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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논쟁의 漁父之利는?[전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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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limhoi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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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4-06 01:53:46 from 218.149 조회수 169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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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논쟁의 漁父之利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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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04.05. 00:00 입력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나 싶더니 어느새 초여름이 돼버렸다. 봄이 실종된 느낌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경선제는 당내 후보경선이 생략된 채 여^야당 간의 대선전으로 착각할 만큼 불꽃을 튀기고 있다.
한때 이인제(李仁濟)후보의 사퇴설로 국민경선제라는 새로운 정치실험이자 정당개혁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지 않나 싶었지만, 정치적 계산을 끝낸 이후보가 참여쪽으로 가닥을 잡아 그런대로 `주말 흥행'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경선전은 이후보 진영이 `과거 발언'을 근거로 한 `이념공세'로 노무현(盧武鉉)후보를 압박하는 새로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88년 13대 총선에서 통일민주당 간판으로 함께 원내에 진출했으니 한 뿌리의 `정치적 동지'인 셈이다. 비록 90년 3당합당 때 이후보는 노후보와는 달리 YS를 따라 여당으로 갔지만, 5공과 광주청문회의 스타로 정치적 위상을 높였던 `민주동지'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김대중대통령의 민주당에서 다시 만나 지도자 반열의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그런 두 사람이 지금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저들이 같은 당 사람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듯 하고 있다. 아니 이후보가 일방적 공격을 퍼 붓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하겠다.
공직 특히 대선에 출마하는 인사들의 사상과 정책 등을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면서도 지금 민주당대선 경선 후보간에 벌어지고 있는 상호검증작업은 왠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짜증 섞인 감정대립속에 흠집내기와 깔아뭉개기로 비쳐지고 있기에 그렇다. 이후보측은 `음모론'에 이어 `이념공세'와 함께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의혹', `팬클럽의 협박편지'공개 등 끝이 보이지 않는 공세를 펴고 있다.
노후보측은 이념공세에 대해서는 `장(場)의 논리'와 `비유적 야유'등으로 비켜가기식 방어를 하고 있으며, `자녀 이름 바꾸기 위한 전입' `사글세^전세로 잦은 이사'로 해명을 하고는 있다. 그러나 이념공세에 대해서는 좀더 적극적인 해명과 함께 자신의 사상을 확실히 밝혀야 된다는 여론에 노후보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변명과 합리화에 치중하는 대응을 하다간 본선에서 낭패를 당할 우려가 크다. 이미 한나라당 이회창 전총재는 DJ정권을 `좌파적 정권', 노후보를 `급진세력'이라면서 이념논쟁에 불을 붙이고 나섰다.
두 후보간의 이념공방을 지켜보면서 문득 50년대 미국을 휩쓸었던 맥카시 선풍과 어부지리(漁父之利)란 옛 이야기를 떠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후보의 집요한 이념공세가 자칫 정책대결이 아닌 색깔론으로 폄하되면서 두사람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게 손실을 안겨 주리라 여겨지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지난 50년을 전후해 반공운동, 맥카시즘에 휩싸였다. 위스콘신주 출신 상원의원 맥카시(Joseph R. McCarthy: 1909-1957)를 중심으로 전개돼 맥카시즘으로 불리는 극우주의 선풍이었다. 공산주의에 대해 히스테릭할 정도로 공포와 경계심을 가지고 자유를 옹호한다면서 공산주의자는 물론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을 박해하여 그들을 사회에서 추방하려했던 운동이었다. 당연히 정적의 제거용으로 활용되는 등 선의의 피해자도 많았다.
어부지리(漁父之利)는 전국책(戰國策)의 연책(燕策)에 나오는 고사(故事)다. 도요새가 뭍에 올라온 무명조개를 무는 순간 조개가 껍질을 닫아 열지 않고 싸우다 그곳을 지나던 어부에게 결국 둘다 잡히고 말았다. 방휼지쟁(蚌鷸之爭)이라고도 한다.
지난 2일밤 대구지역 방송사의 합동토론에서 정동영(鄭東泳)후보는 `거론하는 후보에게는 이득이 될는지 모르나 당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이념공세의 자제를 당부했다. 상대 당에 정권을 헌상(獻上)하게 된다는 뜻이리라.
지난 3일밤 MBC의 보도에 의하면 한국갤럽이 1천22명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이념공세에 `공감 않는다'가 63.4%로, `공감한다'의 14.2%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은 두 사람간의 색깔론이 국민들에게 통하지 않음을 나타낸 것 아니겠는가. 그런 뜻에서 두 후보는 소모적인 이념논쟁은 그치고 생산적인 정책대결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경선전을 펴야 된다.
이후보는 54세, 노후보는 56세로 연령으로 보면 그들에게는 아직 기회가 많다. 설혹 5년 임기 두번을 놓친다해도 10년후 그들의 나이는 60대 중반이다. 40대 기수론으로 대선전에 뛰어 들었던 YS나 DJ가 꿈을 이루었던 나이에 비하면 오히려 빠른 편이다. 그토록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항상 새로운 사상이 있고 우리들의 마음은 날씨와 함께 변한다.” 몽떼뉴의 `수상록'에 나온 말이다. 그처럼 마음과 사상은 변할 수 있다. 50년대 박정희씨의 사상이 장성(將星)을 거쳐 혁명후 대통령이 된 다음에도 같았던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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