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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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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산소그자체인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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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4-07 04:27:32 from 211.220 조회수 23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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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불안한 사람인가? 그렇다면 따져보자. 386출신 초선의원들에게 당의 보스 눈치를 살피지 말고 '튈 것'을 요구하며 왜 노무현에게는 '돌출행동'이라고 욕을 하는가? 언론개혁에는 동의하면서 왜 거대 언론권력에 맞서 소신을 피력하는 정치인은 음모론으로 몰아붙이는가? 지역감정이 망국병임을 인정하면서 지역감정을 끝장내자고 온몸으로 실철하는 정치인은 선거에서 떨어뜨리는가? 한국인들의 정말 원하는 리더십은 시늉만 내는 '처세술' 인가? 리더십은 결코 테크닉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방식이다.
평소 언론은 무게와 권위를 자랑하는 이른 바 '보스 정치'에 온갖 독설을 퍼붓다가 정치인 개개인을 평가할 때엔 무게와 권위를 따진다. 교육문제의 심각성을 떠들면서 '학력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 앞에선 침묵한다....
예컨대, 노무현을 평가하는 기사에 노무현에게 비전이 없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노무현에 대한 언론보도가 노무현의 비전에 초점을 맞춰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비전이란 게 저절로 소문나나? 언론이 자꾸 보도와 논편의 대상으로 삼아줘야 그게 널리 알려질 수 있는 게 아니냐 이 말이다. 노무현도 그런 문제에 대해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는 [여보, 나 좀 도와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청문회 이후 신문 잡지 할 것 없이 인터뷰 요청이 그야말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들어왔다. ... 정치인으로서는 매우 행복한 일이었다. 그러나 잡지에 실린 내용의 대부분은 불만스러웠다. ... 모두가 나의 이야기를 입지전적 성공담으로만 다루고 있었다.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실현하고 싶어하는 것인지에 대하여는 번번이 외면해 버렸다. ...불우한 사람들이 있다록 한 우리 사회의 구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그 불우함에서 탈출한 이야기만을 다룬다는게 나로선 영 마땅치가 못했다. 인터뷰 때마다 기자들에게 그걸 강조했지만 기사에선 번번이 잘려 나가 버렸다.
그렇다. 그게 바로 신문, 잡지들의 속성이다. 언론매체들은 노무현에게서 처음엔 '입지전적 성공담'이라는 뉴스 가치에 주목했지만 이젠 '튀는' 모습에만 주목하고 있다. 물론 언론매체로부터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대부분이라 그거나마 오늘의 노무현이 있게 만드는 데에 큰 기여를 한 건 사실이지만 노무현이 더 크는 데엔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노무현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월간중앙] 2001년 3월호에 게재된 노무현 인터뷰 기사는 노무현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노 장관이 한국 사회의 과제인 동서통합을 위해 노력해 온 정치인이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메인스트림이랄까, 주류 세력은 노 장관을 검증 안 된 인물, 받아들이기에는 거리감이 있는 인물로 인식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저는 정치인 노무현의 성공여부는 아직 비토 세력으로 남아 있는 그들에게 신뢴감을 주고 안정감을 주고 국가를 맡겨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실 저도 그런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제가 스스로 그럴 듯하게 꾸며도 제가 변방에서 올라온 사람이라는 점은 숨길 수 없잖아요? 오히려 저는 그들에게 메인스트림이 바뀐다. 메인스트림에도 변화가 온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국사회가 영원히 'KS'(경기고-서울대)가 지배하는 시대는 아니다 이것이죠, 권위주의 시대의 리더쉽 패턴이 영원히 관철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툭 터놓고 얘기해 봅시다. 저도 부산상고 나와 고시에 합격했고 판사는 짧게 했지만 변호사로도 성공했고.....
그 당시에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그 이후에 제가 민주화운동을 하면서도, 서울의 민주화운동의 주류가 아니었을 뿐이지 부산에서 젊은 청년들에게 신망이 대단히 높았습니다. 또 국회에 들어와서도.... 과거의 사고 틀에 잘 맞지 않는다는 점 말고 제가 국회의원으로서 잘못한 것이 뭐가 있습니까? 당에서 1993년도에 최고위원을 선거를 통해 당선됐고, 최고위원으로 지내는 동안에도 제가 나름대로 인정받았습니다. ... 제가 지금 장관이 되었습니다만, 장관으로서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지금은 자신만만합니다. 입각한지 6개월 되었지만.... 무엇이든 맡겨만 주시면 제대로 해냅니다. 순간순간 제가 이상하게 보이고 아슬아슬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1988년 청문회 스타로 뗘ㅓ오른 많은 분들 중에서 지금 정치적으로 살아남은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습니까? 저는 당당하게 대응했고 살아남았습니다. 제가 무엇이 부족합니까? 맡겨 줘 보세요. 확실하게 합니다."
해양수산부의 공무원으로서 지난 6개월여간 뵈었던 노장관의 모습은 해양수산행정에 대해 지극한 애정과 열의에 찬 각료의 모습이었지, 본분도 모르는 정치꾼의 모습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상관을 좋게 평가하는 것이 혹시 아부로 비춰지지나 않을까 하여 한참을 망설였으나, 장관 노무현에 대해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리고 해양수산부가 다른 어느 부처 못지않게 착실히 미래를 준비해 가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아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몇자 적고자 합니다.
노장관을 만나본 직원이라면 그가 얼마나 소탈하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사람인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과중한 업무로 고생이 많은 부서 직원들과 는 바쁜 와중이라도 짬을 내어 격의없이 술잔을 주고 받습니다. 이런 술자리에서는 과장보다 과원들이 더 진솔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합니다. 출근시 수위가 나와서 인사하는 관행도 없어졌습니다. 직원들과 복도에서 부닥치면 노장관이 먼저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는 것도 부하로서 느끼기에 싫지않은 버릇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장관이 업무보고를 받을 때 직접 실국을 돌아다니며 받아서 화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만, 보고나 회의가 장관의 지시를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최선의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도록 가급적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이 때문에 오히려 결재나 보고가 만만찮은 일이 된 지도 모르겠습니다. 5분이면 충분하다고 들어간 결재가 30분을 훌쩍 넘기는 일이 예사로 있습니다. 꼼꼼히 따져보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결재는 이미 작은 토론회가 됩니다.
한편 노장관은 현안과제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하되, 일단 방향을 잡으면 과감하게 추진해 왔습니다. 수협의 경영정상화와 항만공사 설립문제 등 취임 당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던 굵직한 현안들을 이해관계자들과 만나 토론과 설득을 거듭하는 가운데 원만하게 해결지어 그의 행정능력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서너시간짜리 회의를 십여차례나 계속하고, 관계부처의 과장, 사무관과 e-mail로 직접 의견을 교환하며, 현안과 관련한 간담회와 방송출연을 서슴지 않았던 노장관을 일 안한다고 하니 부하로서 너무나도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지난 국정감사때 야당 의원들이 노장관의 지방출장내역을 제출하라고 하고, 상임위원회에서는 "지방이나 돌아다니며 정치활동 한다"고 질책했을 때, 노장관은 "내가 돌아다닌 것 중에 명분없는 것이 있다면 사례를 들어 보라"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스스로 열심히 일하고 있고, 그래서 떳떳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노장관의 답변에 다시 공박한 의원이 아무도 없었던 것만 보아도 이를 잘 입증해 준 사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노장관은 중앙부처 최초로 지식경영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더 질높은 자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서비스하며, 직원들 스스로가 개혁의 주체로서 의욕과 동기를 가지고 업무를 개선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이 시스템 도입의 목적이지요. "10년후 조직과 자신의 모습은 능력발전을 위한 현재의 투자에 달려있다. 직장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 가능한 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노장관의 일관된 지휘방침입니다.
링컨은 남북전쟁 와중에 취임사를 하면서 한마디도 승리, 적이라는 말이나 타도 등 일체의 대결적 용어를 쓰지 않았다. 화해와 용서, 사랑을 주로 얘기했다. 남북의 어느 쪽이 옳다는 직설적 주장도 하지 않았다. 북은 선이고 남은 악이라는 표현도 없었다. 연설문에서 남북과 북이 같은 성경을 가지고 같은 하나님에게 상대방을 응징해달라고 기도하는데 하나님은 어느 쪽도 들어줄 수가 없다'는 표현이 눈에 띈다. "
노무현은 평소에도 링컨을 좋아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나는 처음엔 ' 좀 진부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링컨을 존경한다는 사람들이 국내에도 워낙 많으므로 뭐 뻔한 것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노무현은 링컨에게서 무얼 얻고자 했던 것일까?
나는 그건 모르겠다. 나의 경우 링컨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건 공사 구분에 따른 '두 얼굴'이다. 공적으론 못된 수구 신문들에 대해 추상과 같은 비판을 퍼붓는 정의감이 있는 반면 사적으론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관대한 인격. 미국의 리더십 전문가인 윌리엄 라이딩스 2세와 스튜어트 매기버는 그들의 저서 [위대한 대통령 끔직한 대통령]에서 링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링컨은 또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연민의 정을 소유한 사람이었다. ... 객관적으로나 사실에 있어서나 링컨이 위대한 사람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는 친절과 애정과 연민의 정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승리에 대한 관대함의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이러한 장점이 남북 전쟁 이후 국가를 치유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덕묵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소위 지존의 대통령직에 오른 다른 많은 사람들은 한 나라를 이끌어 가는 데 필요한 비범한 자질은 관두고라도, 대개는 이 같은 기본적인 마음의 덕양이 부족했던 것이다. "
우리의 사고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나 해야겠다. 보수냐 진보냐 지역주의냐 하는데 가장 중요한 틀이 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정치는 믿을 수 없다.' '정치인은 거짓말쟁이다' 이런 것이다. 이런 불신을 신뢰로 바꾸는 것이 한편으론 추상적이긴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거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지도자, 사심이 없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정치인의 도덕성이라는 것은 정직성과 공정성이다. 거짓말을 하지 말 것, 공정할 것, 자기 욕심 때문에 공적 이익을 희생시키지 말 것 - 공정무사. 그 다음엔 성실할 것. 자리만 쫓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맡은 바 책무를 성실하게 하는 모습, 이것이 정치인의 자질에 또 중요한 거다. 이것은 진보냐 보수냐 하는 것 이전의 것이다. 역량이 있고 없음, 역량이 높고 낮음, 진보와 보수 이전의 것이고 이것이 갖추어져야 할 기본이다. 지금은 보수, 진보로 나누어 싸우는 일도 없다.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전선이 무엇인지 아는가? 정치권 대 비정치권의 전선이 가장 심각한 전선이다. 타락한 자들의 정치 속에서 무슨 지도력이 나오고 창의가 나오고 비전이 나오겠는가. 평범한 시민들하고 포장마차에서 얘기하다 보면 이렇다. 'DJ 왜 안 되나.' '그 사람은 거짓말쟁이다.' - 그뿐이다.
'JP 왜 안 되나.' '순 사기꾼 아닌가.' - 그뿐이다. 그 한마디로 매도되고 끝난다. 3김 정치란 그런거다. 너무 단순해 안 믿으려고 하는데, 말하자면 70,80,90년대 우리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정신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전선이 여기에 있는거다. 그때는 진보냐 보수냐 아니면 혁명이냐, NL이니 CA니 PD니 하는 많은 노선들이 있어 왔는데 그것 이전에 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거이다. 지금 다른 노선은 사람들 마음속에 없다. 민주노총도 의식화되고 조직화된 노동자들에게만 계급전선이 있고 나머지는 지역주의 전선에 서 있다고 본다. 영남의 노동자와 호남의 노동자가 전혀 다르지 않는가. 그 지역주의 전선위에 정치 대 비정치의 전선이 있는거다. 이걸 하나하나 깨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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