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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함정-만약 "폐간해야죠"라고 말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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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현미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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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4-06 04:07:23 from 211.227 조회수 105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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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가정해보자.
어느 신문사가 세금도 낼 능력이 안되는 최악의 경영상태에서
대안으로 사원지주제를 도입하여 회생을 도모했으나 그래도 회생할 가능성이 없다면...
또 신문사주가 돈과 권력에 집착해서 신문논조와 기사를 좌지우지하는 그런 신문사로서
사주 자신이 그러한 부도덕한 행태를 시정할 의지가 추호도 없다면...
올바른 상식을 가진 제3자 입장에서 볼때 그건 당연히 "그럼 폐간해야죠"라고 말하는 건 지극히 평범한 논리다.
우리는 여기서 말이 가지는 묘한 뉘앙스를 자칫 놓치기 쉽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만의 하나 "그럼 폐간해야죠"했다고 치자.
이건 자진폐간이든 법에 의해 법정관리로 들어가 폐간되든 어느 경우든 자연스럽게 상식선에서 정리되는 걸로 상정하고 말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이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노무현 후보 자신이 자신의 의지로 강제정리하겠다는 발상으로 받아들였다면 이걸 누가 과연 믿을까? 더군다나 언론기관을 한 개인의 의지로 폐간하고 말고 할 정도로 당시 우리 언론이 그렇게 물렁해빠졌었나...어이가 없어 배꼽빠질 일이다.
당시 언론개혁의 와중에 메이져신문들의 저항이 어땠는가를 떠올리면 이런 발상 자체가 한편의 공상이야기이자 넌센스라는 걸 누가 부인하랴?
더구나 작년 8월의 일을 두고 말을 한 당사자에게 그것도 취중에 한 말을 지금 와서 정확히 기억해내라고 다그치는 것은 어쩌면 억지일 수도 있다.
속칭 필름이 끊겼다,아니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웬만큼 술을 먹을 줄 아는 사람은 대부분 한번쯤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술좌석에서 한 말을 수 개월이 지나 토씨하나 틀리지 말고 말하라고 하면 어안이 벙벙할수 밖에 더 있나.
동물적 감각에 머리좋다는 기자들도 정확히 떠올리지 못하는 사실을 두고 말이다.
그리고 띄엄띄엄 몇 개 기억난다는 단어만 가지고 이리저리 자의적으로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내 어떻게 해서든지 언론개혁에 적극적인 후보에 타격을 가하려는 수구신문들의 속보이는 짓들이 여전한 걸 보면서 나는 우리 국민들을 탓해본다.
그간 우리 국민들은 그저 생각없이 여론조작의 수동적 대상에 안주하며 살아오지나 않았는지 말이다.
도대체 국민알기를 얼마나 우습게 보았길래 이런 치졸하고 비열한 장난들을 21세기에 들어와서까지
하도록 못된 버르장머리를 만들어 놨는지 정말 우리 국민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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