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소백산 이었던것 같다.
그때도 지금처럼 혼돈과 갈등에 싸여 5月 초 산을 찾았다
텐트을 치고 소주잔을 홀짝이며 암울하기만 한 현실과 다가오는 것이 두렵기만 한 미래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하다 잠이 들었다.
그 누구라도 기댈 수 있는 대상을, 나눌수 있는 사람을 바라면서 비어버린 소주병을 헤치고
몸을 눕혔다.
머리가 아프고, 텐트안에 가득한 소주 냄새에 잠이 깨어 밖으로 나와 무거운 아랫배를 시원하게
비우고 있었다.
참, 그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은 하나는 힘차게 뿜어나오는 방뇨의 원동력일 것이다. 흐흐
소백산신령 허리춤에 내 오줌을 쏟고 돌아서려는데, 운해사이로 떠오르는 일출,,,
그 더럽고 지저분한 소변이 방울되어 풀끝에 맻어있고, 그 방울 안에 담겨 있는 소백,,
그 안에 투영되는 온 세상들, 너무나 영롱하고 초롱한 방울에 담겨있는 삼라만상들, 세상들, 인생들,,,
나는 이기적이고 협잡한 전라도 촌놈이다.
전라도에서 태어나 대단한 교육열 을 지닌 부모님 덕분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서울에서 다니고
그 흔한 대학 졸업장 하나 없이 지금은 光州 하남공단에서 트럭기사를 하는 참 빌어먹을 불효자다.
나이 마흔에 남들 같은 효도는 그만두고라도 부모님 마음 한번 편하게 해 드리지 못한 지랄같은
장남이다.
무릇 마음이 가난하고 현실에서 본류에 끼지 못한 사람일수록 강한 소외 의식과 외골수적 사고,
비판을 넘는 부정적 행동과 컴플렉스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옭아 메려는 성향이 있다.
그런 사람이 바로 나인 것이다.
정치?
그래, 정치!
그거 "니네" 나 해.
나랑은 아무 상관도 이해도 없는 " 니네들" 의 것이야.
D.J, Y.S? 이회창, 이인제? 정동영, 이부영? 이한동, 최병렬?
어차피 그 나물에 그밥아닌가 하는 냉소적인 생각들.......
술안주도 못되는 허접한 꺼리들..
되는 놈은 어떻게 하든 되고야 마는, 결과는 어차피 정해놓은 듯한 판들,
나하고는 너무나 거리감이 있는 낯설은 세상의 이야기들........
실망과 좌절, 소외와 한숨, 도태와 포기, 아무 상관도, 흥미도, 기대도 없는 다른 세상의 다른 부류들의
이야기들......
정해놓은 자기들 만의 틀안에서 자기들 만의 이해와 득실에 의해 부침, 명멸하는 이합집산의 모리배들.
소외계층이란 말은 국어사전에서나 선거때 참모들이 써준 연설문에서나 발견하는 사람들.
차라리 TV 접하는 남의 나라 정치 이야기는 흥미라도 있지.
예비경선이라는 제도 가 있고 시골 촌놈이 굵직굵직 한 당대의 거물 정치인을 누르고 당선되는
드라마틱한 흥미라도 있지..
과정에 최선을 다해 공방하고 열심히 표밭을 누비며 자기소신, 철학, 정책을 설파하고 동의를 쌓아가는
그런 멋스러움을....................
참, 별일이다.
민주당에서 대선후보를 국민경선제로 한단다.
당내 경선제도 도입-----------이건 장난이 아니다.
이건, 판이 바뀔수 있는 틈이 생긴거다.
그 빌어먹을 철옹성에 틈이 생긴거다.
드디어 한발짝 내 딛었다.
이젠 걸을 수 있다. 나아 갈 수 있다.
희망이, 희망이 싹 틀 수 있다.
하루 종일 땀 흘리며 오늘 같은 날 빗속에 트럭을 운전하며 하루 11시간을 일해도 한달 품삸 백여만원,,,ㅋㅋ
그것도 많은 것이란다.
"공부하랄 때 하지"
"남들 노력하고 성실히 살 때, 너 놀고 술 퍼마시고 방탕했잖아"
"이제와서 어설프게 남의 핑계나 대면서 자기의 게으름을 사회에 전과하려는,,,,,,,,,,,"
안다.
맞다.
인정한다.
그래도, 그래도 말이다. 어느정도 이어야지.
현실은 그런다 치자. 조그마한 빛이라도 보여야지 내일이라는게 눈부신 태양은 아닐지라도
깨신 사금파리에 튕겨나오는 빛이라도 보여야지.
최소한 주저앉지는 않지.
무너지지는 않지.
꺽여진 내 무릎팍에 시린 아픔이라도 잊어지지.
헤이,,
노짱!!!
어젠가 5공 청문회때 당신을 처음 봤지.
이름도 모르는 부산 촌 머스매가 묻고, 헤집고, 따지고...........
그래, 참 아름다운 바보 그 양반이 노 무 현!! 당신이었지.
초선인가? 그래 저런가? 저 인간은 또 얼마나 버틸까? 얼마나 색이 바래고 묻혀 그 잘난 엘리트,
성골, 진골이 되어," 나도 민주화 운동했다." " 인권 변호사다." 라며 과거의 전력만 되새김질하는
이시대의 모리꾼이 될까?
미안하오...
내 당신의 그리 생각했었오.
님의 아버지가 성골이 아니었고, 님의 아들 역시도 노력하지 않는 성골이 아닐거라 믿으오.
스스로를 성골의 반열에 올려놓은 당신.
그래서 더 당당한 성골인 당신. 참으로 시샘이 날 정도로 당신이 부럽고 좋으오.
이기적인 내가 요즘 참 안타까움이 있오.
.....저 희망단지 깨지면 안된다.........
남의 위해 기도를 할 줄은 몰랐오.
내 또 술 한잔 했오.
그래서 그런지, 참 극단적이고 위험천만한 생각이 드오.
"노무현,,저 인간이 안되면 안되는데,,,,"
" 저 인간이 안되면, 또 같은 수레바퀴가 도는데......."
"이런 데서는 더 이상 살기 싫은데,,,,,"
" 저 양반이 안되면,,,,,,,,,,,, 이민이나 갈까"
이런 참으로 술기운 핑계로나 할 수 있는 함부로 된 생각이 드오.
오래전에 공화당이라는 당이 있었죠.
거기의 심벌이 황소였죠 아마. 같은 황소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네요.
노 고문님을 뵈면 참으로 더디고, 때에 따라선 답답할 정도로 우직한 모습이 꼭 황소와 닮았습디다.
느릴지언정 한 걸음씩 나아 가십시오.
멈추어서도 뒷걸음질 해서도 안됩니다.
여보쇼,,
이 양반아,,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다니깐,,, 허어 참,,
노 고문님,
자살에 이르게 하는 것 중 제일 우선이 절망이란 놈이랍디다.
그 가운데서 당신을 보았오.
변하지 말고 끝까지 가서 웃읍시다.
노,,,,,,무,,,,,,,현!!!!!!!!!
당신!!!
이기쇼...
꼭 이기쇼..
그 건 당신만의 승리가 아닌 모두의 승리 일거요.
많이 취하오.
냉수 샤워나 하고 술을 깨야겠소.
이젠 나도 술을 깨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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