노하였으며 사람들을 규합해 바로 조선일보 사옥으로 쳐들어갔습니다.
관련기사 : 이회창-김대중 선두각축…이인제, PK 선전 (조선일보 97.12.17)
기사에 분노한 국민신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조선일보 사옥으로 쳐들어갔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 모릅니다. 신문을 받아본 다음 날이 바로 투표날인데 이런 기사가 나갔다면 이인제 후보에 대해 투표할 생각이 나겠습니까. 만일에 '이인제-김대중 선두각축'이라는 기사가 나갔다면 이회창 캠프의 반응이 어땠을까요.
(출처: 조선일보)
국민신당의 시위에 대한 조선일보의 사설이 압권입니다. 분노가 그대로 서려 있습니다. '우리가 그 동안에 얼마나 도와줬는데... 이 따위로 나오는가'는 식의 큰 형님으로의 진노가 그대로 녹아 납니다.
관련사설 :국민신당 무슨 집단인가?(조선사설1997.12.17)
정말 중요한 대목은 이제 나옵니다. 다 아는 내용이지만 국민신당 관계자들이 데모를 벌이고 있던 그 순간 조선일보 한 고위 관계자가 술에 만취한 상태로 이들에게 욕설을 퍼붓습니다. 바로 김대중 당시 주필이었는데요. 혀 꼬부라진 소리로 "너희랑 국민회의(김대중 후보)는 내일 모레면 끝이야. 없어질 정당이야"라고 버럭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분노의 시위를 벌이던 국민신당 사람들조차 이 이상하고 있을 수 없는 김대중 주필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을 따름이었답니다. 그 말을 남기고 김대중 주필은 사라졌습니다.
"동아폐간"발언... 그리고 언론의 발언
작년 8월 한겨레, 경향신문, 대한매일, SBS, YTN 소속 다섯 명의 기자와 함께 '비보도'를 전제로 한 식사자리에서 "메이저언론 국유화" 발언이 나왔는가가 조선, 동아일보에서는 마치 엄청난 사안이나 되는 것처럼 사태를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조선, 동아일보의 보도태도가 불순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애초 노무현의 언론관을 문제삼을 때 "메이저언론 국유화"라는 발언을 대문짝만하게 보도했습니다. 이는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들께서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언론국유화 발언이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하에 또 다시 가정법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관련사설 :'노무현 언론발언'사실여부 밝혀야(조선사설 02.4.5)
그런데 사실이 확인되면서 '언론국유화'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대대적으로 "동아폐간 발언은 사실"이라고 방향을 선회하며 공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위 사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국유화문제가 사실이라면... 보통 중차대한 문제가 아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가 불순하다는 겁니다. 마치 애초부터 적으로 규정한 상태에서 A가 아니면 B를 공격하는 듯 하는 방식이 꼭 '하이에나'가 집단으로 공격하는 모양새를 띤다는 겁니다. 언론국유화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났습니다. 치졸하다는 겁니다. 언제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는 이런 식의 집요하리만큼 대단한 검증절차를 거쳤나요.
그런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바로 보도한 지 하루만에요. 무슨 사과의 기사가 있었나요. 그냥 어물쩍 늘어나면서 "동아폐간은..."하지 않습니까. 당시 논란이 일고 있는 자리에 참석했던 한겨레 기자가 이름을 걸고 보도한 기사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때 언론계 안팎에서 화제가 됐던 동아일보 사주의 고려대 앞 사건도 화제에 올랐다. 기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사주)가 퇴진해야 한다""는 얘기와 함께 "폐간"이란 표현도 했으나, 참석 기자 가운데 한 사람이 "진담이냐"고 묻자 농담으로 웃어넘겼다. 그러나 이날 모임에서 이인제 후보의 김윤수 특보가 주장한 것처럼 '메이저 신문 국유화' 얘기는 없었다- 한겨레 임석규 기자"
당시는 폭탄주가 몇 순 돈 자리였습니다. 비보도를 전제로 한 사석이었습니다. 규정을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동석했던 기자가 '농담'으로 이해했으며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도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공적으로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런데 조선, 동아일보는 절대 용납할 수가 없답니다.
저는 이것도 불순하다는 겁니다. 이회창 후보가 총재로 있을 때 비판적인 보도를 한 중앙지 기자에게 '창자의 씨를 뽑아놓겠다'는 끔찍한 발언을 한 것으로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는 너무나 중차대한 발언이었으며 언론자유에 대한 근본적인 테러요 폭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보도했었나요.
어떻게 이회창 발언과 노무현 발언.. 둘 다 술자리였고 비보도를 전제로 한 사적인 자리였는데 이렇게 차이가 날 수가 있는지 허탈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식으로 노골적인 정치성을 드러내도 되는 것인지 분노는 안타까움을 넘어섭니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있는 소위 KS 마크의 사람들은 "내일 모레면 끝장이야"라는 발언과 "창자의 씨...." 발언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비판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나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비슷한 자리에서 그것보다 과격하지 않은 발언을 하면 결코 안 된답니다.
노무현에 대한 조선, 동아일보의 공격이 못 마땅한 다른 이유를 들라면 바로 이것입니다. "(설령 동아폐간 발언을 했다손 치더라도) 동석했던 사람들이 농담으로 이해한 말을 가지고 그렇게 공격하면 안 된다. 공격은 형평에 맞게 해야 한다. 그래야 공정하다. 형평에 맞지 않는 비겁한 짓은 고만해라"
지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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