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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리포트] '넘지 말아야 할 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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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07 12:18:33 from 61.75.1 조회수 66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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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주] 4일 새벽 '하니리포터 대선경선 특별취재단'에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노무현 후보 였다.노 후보는 "늦게 전화해서 미안하다.그런데 질문 중의 하나가 무슨 뜻인지 몰라서 전화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노무현 후보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색깔론' 등에 대해 (e-mail을 통해)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늦은 시간까지 성실하게 답변해 준 노 후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다음은 e-mail 인터뷰 내용이다.
1.이인제 후보가 노무현 후보의 언론관에 대해 '언론과의 전쟁을 하겠다는 발상을 가진 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민주주의가 어떻게 되겠나?'라고 비난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무현 후보 : 저는 정치인으로서 정도를 걸어왔다고 자부합니다. 언론은 언론의 정도를 걸어야 합니다. 언론이 법위에 특권세력으로 군림하는 일은 사라져야 합니다.언론의 부당한 횡포에 침묵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며 정도를 걷는 정치인이 취할 자세가 아닙니다.
2. 이인제 후보 측에서는 아르헨티나, 영국 등의 예를 들어 노후보의 노선이 좌측에 치우쳐 있어 국가 경제를 몰락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지적을 했는데요...
=노무현 후보 : 아무리 궁해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습니다. 저의 정책의 대부분은 민주당의 정책과 일치합니다. 국민의 정부와 민주당은 IMF경제위기를 극복했습니다. 몰락의 위기에서 우리 경제를 구해냈습니다. 저는 국민의 정부의 경제 정책을 계승할 것입니다.
3. 이인제 후보는 "한국 정당학회와 중앙일보가 이념 스펙트럼을 평가해서 분류해 놓은 것 있지 않습니까? 우리 국민은 평균이 4.7이예요. 저는 4.8입니다. 노 후보는 1.5예요. 그리고 한나라당은 평균이 5.7인가 그래요. 한나라당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극우에 치우쳐 있어요. 이것은 분명히 해야 됩니다"라는 말을 했는데요.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무현 후보 : 저에 대한 전국적인 높은 지지에 대한 흠집내기에 불과합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이런 흠집내기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지지는 변함이 없습니다. 특히, 대다수의 유권자가 저를 좌파로 보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 국민들은 저의 정책이 민주당의 정책, 국민의 정부의 정책과 일치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봅니다.
4. 이인제 후보 측의 김윤수 공보특보는 '극렬 노조와 일부 운동권 등이 노무현 후보를 통해 당을 접수하려는 기도가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는데?
=노무현 후보 : 사실무근의 음해일 뿐입니다.
5.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 이어,FX에서 F15K를 선정함에 따라 한국 내 반미감정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데요.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노무현 후보 : 민주당 경선 후보라는 입장에서 지금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6. 이인제 후보가 좌편향 후보로는 대선필패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요.노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춘천, 익산 경선에서 근소한 차의 승리를 거뒀습니다. 본선에서는 훨씬 더 강화된 '색깔론'을 극복하셔야 할텐데,복안은?
=노무현 후보 : 이미 색깔론은 구시대의 유물일 뿐입니다. 지역구도가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특권수구세력은 이번 대통령선거를 보혁대결구도로 몰아가려 하겠지만 이번 대선은 기본적으로 특권수구세력 대 개혁세력이 정책대결하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7. 30대~40대 지식인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계신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노무현 후보 : 이른바 격동기를 살아온 386세대의 개혁에의 열망이 저 노무현에게서 가능성을 보고 희망을 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8. 88년 현대중공업 파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이라는 발언을 문제 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부평 대우자동차 현장에서는 계란을 맞기도 했는데...
=노무현 후보 : 저는 변호사 시절부터 또 정치를 시작한 이후에도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살아왔습니다. 이제 대통령이 되려는 지도자의 입장에서 약자에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노사화합 등 조정과 타협을 이루어내는데 노력하려고 합니다.
9. 정동영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선 사람으로서 좀 더 넓은 아량과 대범함을 보여달라'는 말을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이번 경선에서의 정 후보의 역할을 어떻게 보십니까?
=노무현 후보 : 치졸한 음해, 근거없는 흑색선전, 어거지 색깔론 공세에 대해 가급적 대응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대응하지 않으면 또 뭐 대단한 의혹이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 점이 있어서 사안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대선후보가 되겠다고 나선 분한테 역할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고, 다만 일종의 완충 효과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10. 노후보에게 표를 많이 줄 경우 이 후보가 판을 깰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 경선에서 질 경우 이 후보가 승복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노무현 후보 : 불복할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봅니다.
11. 노 후보의 언론관에 대해 '독재적'이라면서 '언론의 비판을 받기 싫으면 정치를 그만두면 될 것 아닌가'라고 이인제 후보가 말했는데요.
=노무현 후보 : 언론의 비판기능은 민주주의의 기본입니다. 비판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왜곡, 편파가 문제입니다. 왜곡, 편파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비겁한 일입니다. 잘못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12. '노무현 대안론'이 아니라 '노무현 대세론'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여론조사 결과가 좋게 나타나고 있는데 실제 득표와 연결되리라고 보십니까?
=노무현 후보 : 87년에는 반독재 민주화를 위한 6월 국민항쟁이 있었습니다. 이번의 흐름은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루어내자는 역사적 흐름입니다. 대다수 국민이 함께 하고 있기에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13. 기성세대 측에서는 노 후보가 리더로서 검증받지 못해 불안하다는 우려를 하고 있기도 한데..
=노무현 후보 : 기성세대라는 표현은 대단히 애매하구요. 재벌, 그리고 그동안 법 위에 군림해 온 특권수구층이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연령대로는 50대 이상이 오해가 있는 것 같구요. 그러나, 불안과 오해는 조금씩 풀릴 것입니다. CEO, 대학교수, 증권전문가, 공무원, 기자 등이 저에 대해서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14. 일부 지식인층에서 제기하는 '영미식 자본주의는 강대국에게만 유리하고,우리에게는 북유럽식 복지국가 개념인 사회민주주의가 더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무현 후보 : 현실 정치에서는 도식적으로 영미식, 북유럽식으로 잘라 말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저는 성장을 기본적으로 중요시하면서도 분배와 복지를 소홀히 하지 않고 보다 배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15. 소외 계층을 보호하자는 주장을 많이 하셨는데 역설적이게도 고학력, 고소득 층의 지지를 많이 받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노무현 후보 : 80년대는 반독재민주화를 위한 격동의 시대였습니다. 80년대 격동의 세월을 보낸 이른바 386세대들의 사회개혁 열망이 저에 대한 신뢰와 기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6. 이인제 후보의 이른바 '색깔론'을 들어 한나라당이 맹공을 퍼붓고 있는데요. 이 점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노무현 후보 :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냉전의 시대가 끝나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색깔론은 시대착오적인 구시대의 유물일 뿐입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17. 김덕룡 의원이 '노풍은 노 후보가 특별히 뛰어난 인물이어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변화의 결과이며, 특히 상대가 이회창 후보이기 때문에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는데요. 노 후보께서는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변화의 흐름을 읽었다고 보십니까?
=노무현 후보 : 이렇게까지 폭발적으로 나타날 줄은 솔직히 몰랐습니다만,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의 필요성, 현실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국민들의 높은 지지와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18. 기성 정치인 최초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대중적 인기를 끌어모으셨는데, 고향인 부산지역에서 두 번이나 낙선하셨습니다. 영남지역의 반DJ 정서를 이번에는 극복하실 것이라고 보십니까?
=노무현 후보 : 각종 여론조사결과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민주당 광주경선에서의 선택을 계기로 지역주의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역주의가 무너지고 동서화합, 국민통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19. YS측에서 '노무현 바람'을 주목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고, 박근혜 의원측 역시 노후보와 연대를 모색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만일 제의가 온다면 연대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노무현 후보 : 대통령선거 승리를 위한 연대 차원이 아니라, 그간의 지역주의에 근거해서 형성된 정치세력이 지역주의가 무너지면서 정책과 노선에 따라 재편될 것입니다. 한나라당의 개혁세력이 저 노무현이 대통령후보인 민주당에 합류하게 될 것입니다. 저를 정치에 입문하게 한 YS는 제가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되면 찾아뵙고 국민통합을 위해 도와달라고 부탁드릴 것입니다만, 명분도 없고 노선도 불분명한 박근혜씨와의 연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20. 지식인층의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관련 서적이 쏟아지고 있는데 대한 부담은 없으십니까?
=노무현 후보 :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21. 소신있는 정치인이란 평가와 함께 '서투르다, 모나다, 불안하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계신데요.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무현 후보 : 소신의 양면성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줄서지 않고 침묵하지 않는 정치인이 많을수록 정치가 좋아지는 것 아닐까요.
22. 아름다운 바보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무현 후보 : 세 번이나 떨어지면서도 지역주의에 맞서 정면 도전한 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23. 유시민씨와 인터뷰에서 '어떤 사상이나 체제를 가지고 바꿀 수 있는 것이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고 '처음 시작하는거라면 안하겠다'고 했는데,이런 말을 들으면 지지자들이 실망하지 않을까요?
= 노무현 후보 : 제가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면, 당과 당 내외 개혁세력, 그리고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과 함께 개혁을 추진할 것입니다.
24. 어떤 분들은 '노후보를 보면 미안하기도 하고,왠지 모를 슬픔이 배여있는 것 같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강한 지도자를 원하는 대한민국 유권자들의 성향으로 볼 때 마이너스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노무현 후보 : 진정으로 강한 힘은 강제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데에서 나옵니다. 동서화합, 노사화합이라는 통합이 진정한 힘입니다. 이미 우리 국민들은 저와 같은 생각이라고 확신합니다.
25. 해양수산부 장관시절 경험에 대해 쓰신 글 중에 '부하에 대한 충성'이라든가 '계곡이 강과 바다에 복종하는 이유는 그것이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라는 r글 등이 있는데...노 후보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무현 후보 : 새로운 시대는 특권과 반칙으로 법 위에 군림해온 특권층의 시대가 아니라 원칙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보통사람의 시대입니다. 통합의 리더십, 원칙과 민주의 리더십, 그리고 분권적이고 개방적이며 수평적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26. 지금까지 한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보면서 '너무 솔직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는데..지나친 솔직함이 정치적으로 마이너스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노무현 후보 : 그때그때 짧게만 보면 그런 측면도 있지만, 길게 보면 그게 다 소중한 밑천이 되었다고 봅니다.
[2002 대선 경선 하니리포터 특별취재단]지승호,이민,남경국 기자,사진 이기태 기자/ triana@freechal.com
편집시각 2002년04월05일12시30분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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