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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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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산소가튼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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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4-07 04:23:23 from 211.220 조회수 18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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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우리모두 커뮤니티 '좌파란 무엇인가'방에서 퍼온 대화입니다.
'조그만 실천'이 방장...
진중권이 말하는 진중권의 정치적 입장(조갑제 홈에서)
Re..예, 근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개인적 성향은 녹색당 쪽에 가깝습니다. 다만 한국과 같은 상황에선 녹색당은 커녕, 사민당 정도의 진보성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지요. 게다가 가장 시급한 개혁이 이 천민자본주의에 인간의 얼굴을 부여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우리 현실에서 녹색당적 성향은 아직 사치스럽지요. 그래서 그냥 사민주의적 좌파의 견지에서 발언하는 것이지요.
김일성이 공산주의자가 된 것은 좀 그래요. 원래는 전투적 민족주의자였는데, 그때 미국이 워낙 민족해방운동을 적대시하다 보니 그냥 소련, 중국에 붙어 공산주의자가 된 것 같아요. 옛날에 운동을 할 때 우리들은 이들을 '좌파'로 인정을 안 했습니다. 무슨 좌파가 '통일'을 얘기하고, '애국'을 얘기하고, '국가 주권'을 얘기합니까? 그런 건 원래 우익적 구호거든요.
옛날 강철 김영환이 주도하던 주사파 애들이랑 부딛힌 적이 있지요. 당시 우리가 가졌던 (경직된) 좌파적 시각에서 보면 현대의 정주영은 독점자본가였지요. 한 마디로 노동운동 탄압하는 나쁜 놈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때 이 분, 제임스 리인가 뭔가 하는 깡패들 사서 노조원들 칼로 찌르는 테러짓 까지 했었지요.) 근데 애들은 정주영이 경협차 방북했다고 그를 "양심적 기업인", "민족자본가"라 부르더군요. 내 참 기가 막혀서...
사실 주사파 애들, 빨갱이라 부르기 참 뭐 합니다. 지금이야 주사파가 없지만, 과거에 여기에 있던 분들, 아직도 좀 그런 성향이 남아있습니다. 즉 좌파라면 사회의 빈부격차를 줄이는 데에 집중해야 하는데, 매일 그 놈의 "통일", "통일", "통일", 게다가 범민족대회.... 맨 이런 것만 좋아해요. 원래 이런 건 우익이 해야 하는 겁니다. 워낙 대한민국 우익이 친일파 출신이다 보니까 진짜 민족주의자들이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밀려서 좌익 취급을 받는 거죠. (이게 얼마나 우스운지는 김대중 대통령도 한때는 (아니, 지금도) 빨갱이 취급을 받지 않습니까.)
불행했던 시대였지요. 이번에 문제가 된 "애국투사"라는 표현 봅시다. 아마 당원들 중 과거 엔엘 중에서 주사파 계열의 사람들이 별 생각없이 집어넣은 구절 같은데, 사실 좌파에게 "애국"이란 말처럼 먼 말은 없지요. 왜냐하면 좌파는 국제주의자들이거든요. 즉 좌파가 애국투쟁을 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보편인류적 관점에서 제 민족이 타민족에게 부당한 탄압을 받을 때에 한해서이고, 또 제 민족이 타민족을 부당하게 침략할 때는 제 민족으로 버리고 침략받는 민족의 편에 서야 한다는 것. 그게 좌파의 기본신조입니다.
조갑제님의 글을 읽으면 우리가 모두 괴상한 뿔을 단 "악마"처럼 느껴지지요? 근데 알고 보면 우리는 너무나 멀쩡한 사람들이랍니다. 그리고 보세요. 저는 까놓고 "사회주의자"다라고 주장하는데, 이 빨갱이 앞에서 조갑제님이 찍소리 못하고 계시지요? 하지만 여기서는 찍소리 못하시던 조갑제님도 월간조선에서는 말만 잘하지요? 왜 그럴까요? 지면에서는 제 멋대로 일방적으로 떠들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방송사에서 몇 번이나 우리와 논쟁을 붙이려고 했었다고 하더군요. 근데 그때마다 안 하겠다고 했답디다. 아니, 뭐가 두렵습니까. 자기가 진리를 말한다면....
갑자기 이 분들 왜 이렇게 처량한 꼴이 되었을까요? 옛날에는 우리가 말만 하면 바로 집어넣을 수가 있었거든요. 아니, 말을 안 해도 맘대로 조작해서 집어넣을 수가 있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정치적 폭력이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시장의 원리에 따라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누구나 자기 얘기를 하고, 다른 견해들과 경쟁을 하는 시대가 온 것이지요. 그런데 이 분들은 그 사이에 너무 거저 먹고 사느라, 경쟁력이 떨어졌어요. 즉 제품이 구닥다리가 된 거죠. 우리는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기껏 타이프 라이터를 치고 있는 겁니다. 참 한심한 노릇이죠?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이 구닥다리 견해가 주류라는 겁니다. 제가 여기에 들어오는 이유도 대중들 앞에서 이 분들의 생각이 얼마나 구닥다리인지 보여주기 위해서지요. 사실 이 분들이 떠드는 얘기, 학계로 가져가면 아예 그건 고려의 대상도 되지 못 합니다. 이 분들의 힘은 매체를 통해 대중의 의식을 사로잡고 있다는 데에 있지요. '진리'도 대중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아무 힘이 없는 겁니다. 진리 없는 힘은 위험하고, 힘 없는 진리는 허탈하지요.
자, 이제 제가 미친 척하고 여기에 들어와서 설치는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작성자 : 조그만 실천 (nlflee@chollian.net)
Re: 좌파에 대한 약간의 오해 ^^
기영삼님 처음 인사드리는군요 ^^
쟁토방에서 님의 글 잘 읽고있습니다.
그런데 님의 글에서 좌파에 대한 약간의 오해가 있으신 것 같군요.
아, 오해를 피하기위해 미리 말씀드리면
저는 님이 우파인 것 그 자체에 대해서 문제삼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타인의 사상을 인정하지 않는 극우세력(님의 표현으로는 수구세력)이 아닌한
우파든 좌파든 그것은 각자의 신념으로서 존중되어야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단지 님이 저희 좌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약간의 편견이랄까 (표현이 과격하다면 죄송) 그런 것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에...
저의 견해는 자본주의는 자연적인 현상입니다. 인간의 소유욕이라는 것은 타고난 것입니다. 애를 키워보면 알 수 있습니다.
====> 자본주의 그 자체는 역사적 생산양식의 하나일 뿐, 탈역사적인 체제가 아닙니다.설사 인간의 소유욕이 자연적 본성이라고 인정하더라도 그와 관련되는 개념은 자본주의라는 역사적 체제가 아니라 소유형태에 있어서 사적소유와 시장경제를 인정하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되는 것이고, 소련과 동구 몰락 이후 일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좌파진영 내부에서도 사적소유 그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뭅니다. 사회민주주의야 아예 자본주의 체제 내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고 이른바 정통 좌파(사회주의자)들 역시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등을 주장하고 있지 아예 인간의 소유욕 자체를 부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종합하면 저는 자본주의,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와 인도주의 등을 믿습니다. 즉 우파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와 인도주의야 저희 좌파도 당연히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구요.(세계사적으로는 좌파가 오히려 파시즘이나 독재에 대항하여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기 위한 투쟁을 더 치열하게 벌였지요)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좌파의 상당수(사회민주주의자)는 그것조차 인정하면서 단지 그 폐해를 적극 억제하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즉 좌우파의 구별은 님이 말씀하신 것을 믿느냐 안 믿느냐가 아니라 효율과 시스템, 기존의 질서(꼭 나쁜 의미가 아니라 전통이나 가족,민족집단등을 말하는 것입니다)을 중시하느냐 아니면 분배정의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옹호,기존질서에 편입되지 못한 소수자나 개인에 대한 관심(이런 의미에서 기존질서에 비판적이지요)등을 중시하느냐의 문제가 핵심입니다.
덧 붙이자면 저는 민족주의자로고 해야 되겠네요. 민족은 우리의 어머니 품과 같은 것입니다. 주위에 가족이 있고, 친척이 있고, 문중이 있고, 고향이 있고 더 범위가 커지면 같은 한국말을 쓰는 민족이 있습니다. 좋던 싫던 우리가 민족을 버리게 되면 어머니 품을 버린 것과 같으며 차디찬 이성과 논리와 과학으로만 살아야 될 것입니다.
===>님이 우파인 것은 확실한데(장준하선생같은 개혁적 민족주의 성향이신 것 같습니다) 좌파라고 해서 차디찬 이성과 논리와 과학만으로 사는 것은 아닙니다.^^ 좌파는 오히려 기존의 가족이나 친척,민족을 뛰어넘어 낯모르는 타인(보편적 인간)에 대한 사회적 연대를 믿는 사람들입니다. 예를 들어 실업자나 노인문제등을 각 가정이나 주위친척들의 선의나 효성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체가 공동으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좌파의 특징이지요.
좌파가 사회과학적인 세계주의를 믿는 것이라면 저는 절대 좌파가 될 수 없습니다. 인간을 단순히 물질적 형태의 분석가능한 동물로 보는 것 같은 기본 전제부터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인간의 기본적인 양심과 사랑의 힘을 믿습니다.
===>좌파의 '국제주의'라고 하는 것은 민족을 뛰어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를 뜻하는 개념입니다. 서구의 경우 좌우파가 가장 뚜렷하게 갈라지는 부분 중 하나가 외국인노동자나 이민에 대한 태도입니다. 설사 우리민족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회적 약자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 좌파의 기본태도이지요. 좌파는 민족 그 자체보다는 고통받는 인간이 일차적인 관심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인이라도 우리나라에 와서 부당하게 고통받고 있다면 도와야 한다는 것이지요. 즉,좌파라고 해서 인간의 양심이나 사랑의 힘을 믿지 않는게 아닙니다.
아마 유물론에 대해 약간 오해하신 것 같은데요, 유물론이란 인간이 물질만 따지는 존재라는 식으로 파악하는 이론이 아닙니다. 현실적인 인간의 고통과 그 극복노력에서 가장 일차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물질적 조건이라는 것이고, 진정한 인간정신의 고양을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에게는 말의 사치일 뿐인 '정신적 여유'나 '사랑의 힘'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조건의 사회구조적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규항님의 표현을 빌자면 '사회주의는 인간영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일 뿐이죠.
사실 진짜 물질만을 따지는 사람들은 좌파가 아니라 자본주의 내에서의 기득권자들입니다. 자본주의란 기본적으로 인간의 물질적 욕망을 극대화시키는 체제입니다. 그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의 승자들이야말로 오직 물질만이 가치의 판단기준인 배금주의자들인 것이지요.
우리의 현대사는 민족의 고통과 비극의 역사입니다. 한민족이라는 기본적인 존재를 일제에 의해 철저히 부정당했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으며 분단되었습니다. 이런 민족의 고통과 비극을 차디찬 논리로 눈물 한방울 없이 분석하고 검증하는 것이 좌파라면 저는 더더욱 좌파가 될 수 없습니다.
===>좌파가 민족의 고통과 비극에 무관심하다는 말은 전혀 오해입니다. 이미 말했듯이 좌파의 '국제주의'란 우리 민족 그 자체가 아니라 보편적 인간의 관점에서 타민족이라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옹호를 기본가치로 한다는 뜻이고 따라서 우리민족의 이익을 위해 다른나라의 민중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에 반대한다는 것이지, 우리민족 그 자체가 타민족에 의해 억압을 받고 있는 경우라면 우리민족을 위해 적극 싸우는 것이 당연히 좌파의 기본가치에 적극 부합하는 일입니다.실제로 일제시대 민족해방을 위해 적극 싸웠던 사람들은 대부분 좌파였지요.서구에서도 자신의 출신조국에 반대하면서까지 식민지 독립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바로 좌파였습니다.(물론 이름만 좌파였을뿐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들은 진정한 좌파가 아닌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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