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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장기표-노무현의 말은 믿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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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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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4-06 06:58:02 from 61.76.9 조회수 255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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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보의 언론관련 발언 어떻게 볼 것인가?
이른바 '노무현 돌풍'이 불고 있다. 따져보아야 할 문제가 많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신선한 것은 사실이다. 노무현 후보가 예상 밖의 지지를 받게 된 것이 지역감정을 선동하거나 돈을 많이 쓰거나 무슨 깜짝쇼를 한 것에 기초한 것이 아니고 서민적 이미지라거나 원칙을 지킨다가나 지역주의에 편승하지 않았다거나 하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더 고무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노무현 돌풍'은 정치권의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지지였고, 그래서 '노무현 돌풍'은 수 십년 간 고착되어온 한국정치가 무언가 변화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희망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사태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무언가 새로운 희망을 찾아 나선 대중의 욕구는 좋았지만 과연 노무현 후보가 그 희망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검토해보기로 하고 오늘은 우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언론 관련발언에 대해서 검토해보고자 한다.
이인제 후보 쪽은 주장하기를 '노무현 후보가 지난해 8월 초순 몇몇 기자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메이저신문들을 국유화하고 동아일보의 경우 사주가 물러나지 않으면 폐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여,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고, 이런 비난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대체로 이를 부인하는 말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인제 후보 쪽의 문제제기 및 대응자세와 관련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노무현 후보 쪽의 대응은 더 큰 문제를 안고 있어 이를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노무현 후보는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나 노무현 후보가 하는 해명을 보면 이런 내용의 발언을 한 일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 같다. "한 두마디 말 주워가지고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 "말이 성립하려면 말이 되는 구조를 가져야 한다", "의미를 담아 그런 말을 한 일은 없다", "그런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기억 바깥의 일이다" 등의 말을 하고, 특히 동아일보 폐간과 관련해서는 어떤 때는 그런 말을 한 일이 없다고 했다가 또 다른 때는 그런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납득할 수 없는 말이다. 그리고 '폐간'발언은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믿는 사람이 잘못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머릿속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느냐는 등의 말을 하고 있는데 적절한 해명이 되지 못한다.
한 두마디 말을 주워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 후보의 해명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자면 그런 말을 한 일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다만 "국유화"발언은 말한 일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나 설사 "국유화"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그런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부인될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강력한 개혁을 위해서는 언론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든가', '한국은행이 국채를 발행해서 언론사 주식을 매입하면 된다'고 한 발언 등은 언론의 '국유화'를 상당정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노무현 후보의 주장대로 언론사를 국유화한다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국유화를 말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대화의 분위기나 노후보의 자세로 보아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것이다. 하여튼 노후보는 문제의 발언을 한 일이 없다고 하나 노후보의 해명을 들어보면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 점에 대한 노후보의 분명한 입장과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사실여부에 대해 설득력있는 명쾌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다음으로 노무현 후보는 '국유화'나 '폐간'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발언을 했을 리가 없다고 강변하는데 이것은 옳지 않다.
'국유화' 발언은 노후보의 주장대로 그런 말을 한 일이 없고 또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없어 차치하더라도, '폐간'의 경우 노후보는 군사쿠테타가 일어났을 때나 있을 수 있을 뿐 대통령도 그런 일은 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그런 발언을 한 일이 있는 듯이 말하였다. 다만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후보는 스스로도 불가능한 일에 대해서 말을 하면서 불가능한 일을 어떻게 말을 했겠느냐고 해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필자가 굳이 이처럼 세밀하게 말하는 것은 노후보가 자기가 한 말에 대해 '논리'를 내세워 사실을 호도하려는 측면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
그래서 궁색한 변명을 하기보다 그런 말을 한 일은 있으나 그것은 상징적으로 한 말일 뿐 진의는 아니었다고 해명하는 것이 나았겠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노무현 후보는 '달을 따 오는 것'을 예로 들면서 어떤 사람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일 경우에는 그 말을 믿는 사람이 잘못이다고 한다.
문제의 발언을 했느냐 안 했느냐가 문제가 되고 있고 그런 발언을 했다면 그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터에 문제의 발언은 이루어질 수 없는 내용인데 왜 그런 말을 믿느냐, 믿는 것이 잘못이라고 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태도이다. 즉 노후보는 '국유화'나 '폐간'은 있을(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이다. 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국유화나 폐간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또 이루어져서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인데, 노후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인데 왜 믿느냐고 따지는 것이다.
굳이 노후보의 논리대로라면 노후보가 하는 말은 그것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인지 어떤지를 따져보고 믿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논리대로라면 노무현 후보의 말은 곧이 곧대로 믿어서는 안되고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보고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잘못이다. 정신이상자의 말이 아닌 바에는 대체로 어떤 사람이 말을 하면 그 말의 실현여부와 상관없이 그 말을 믿는 것이지 그 말의 실현성여부를 따져보아서 실현성이 있으면 믿어도 되지만 실현성이 없으면 그 말 자체를 믿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상식을 벗어난 주장이 아닐수 없다. 더욱이 대통령이 되려하는 사람이 대통령후보를 뽑는 연설장에서 그런 발언을 하고 있으니 이해하기 어렵다. 노무현 후보의 발언은 그 실현성여부를 따져보고 믿든지 말든지 해야 할 판이다. 물론 믿으라고 한다 해서 믿는 것은 아니겠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말을 전부 믿어주기를 바라고 말을 하는 것인데 노후보는 이런 일반적인 현상을 부정하고 있으니 기이하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노무현 후보의 말은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되고 따져보고 믿어야 한다는 것이니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노무현후보의 언론관련 발언을 문제삼는 것은 이것이 노무현후보의 중요한 측면을 드러내 보여 주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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