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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와 언론, 언론인(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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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limhoi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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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4-06 05:11:52 from 218.149 조회수 124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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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사설
노무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우리 나라의 일부 족벌 신문사에 대해 불신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거부를 공언한 뒤 실천해 왔고, 언론은 최후의 독재권력이라고 거침 없이 말하기도 했다. 또 사회의 보편적 공론형성 대신 마음에 안 드는 사람에게 몰매를 때리는 행태를 가리켜 '조폭적 언론'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언론관 때문에 일부 족벌언론과 불편한 관계에 있으며 대통령 후보로서 언론의 공정한 평가를 받는 대신 상당한 불이익을 받아온 측면이 있다.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쪽이 노무현 후보가 지난해 8월 몇몇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메이저 신문을 국유화하겠다고 말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인제 후보는 어느 기자가 자신에게 이야기 했다는 것이고, 김윤수 언론특보는 어떤 언론사의 데스크로부터 내부정보 자료를 받았다고 했다. 노 후보는 사주의 지분을 제한해야 한다는 평소의 언론관을 말했을 뿐 국유화란 내 머릿속에 있지도 않기 때문에 악의적인 조작이라고 일축했다. 술자리에 있었던 기자들은 내용이 상당히 과장되고 왜곡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언론의 국유화란 어떤 독재권력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노 후보가 일부 족벌신문에 대해 비판적이라 할 지라도, 또 많은 국민들이 현재의 언론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할 지라도 언론을 국유화할 수 있다는 발상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실을 밝히기 위해선 술자리에서의 발언 내용이 정확히 공개되어야 한다.
또한 왜곡이건 과장이건, 어떤 의도에서 어떤 경로로 언론사의 내부문건이 이인제 후보쪽에 흘러들어갔느냐 하는 점도 밝혀져야 할 것이다. 언론사의 내부정보 보고에는 온갖 미확인 소문과 가십성 이야기와 비보도를 전제로 한 정보나 첩보가 들어온다. 그 가운데 기사화되는 것은 극히 일부이다. 언론사의 재산인 내부 정보자료를 어떤 언론이, 또 어떤 언론인이 대선후보로 경쟁중인 후보진영에 갖다줬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당시에는 노 후보가 주목받지 못했고 비보도 전제였기 때문에 기사화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유력한 대선후보가 되었기 때문에 기사화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면, 언론사 차원에서 기사화하는 것이 언론의 정도다. 특정후보를 위해, 언론사의 내부정보를 기사화하는 대신 경쟁상대의 캠프에 가져다 주는 일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만약 이 일에 특정 언론사가 간여했다면, 특정 언론이 대통령 선거를 통해 자사의 이익을 도모하고 스스로 최후의 독재권력이 되려한 것임을 증명한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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