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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조선일보가 좋아하는 대선후보, 싫어하는 대선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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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쩌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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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4-07 12:28:02 from 211.197 조회수 194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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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보좌관에 있는 amharez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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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라는 신문이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한국의 정치현실에서 대선후보를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가 좋아하는 후보와 싫어하는 후보.
6월항쟁으로 직선제가 부활하고 처음 치러진 87년 대선에서 조선일보가 좋아하는 후보와 싫어하는 후보는 누구였을까? 물론 좋아하는 후보는 노태우였고,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후보는 싫어하는 후보였을 것이다.
92년에는 싫어하던 김영삼이 좋아하는 후보가 되었고, 싫어하는 후보는 여전히 김대중이었고 여기에 정주영이 더해져 있었다. 조선일보는 김영삼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골적으로 정주영 후보를 견제하였다. 정주영을 찍으면 김대중이 당선될 수 있을 것이란 논지를 편 유근일의 기명 칼럼은 권력을 창출하려는 조선일보 보도의 전형으로 꼽히고 있다.
97년에도 김대중은 87년 이래 싫어하는 후보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좋아하는 후보로서 이회창이 떠올랐고, 싫어하는 후보로 이인제가 새롭게 끼어 들었다. 정주영과 마찬가지로 이인제는 조선일보로서는 싫어할 수밖에 없는 후보였다. 이회창의 영남권 표심을 분열시키는 후보였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지면을 통해 이인제를 탈락시켜 김대중과 이회창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이를 다시 기사화하여 확대재생산 시키는 조선일보의 자가발전식 대선구도 보도는 이인제 진영의 상당한 분노를 가져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2002년 대선이 한 해 앞으로 다가왔다.
조선일보 입장에서 지난 세차례의 대선과 다른 점은 싫어하는 후보로 고정되어 있던 DJ가 나오지 않고, 좋아하는 후보로 이회창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선일보는 '밤의 대통령'으로서 싫어해야 할 민주당 후보를 결정하는 단계에도 영향력을 미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조선일보는 민주당 후보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는 것을 원할 것인가?
두말할 나위 없이 자기들이 좋아하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당선에 위협적이지 않고 본선경쟁력이 취약한 만만한 후보를 원할 것이다.
현재 이회창 총재의 대세론은 영남의 절대적인 지지에 기초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정몽준 의원이 있는 울산을 제외하고는 영남 전 지역구를 석권함으로써 원내 제1당의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북과 경남을 아우르는 지지는 역대 어느 영남권 후보도 이뤄내지 못한 것으로 현재 이회창 대세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세론은 영남지역 지지의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어떠한 변수가 생기면, 바로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는 취약한 지반을 가지고 있다.
지난 92년과 97년 대선에서 조선일보가 여권 성향의 제3후보를 철저히 견제한 것도 바로 유동적인 영남지역 표심 때문이었다. 조선일보는 92년 부산지역에 기반을 둔 YS가 여권의 후보가 되자 TK지역의 표심 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정주영을 철저하게 견제하였던 것이다.
97년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이회창 후보의 대립구도가 형성되면서 부산 지역의 표심이 이인제로 몰려갔다. 이것은 조선일보와 이회창 진영에게는 엄청난 경계경보의 발동이었다. 그래서 무리수를 써가며 이인제를 견제하였고, 이로 인해 이인제 진영이 조선일보사에 들어가 항의하는 사태까지 불러일으킨 것이다.
조선일보는 영남지역의 절대적인 지지를 깨뜨리는 어떠한 구도도 허용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영남출신도 아닌 이회창에게 어떠한 변수로 인해 현재의 영남의 지지구도가 흔들리는 되면 이회창 대세론은 일거에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오늘자 조선일보는 "여 이인제 후보 굳히기 시작됐나"라는 커다란 제목 아래 이인제 대세론을 새롭게 퍼뜨리기 시작했다. 즉 기왕에 퍼진 이회창 대세론에, 여당 후보로서 이인제 대세론을 들고 나옴으로써 조선일보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인제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는 순간에 현재의 이회창 대세론을 밀어 붙여, 영남권의 절대적 지지를 통해 대선에서 손쉽게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따라서 민주당 대선후보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이인제는 조선일보가 아주 좋아하는 후보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일보가 절대 싫어하는 후보는?
두말할 것 없이 노무현이다.
이른바 '발언파문'의 형태로 발언을 왜곡하거나 과장하여 이미지 흠집내기를 시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노무현이 조선일보에 크게 실리는 경우는 없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올 초에 이루어진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였을 것이다. 당시 민주당에서 이회창, 이인제에 이어 3위의 지지율을 보인 노무현을 빼놓고, 이인제와 4위 이하의 대선주자들을 놓고 이회창과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한 것은 조선일보가 노무현을 얼마나 싫어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현재 조선일보가 주장하고 있는 DJ의 이인제 지원설은 정말로 실체가 없는 추측성 보도이다. 신문의 행간을 읽어보아도 동교동계 구파가 이인제를 지원한다는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최근에 찍은 사진도 아닌, 작년에 총선 직전에 찍은 DJ와 이인제의 사진까지 DB에서 찾아 실어 놓을 정도로 무리하게 이인제 대세론의 확산을 꾀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인제를 현실적 가능성이 있는 대선 후보군 가운데 이회창의 영남권 표심을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인제 대세론과 이회창 대세론.
대선후보를 뽑는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조선일보는 이인제 대세론을, 그 이후에는 이회창 대세론을 통해 여론몰이를 해 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선일보 전략의 중심에는 영남권 표심이 있다.
조선일보는 영남권 표심이 흔들리는 순간에 또다시 97년과 같은 실패를 맛볼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조선일보는 이인제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의 대표 기용은 두말할 것 없이 DJ의 친정 강화이다. 임기 후반 레임덕을 방지하고 차기 경선 국면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아직 DJ의 마음은 결정되어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DJ는 여러 가능성을 두고 마지막까지 저울질을 할 것이다. 이인제 대세론을 노골적으로 주장하는 기사가 조선일보에 실린 오늘, 부산일보에는 '중산층과 서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차기 대선후보의 조건으로 꼽은 대통령의 인터뷰 기사 실렸다.
조선일보가 주제넘게 DJ의 속마음까지 넘겨짚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 오버센스다. 물론 조선일보는 이러한 오버센스를 통해 이인제 대세론이라는 그들이 의도한 열매를 따먹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조선일보의 관점에서 적당히 비켜서서 대선의 관전 포인트를 바라보자.
조선일보가 이회창의 당선을 위해 가장 적당한 후보로 판단하는 정치인은 민주당에 있어서는 가장 피해야 할 악수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일보가 좋아하는 후보는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경쟁력이 없는 후보라는 것을 강하게 시사하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조선일보가 좋아하는 이인제 대세론의 근간적 지지도는 호남지역의 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노무현이 이인제보다 열세를 보이는 곳이 호남이다. 수도권에서는 이인제를 3-5%차이로 따돌리고 있으나, 호남에서 25% 이상의 차이를 보여 전체 지지율의 열세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것은 민주당 후보로 본선에 진출할 때 이인제는 더 이상 늘어날 표가 없다는 것이고, 노무현은 부산경남지역을 제외하더라도 호남이라는 기본적인 +알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대선후보는 당선가능성만을 따진다면 누가 되어야 할 것인가?
만약에 노무현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이 되면 이회창 대세론에 근간을 이루고 있는 영남지역의 표심, 그 중에서도 부산경남지역의 표심을 흔들게 될 것이다. 여기에 노무현이 그동안 출마해서 얻은 40%에 가까운 지지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만 해도 이회창 대세론은 일거에 노무현 대세론으로 전환되는 시나리오가 나타나게 된다.
조선일보는 언론기관이 아니고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특권기관이었다. 이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전략은 대선구도를 통해서 명백히 드러난다.
조선일보가 이인제 대세론을 확산시킨다는 것은 그만큼 이회창의 대통령 당선에 이인제가 적당하다는 것을 확실히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조선일보는 절대로 이인제 대세론을 광고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대선국면에서 철저하게 구 여권 편들기를 시도했던 신문사가 바로 조선일보다.
이들의 의도를 바라볼 줄 안다면, 이회창의 재집권을 막는 가장 현명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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