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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자유게시판 |
| 글 제목 |
고시생의 여섯가지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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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양세영 (soosia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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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4-07 06:02:54 from 210.221 조회수 284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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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것 세가지가 있다.
하나는 춤추기
하나는 쇼핑하기.
하나는 정치인. ㅡㅡ;
솔직히 부시할배나 고이즈미아자씨는
맘에 무척 안들지만
속으로는 은근히 부러웠었다.
우리나라에도 저런 정치인 하나 있으면 재미있을텐데 쩝.
암튼 울나라 정치인들은 열에 아홉은 야심가이고
열에 열은 서울대 나온 제도권 엘리트들이고
열에 열하나는 속물들이다.라고 생각했었다.
글고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들중 열에 백은
수다쟁이에 치마바람 아줌마부대들이거나
정치에 쩔은 할배들이거나
정치인들의 8촌이내 방계혈족일거라고 생각했었다.
2.
KBS일요스페셜에 네덜란드가 나왔더랬다.
난 지구상에 저런나라가 있다는 사실에 '진짜'놀랬다.
매춘'업'을 하는 여성은 국가로 부터 연금을 받고 세금도 내고
육아 출산 수당은 물론이고 일을 안하게 되면 실업수당도 받는다.
저소득층은 80% 이상의 의료비 교육비 병원비를 지원받고
이른바 고소득층들은 소득의 56%를 기꺼이(물론 똥씹은 표정으로)세금으로
낸다.
그나라 역사상 최고의 정치부패 스캔들은
암스테르담 시장이 판공비 400만원을 유용해 해임된 사건이었다.
정치인들은 5년에 한번 있는 총리 임명식날 전철이나 자전거를 타고
국회의사당으로 향하고 국민들은 그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준다.
세계 국가경쟁력 8위 국민소득 3만4천 달러. 네덜란드였다. 선진국이다.
(축구도 졸라 잘한다ㅡㅡ;)
말년에 일본에서 살려던 계획을 네덜란드로 당장 바꿨다.
3.
스터디 멤버중에
정외과 98학번이 하나 있다.
노트북과 엠피쓰리를 들고다니고
매직스트레이트를 한 머리에
손에는 묵주반지를 끼고
다소 강한 자기확신과
과하다 싶은 자신감을 개성으로 갖고 있는 사람이다.
엊그제였던가 그 형이
"분열된 교회의 재산은 총유로 한다"
그 판례를 이야기 하다가
이회창만 이걸 합유라고 판시했다고 말하면서
그사람이 진짜 똑똑한 사람이라고
집안도 열라 빵빵한 명문가고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야 된다고 말했다.
난 대학생은 다 진보적인줄 알았다.
진보적이고 아니고는 떠나서 최소한 이회창은 다 싫어하는 줄 알았다.
우리사회의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이란 것이 있긴 있구나 싶었다.
4.
나는 요즘 그사람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앉으나 서나 그사람 생각으로 가득하다.
집에 있으면 하루종일 그사람의 이야기나 글들을 찾아 다니며 읽곤 한다.
서태지 이후 오랫만에 빠돌이 모드 돌입인 셈인데
그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좀 각잡고 냉정하게 생각을 해봤다.
서태지만큼 뛰어난 애들은 널리고 널렸지만
그래도 유독 사람들이 또 내가 서태지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넘이 한국같은 초절정3류딴따라 판에서 나온 보석이라는 점이 가장크다.
그사람의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은 다른 문제로 하더라도
그의 삶 자체가 한국같은 속물적졸라엘리트주의에다가
망국적씨바지역주의가 사이좋게 결합한 진짜 희망없는 정치판에서는
여태 찾아볼수 없었던 것이라는 게 가장 크다.
모든 사람들이 더 높은 자리 혹은 더 많은 연봉을 향해 쉴틈없이 달리는
줄만 알았는데 저렇게 살아온 사람도 있구나...하는거.
젊지만 아직 어려서 소신대로 자기 꿈대로 살아가려는 결심이
자신없고 부담스러울때가 더 많은 나는 그래서 그사람이
그저 고맙다. 그야말로 어떤 삶의 모델, 혹은 희망이니까.
5.
고인이지만, 얼굴은 사진한장 밖에 본적이 없지만
당신이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있었다.
조영래 변호사다.
그사람처럼 되고파서 법대에 왔다.
처음엔 그거 하나로 충분했다.
내 삶이 김&장보다는 조영래이기를 원했다.
물론 현실따위는 꿈꾸는 인간을 이길수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가랑비처럼 젖어드는 어떤 손익계산들과 인생의 전략들이
머리속에 가득해 당최 공부가 안될때마다
늙은 사제가 예수를 그리워 하듯
나는 그가 살아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렇기에 신앙은 언제나 고백해야 하나보다.
고백하고 서원하고 꿈꾸고 또 꿈꾸고.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위하여.
6.
그사람이 이겼으면 좋겠다.
속물들이 거들먹거리며 지들끼리 다 해쳐먹는
그 진탕속에서 그사람이 뭔가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
수많은 진보지식인들이 DJ에게 보냈던 비판적지지가
곧 지루한 실망으로 바뀌었고
오늘의 노풍도 그에 다름아니다 하더라도.
설마 그렇다 하더라도
그사람의 정책이 사실 개혁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그는 그 삶만으로도 충분히 빛난다.
솔직히 정말 솔직히
우리가 사랑하는건 굳센 의지의 강철좌파가 아니라
인간을 사랑할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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