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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제목 |
노무현과 조선일보 (시민의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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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limhoi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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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4-06 04:55:17 from 218.149 조회수 216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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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조선일보, 그리고 시민운동
김동민(한일장신대 언론학과 교수)
작년 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일일주점에서 잠시 마주친 참여연대의 한 활동가(?)는 나에게 불쑥 이런 말을 했다. "참여연대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무척 당혹스러웠다. 나도 회비 꼬박꼬박 내는 참여연대 회원인데 미워할 리 있겠는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는 잘 안다.
일전불사 했지만 '노풍' 성공
참여연대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시민운동단체들이 민언련과 같은 언론운동단체를 부담스러워한다. 언론활용론에 무게를 두고 있는 단체들을 비판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제는 민언련의 주장을 대체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분위기여서 고맙게 생각한다.
지난 3월 22~24일 3일간 천안에서 열린 '사회포럼 2002'에서는 그러한 갈등이 잠시 표출되었는데, 결국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연대를 굳건히 하기로 했다. 환경운동연합의 경우 앞으로 조선일보와는 사업을 같이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민언련이 언론활용론 자체를 경원시 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개혁운동에 적극적으로 연대하지 않은 점과 언론에 의해 길들여질 수 있는 위험을 지적할 따름이다. 그리고 이제는 시민단체의 활동이 뉴스 밸류를 얻었으므로 소신 있게 사업을 추진하면 기자들이 찾아온다는 점을 주지시켜왔던 것이다. 민언련도 언론의 활용성을 인정한다. 어느 단체보다도 그 용도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언론플레이도 열심히 한다. 언론보도를 염두에 두지 않는 막무가내식이 아닌 것이다.
핵심은 이것이다. 모든 매체를 다 활용대상으로 삼더라도 조선일보 하나만 포기하자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활용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과감히 포기하자는 것이다. 자기 단체의 작은 이익에 연연해서 개혁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놓쳐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제는 조선일보의 활용성이 예전 같지 않으며 그 영양가는 점점 더 떨어질 것이다. 조선일보의 도움(?)으로 우리 단체가 이만큼 알려지고 성장했는데 단절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다. 금단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끊어야 한다.
노무현을 보라. 정치인에게 언론은 활용대상 정도가 아니라 거의 신적인 존재다. 언론에 밉보이면 그것은 곧 정치생명의 단절로 나타나기 쉽다. 이 문법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정치판에서 노무현은 조선일보 거부를 선언하고 일전불사의 각오를 피력했던 것이다.
조선일보 지면에서 노무현은 이후로 씹히거나 아니면 잊혀진 대상이었다. 조선일보는 대신에 '이인제 대세론'을 열심히 배양하였다. 당연히 노무현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언감생심 감히 1등 신문이라는 최고권력 조선일보에 대든 노무현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꿈꾸는 것은 무모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노풍' 즉 노무현의 약진으로 나타났다.
노무현은 무엇보다도 조선일보의 도움 없이도, 뿐만 아니라 조선일보와 척을 지고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조선일보 지면으로부터 소외되고, 때로는 악의적인 공격을 받으면서도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조선일보의 신화가 깨지고 있다.
정치인이 이와 같을진대 시민운동단체야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시민운동이 개혁을 하고 부패를 척결하며,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미국의 일방주의 강성정책과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적인 통일을 하자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개혁에 저항하며 한반도 위기와 긴장을 조장하는 극우신문의 협조를 기대한다는 게 이치에 맞느냐는 것이다. 조선일보에 대해서만큼은 추호의 미련도 가져서는 안되며 오로지 극복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
여러 단체들이 조선일보거부운동의 대열에 동참하지는 않았어도 나름대로 고민을 하며 조용히 실천에 옮기도 있는 것으로 안다. 참여연대를 미워하지 말라는 말의 의미도 거기에 있었을 것이다.
'조선 신화' 미련없이 깨버리자
그 동안 나의 지적이 열심히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는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으니 이제는 부담 없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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