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이럴수도 있나 봅니다.
저 조금전에 인천경선에 많은 노사모분들 만나고 노짱 열심히 응원하고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신문 뒤지고 노장님연설 듣고 뉴스에 어떻게 보도돼나 MBC, KBS 어떻게 보도돼나 궁금해서 요리조리 채널 돌려대며 티브이 보고 뉴스에 제주에 비도오고 강풍이 불어 피해가 심하다는 말에 제주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나서 전화 드렸습니다.
솔직히 저 불효자입니다. 평소에 휴일이면 낮잠한번 실컷 자는걸 소원으로 여기며 부모님에게 전화도 못하던 제가 부모님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전화를 받으시는 아버님의 퉁명한 목소리(제가 아버지 맘에 안들긴 하죠 *^^* 돈도 제대로 못벌고 노총각으로 장가도 갈 생각도 못하고 걱정만 끼치거든요)가 다정하게 들려옵니다. 바꿔주신 어머님의 목소리는 그저 하나있는 아들걱정하는 소리뿐입니다. 제가 걱정돼서 드린 전화였는데 오히려 제걱정만 하시네요(얼렁 돈벌어서 부모님 편히 모시고 장가도 가고 싶은데 능력이 부족한가 봅니다 아직은..).
저 서울에서 조그만 피씨방(적자를 겨우 면합니다 *^^*)하면서 프로그래머를 프리랜서로 하며 살아가는 37살 말띠 노총각입니다.
집은 인천주안에 조그만 연립주택에 혼자 삽니다.(인천이 집값하나는 엄청 쌉니다 *^^*)
솔직히 노사모 가입한지는 몇개월 밖에 안돼지만 노무현님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건 아주 예전이죠.
철들고 나서 사회를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 나이, 대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죠.
저는 군대도 대학1학년때 일찍 갔다왔습니다. 제가 중학교때 몸이 아파서 재수는 하지 않았지만 86년도에 1학년이었는데 그냥 일찍 갔습니다. 집에서 대학 등록금 꼬박 댈 능력도 못되고 그래서 부담이나 덜어볼가 하는 심정으로 바로갔습니다.
군대생활은 전두환이가 사단장했다는 1사단에서 주특기 100 소총수, 소위 땅개로 박박기는 훈련과 GOP철책선근무도 1년넘게 하고 30개월 꼬박 채우고 전역했습니다.
제가 군대 있던 시절에 많은 변화가 있었죠. 87년 유월항쟁, 노동자대투쟁..88년 서울올림픽..등등
저희부대도 대학생들이 전방입소훈련 1주일간 받으러 왔습니다.
그러면 제 또래의 대학생들이 전방입소거부투쟁한다며 임진강 앞에서 시위하는거도 보고 했습니다.
솔직히 군대 있을때 아무생각없었습니다.
그런데 87년에 대선 있었죠.. 제가 그때 전방부대 중대에서 서무계였습니다. 일병계급장 막 달고나니까 중대장이 똘똘하다며 소대에 있는 저를 중대 서무계 하라고 해서 죽을 맛으로 햇습니다. 솔직히 중대서무계하면 행정병으로 잘못 아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근무하던곳은 전방부대라 훈련이란 훈련은 전부 다받습니다. 거기다가 쫄병이라 기라성 같은 고참들이 행정반에 위에 즐비한데 훈련빼먹고 서무계일 할수 있습니까? 저 병장 달때까지 행정반 막내였습니다. 줄 기가막히게 선거죠. ㅜㅜ
훈련이란 훈련은 다뛰고 소대원들 쉬는 시간에 잠 못자가며 서무계일 할려니 솔직히 잠이 부족해 죽을 맛이었습니다. 하루에 평균 4시간 정도 잤나.. 하여튼 맨날 눈이 충혈돼가지고 하품 고참안보이게 연신해대고.. 고달픈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그 서무계일하면서 저는 양심을 속이는 짓을 2번이나 했습니다.
87년 대선과 88년 총선.. 이 두번의 선거를 군대에서 치르면서 저는 제가 그때까지 고등학교때가지 사회과목에서 배웠던 제 상식이 송두리째 뽑혀 나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군대에서는 현역장병들의 경우 주소지가 집으로 돼어있기 때문에 부재자투표를 합니다.
선거일 3-4개월 전부터 전 부대원 실제 주소지 등본뛰어 우편으로 보내라고 해서 확인하고 부재자 신고하면 부재자 투표용지가 옵니다. 그리고 그 투표용지가 해당 지역구에 도착할 것을 계산해서 미리 한날을 선택해서 투표를 하게 됩니다. 물론 저희 중대도 투표소도 만들고 그랬죠..폼만.. ㅡㅡ;;
그리고 막상 투표를 하게 돼자 중대장이 중대원들 모아놓고 정신교육합니다.
그리곤 투표는 중대장 보는 앞에서 모두 1번 노태우,민정당... 그리고 투표함에 봉인해서 놓고..
우리중대 130여명의 중대원중 1번 노태우 아닌사람은 딱 한명! 연대 정외과 다니던 행정반 작전계 선배가 투표용지를 찢었습니다. 그선배 1주일동안 완전 군장뺑뺑이 돌았습니다.
다른 부대 같으면 군기교육대 다녀올것인데 그래도 중대장이 학군단 출신이라 마음으로 미안해 하더군요.
제가 배운 사회과목의 민주자유사회의 선거의 5대원칙인가요? 비밀투표의 원칙, 평등투표의 원칙, 자유투표의 원칙 등등 이런것이 도대체 왜 배운것인가..머리속이 증발해버렵습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중대서무계인 제가 앞장서서 그런 부재자투표 준비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노태우를 맘속에서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오. 내 양심을 도적질해간 강도로만 보였습니다.
89년도에 제대하고도 사회는 여전했습니다.
90년에 3당야합에 반대하여 데모도 해봤습니다.
97년 대선..과감히 김대중을 지지했습니다. 그전까지 전 김대중을 선거에서 찍어본적이 없습니다.
92년인가요? 그때는 김대중이 아무리해도 김영삼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진보정당 키워주고 싶어서 다른분 지지했습니다.
정권교체..제 열망이 현실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현실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김대중정권은 거대야당의 발목붙잡기에 버벅거리며 되는 일도 별로 없고 수구들의 정권되찾기는 거의 기정사실화되어 있는 현실이 답답했습니다. 지역에 따른 배타적 편가르기가 횡행하는 가슴 아픈 현실이 저를 절망하게 했습니다.
그 절망의 끝에서 발견한 희망! 노무현이었습니다.
동서를 화합하고 국민을 통합하고 언젠가는 분단된 민족을 하나로 만들 초석을 굳건이 다질 희망!!
저는 조그만 일에 감격을 잘하는 성격이라 눈물이 자주납니다.
저 노무현님 때문에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어쩔땐 제가 실없는 놈이 다돼어버린것 같습니다.
어제는 할일도 태산 같은데 조중동의 발악적 왜곡편파흑색선전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누를길 없어 여기저기 언론사나 방송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언론보도관련 기사를 모조리 훑어보고 나름대로 의견을 정리하느라고 밤을 꼴닥 새웠습니다. 저 미쳤죠? <-이걸보고 이인제가 광기라 하면 어떻할가요?
분명 제정신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아침 9시 집에서 나왓습니다. 집에서 기다리기엔 너무나 답답햇습니다.
인천경선이 열린 선인체육관은 집에서 가깝습니다. 가게는 어제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 미리 알려주고 맡겨 놓고 한다름에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가는길에 가게 전기세전화세 같은 공과금내고 일과 관련된 것을 핸드폰 몇통화로 해결(?)하고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와같은 희망을 가진 분들을 만났습니다. 처음으로 가본 경선장!
처음해보는 율동과 몸짓!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전 어느새 목청껏 외치고 이었습니다.
희망과 희망이 만나 감격으로 저를 전율케 햇습니다.
자꾸만 눈이 충혈됏습니다. 지지리도 눈물 많은 놈...
국민 통합! 짝짝짝 짝짝 노무현짱! 짝짝짝 짝짝 국민 통합! 짝짝짝 짝짝 노무현짱! 짝짝짝 짝짝
투표를 마치고 나오시는 선거인단을 보고 저도모르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희망입니다.
어머님, 아버님, 누님, 형님 고맙습니다. 국민통합 희망 노무현입니다. 허리가 저절로 숙여지고..안녕히 가십시요.(맘속으로 여러분의 한표가 대한민국을 살릴 것입니다. 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노짱님의 득표수가 발표돼는 순간 저는 또 눈이 충혈됐습니다.
남들이 볼가바 쪽팔려서 얼른 손등으로 훔쳤습니다.
저녁식사를 내돈 만원주고 먹고나서 지역노사모 분들과 인사하고 집에와서 참었던 감격에 겨운 울음을 실컷 흘려보았습니다.
저 미쳤습니다. 거의 40시간 가까이를 눈한번 안붙이고 이럴수가..
오늘 처음으로 노짱님 얼굴도 보고 소원 성취했습니다.
노짱님 책임지세요.. 이게뭡니까?
노총각 가슴에 이렇게 깊숙이 들어와도 됩니까?
그자리에 솔직히 예쁘고 착한 여자의 마음이 들어와야 하는게 이 노총각의 소원인데 함부로 이렇게 그자리를 차지해도 됍니까?
우리 어머님의 올해 소원을 이렇게 무시해도 됍니까?
책임지세요..
꼬옥 대통령돼서 노총각구제특별대책기구라도 만들어서 책임지세요.(*^^*)
저 이글 쓰고 나면 쓰러질지도 모르는데 나중에 손해배상 청구할게요(*^^*)
마지막으로 오늘 노짱님 인천경선 연설 인터넷 동영상으로 보고 감격먹어서 또 울엇습니다.
꼬옥 그렇게 해주세요..나중에 손해배상 청구 취소할게요..(**)
그럼 이만...
|
|
..프린트버전 보기
..E - 메일로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