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대학교 다닐 때,
신문을 펼친 후 정치면을 먼저 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의 정치에 대단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사회 돌아가는 사정에는 관심이 있었고, 또 정치인들이 나름대로 이슈를 만드는 걸
재밌어 했던 것도 같습니다.
헌데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정치면은 제일 뒷전이었죠.
아직 내려야할 역이 멀었고, 신문에 각종 허접한 가십들까지 다 보고나면
어쩔 수 없이 시간 때우기로 보는 게 정치면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요즘은 바뀌었습니다.
민주장이 선구적으로 실시하게 된 국민경선이 흥미진진하기도 했거니와
노무현님이 보여주는 어떤 희망같은 거에 제가 끌려드는 면도 있었습니다.
희망..
정치 관련해서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면에서 좀처럼 입에 올리지 못했던 단어입니다.
말하면 쑥스럽고,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인 듯한 느낌도 들고....^^;;
그런 제가 노무현님과함께 희망이라는 단어를 조심스레 올려봅니다.
저는 예전 김영삼정부때도 이 희망 또는, 기대를 했었고,
김대중 정부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정치평론가는 아니지만,
이전 두 민주 정부가 나름대로 시대가 요구하는 바에 일정 정도 답한 게 있다고 믿고,
특히 김대중 정부에는 초기의 기대를 만족할만큼 충족시키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저에게 재미없이 지리한 것이었고,
지금 다시 노무현님을 보고 어떤 기대를 합니다.
제가 국정수행자에게 요구되는 각종의 덕목을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또 그 덕목에 노무현님이 적합한 지를 판단하지 못하겠음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기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님에게서 '진실한 정치의 가능성'을 보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토론회에서(아마도 대구 경선 전일껍니다..)
사회자의 '수구 세력'에 대한 규정을 요구받고.
적당히 얼버무리지 않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았습니다.
-참고로 전 중학교 이래로 울어본 적이 없는 놈이라 울지는 않았지만,
가슴 떨림이 있었습니다.
님의 말씀처럼 여전히 사회 상층부에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그들에게
수구 반동이라 감히 칭할 수 있는 소신..
다른 정치가에게서 쉽게 찾기 어려운 모습이었습니다.
얼핏 세련되지 못한 정치가의 모습인듯이 보일 수도 있으나,
그건 아마도 그런 정치가의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서일 겁니다.
단편적인 일례긴 했으나
과거 님의 여러 발언과(이인제씨가 주로 공격용으로 활용하는 발언들) 행동들은
그 발언이 결코 일시적인 것이 아님을 믿게 만들더군요.
제가 그 토론회를 볼 때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면,
가슴속에 솟아나느 알 수 없는 무엇때문에
동네를 한 바퀴 시원하게 돌았을 겁니다.
김영삼정부 때 '역사 바로 세우기'가 생각나는 군요.
신문에 난 1면 톱기사를 본후,
신림동 녹두 거리를 껑충껑충 뛰어다녔습니다.
뭔가 제대로 될 것 같은 기대감으로...
지금이 그 때 그 심정 비슷합니다.
과거 많은 기대는 대부분 실망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그다지 오래지 않아 다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지난날의 기대라는 것이
오늘의 것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가 노무현님에게서 보는 이 기대와 희망은
이전의 것과 격을 달리합니다.
이는 님의 승리 여부를 뛰어넘습니다.
경선 및 대선 기간내내
님이 행할 각종 발언및 행위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게 영향을 줄껍니다.
대통령으로 선출 된다면
재임 기간동안의 모든 발언과 행위들이 그러할 껍니다.
저도 님의 당선을 바라는 많은 사람중 하나이긴 하지만,
저는 님의 승리에 제 희망을 부질없이 던져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모쪼록
정치인인한 진실된 모습기대합니다.
그래서
어제처럼, 다른 사람들과함께 술마시며,
정치에 관해서, 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실망스럽지 않은 모습으로 당선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러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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