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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이이제-노무현 12년....]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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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무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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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4-07 04:25:48 from 212.198 조회수 71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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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 기사가 "음모론 실체.."과 함께 주간 조선에 실려있네요.
노무현과 이인제의 관계에 대해서 쓴 글인데, 그렇게 조선스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초점] 이인제-노무현 ‘12년 앙숙’의 진검 승부
3당 합당으로 거취 갈리며 ‘뿌리깊은 갈등’시작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이인제(李仁濟) 후보가 최후의 혈전(血戰)을 벌이는 예정된 코스로 접어들었다. 경선이 시작될 무렵엔 노 후보가 선두주자 이 후보를 상대로 “이 당 저 당 돌아다닌 사람” “한나라당 후보가 제 격” 등 ‘정체성(正體性) 시비’를 벌이며 거칠게 몰아붙였다.
그러나 ‘노무현 바람’이 불며 전세(戰勢)가 역전(逆轉)되자 이번엔 이 후보가 노 후보를 ‘광기(狂氣)의 지도자’ ‘파괴적 개혁주의자’라고 부르며 무차별 공세를 펼치고 있다. 두 사람간의 난타전(亂打戰)은 당내 경선으로선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평이다.
두 사람이 살벌하게 격돌하는 배경엔 “너한테만은…”이라는 라이벌 의식이 도사리고 있다. 두 사람이 한 링에 올라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노·이 두 사람은 10여년 이상 서로에 대해 경쟁심과 적개심을 키워온 앙숙이다. 노 후보, 이 후보는 1988년 13대 총선에서 김영삼(金泳三)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의 공천을 받아 나란히 국회에 진출했다.
출발은 노 후보 쪽이 더 순풍(順風)이었다. 김 총재의 경남고 후배인 김광일(金光一) 변호사는 부산 재야 변호사로 함께 활약하던 노 후보를 천거했고, 김 총재는 머뭇거리는 노 후보를 강권하다시피 부산 동구에 출마시켰다. 반면 이 후보는 경복고 선배인 김덕룡(金德龍) 의원 소개로 민주계에 줄을 댔지만 공천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충남 논산 출마가 어렵자 지역 연고도 없는 경기 안양갑에 도전장을 내 ‘의외의’ 승리를 거뒀다.
88년 11월 TV 생중계로 열린 5공비리 청문회(聽聞會)에서 초선(初選)인 노무현 의원은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회장과 장세동(張世東) 전 안기부장을 궁지로 몰아넣어 일약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 김 총재는 그런 노 의원을 무척이나 아꼈다. 상도동 자택으로 노 의원을 자주 불러 독대(獨對)를 하며 ‘용돈’을 건넬 정도였다. 이어 열린 광주청문회에선 이인제 의원이 투입됐다. 이 의원 역시 논리적이고 당찬 신문으로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노 의원에게 쏟아진 스포트 라이트에는 못미치는 편이었다.
● 노동위 4인방으로 함께 활약
두 사람은 또 80년대 말 노사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회 노동위에서 나란히 활약을 했다. 두 사람과 더불어 이해찬(李海瓚), 이상수(李相洙) 의원이 ‘노동위 4인방’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노 의원은 노동문제와 관련된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자 의원직 사퇴서를 내는 등 ‘소신(所信) 독자 노선’을 걷곤 했다. 그럴 때마다 김 총재는 사람을 보내 노 의원을 다독거렸는데, 그 역을 단골로 맡은 사람 중 하나가 이인제 의원이었다.
두 사람의 정치적 행로는 90년 1월 김 총재가 당시 노태우(盧泰愚) 대통령, 김종필(金鍾泌) 공화당 총재와 3당 합당을 하면서부터 엇갈리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3당 합당을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따라 나선 반면 노 의원은 “반(反)민주적 야합”이라며 거부했다.
이후 이 후보는 한 계단씩 높은 목표에 도전하며 자신의 ‘정치적 체급(體級)’을 성큼성큼 불려 나갔다. 그 사이 노 후보는 지역 감정의 높은 벽에 몸을 부딪히며 좌절(挫折)을 거듭했다.
92년 총선에서 이 후보는 거대 여당인 민자당 공천을 받아 경기 안양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노 후보는 DJ 민주당 간판으로 부산 동구에서 민자당 허삼수(許三守) 후보에게 참패했다.
92년 대선에서 김영삼 신한국당 후보가 당선된 후 93년 초대 내각에서 이 후보는 노동부 장관에 임명됐다. 최연소 장관이었다.
95년 6월 지방선거에서 두 사람은 새로운 장애물에 도전했다. 노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이 후보는 신한국당 후보로 경기도 지사 선거에 각각 출마한 것이다. 선거 초반 노 후보는 우세를 지켰다. 그러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대중(金大中) 아태재단 이사장이 서울에서 조순(趙淳)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부산엔 역풍이 불었다. 낙선이었다.
민주계인 이 후보에겐 당내 민정계라는 장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민정계는 두터운 대의원층을 배경으로 정당 사상 초유의 경선을 요구했고, 이 후보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 후보는 어려운 싸움 끝에 경선에서 승리했고, 그 기세를 몰아 본선에선 낙승(樂勝)했다.
그 해 10월 김영삼 대통령은 일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97년 대선에서 깜짝 놀랄 젊은 후보가 등장할 것”이라는 ‘깜짝 놀랄’ 말을 했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를 ‘깜짝 놀랄 젊은 후보’로 지목했다. 당시 46세였던 이 후보의 이름이 ‘차세대 주자’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자 김대중 이사장은 국민회의라는 신당을 창당, 자파(自派) 세력만으로 딴 살림을 차렸다. 노 후보는 DJ와도 결별했다. 96년 총선에서 ‘꼬마 민주당’ 후보로 종로에 출마, 3등을 했다. 세 번째 낙선이었다.
97년 대선 시즌을 이 후보는 여권(與圈), 노 후보는 야권(野圈)에서 맞았다. 이 후보는 신한국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 들었다. 여당 중진들 틈바구니 속에서 초반 최하위권이었던 이 후보는 수직 상승을 거듭, 마침내 7월 전당대회에서 이회창 대표에 이어 2위를 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회창 후보가 아들들의 병역 기피 의혹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자 이인제 후보는 신한국당을 탈당, 독자 출마에 나섰다.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야권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서 노 후보의 활동 공간은 극히 제한돼 있었다. 대선 구도가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3강(强)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황에서 노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반(反) 이인제’에 쏟아 부었다. 노 후보는 주변 사람들에게 “3당 합당 때 명분을 버리고 YS를 따라간 이인제가 국민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곤 했다.
노 후보가 소속된 ‘통추(統推)’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통추는 DJ의 국민회의 창당에 반대했던 세력인 만큼 ‘이인제 후보를 밀어야 한다’는 흐름이 상당했다. 이때 가장 반발한 사람이 노 후보였다. 노 후보는 “이인제는 김대중 총재만큼 연륜이 쌓이면 10배 이상 거짓말을 할 사람” “이인제가 대선에 출마하면 나도 출마해 진정한 세대 교체의 적자(嫡子)를 가리겠다” 등 이 후보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 경선 결과 승복에 의구심
97년 대선에서 이 후보, 노 후보는 서로 다른 방법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 노 후보는 김원기(金元基) 의원 등 일부 통추 멤버들과 국민회의에 합류,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DJ 지지를 호소했다. 독자 출마한 이 후보는 500만표를 얻어 여권표를 분산함으로써 김 대통령의 40만표 차 신승(辛勝)의 최대 공신(功臣)이 됐다.
98년 이 후보가 국민신당을 이끌고 국민회의에 입당함으로써 이 후보와 노 후보는 8년 만에 같은 당에 몸담게 됐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한 지붕’ 식구가 되기엔 너무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였다.
노 후보는 당내 초선 의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3당 합당 당시 이인제 의원은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다가와 반말로 ‘노 의원은 어떻게 생각해. 뭘 망설이나 구국의 결단인데…’라고 말하고 가버리더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 의원은 국회 노동위에서 함께 활동할 때 노동자 상담을 전혀 들어주지 않았고, 자료 봉투 하나 들고 나오지 않는 ‘불성실한’ 의원이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이 후보는 사석에서 “노 후보가 5공청문회에서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에게 명패를 집어 던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또 국회 노동위에선 공무원들에게 막말을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더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 후보를 ‘정통성도 정체성도 없는 기회주의자’, 이 후보는 노 후보를 ‘파괴적이고 불안정한 비제도권 투사’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를 ‘대통령이 돼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민주당 경선 결과 승자는 한 사람일 수밖에 없고, 패자는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그렇게 될 지에 대해 사람들은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다.
( 김창균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ck-k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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