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할머니께선 요즘 국민경선제를 보고 '오랫만에 재미있는 볼거리가 생겼다'라고 하시며
흥미롭게 경선제를 보고 계신다. 매 주말마다 5시만 되면 어김없이 TV를 켜시고 4천만 국민이
지켜보는 김영배 선관위원장의 '입'을 지켜보신다.
난 노무현을 그때 알았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되고 첫번째 부산 시장을 선거할때 2번으로 나온
노무현을 처음 보았다. 어릴때라 노무현후보가 김대중당에 있길래 "고모야, 저사람 찍으면 안되제?"
라고 했던 기억과 TV토론회에서 노무현후보가 정책을 말할때 "무신 되도안한말만 해쌌노...-_-.."
라며 투표권이 없던 나이지만 마음만은 문정수..아니 한나라당을 지지하였다.
그리고 그는 몇년후 강서구에 또 나타났다. 한나라당의 정권공격수 정형근과 붙게 되는것을 보았다.
조금 머리가 굵어진터라 고등학생의 눈에 비친 정형근은 정치도 안하고 맨날 되도안한 소리만 해 대는
것 보고 OO놈이라면서 욕을 했다. 물론 그때까진 나에겐 주관이 없었기에 김대중당이 좋아서
정형근이를 욕한것이 아니었다. 다만 맨날 동네싸움터로 만드는 꼴에 답답해서 그를 욕했다.
그래서 난 정형근이가 강서구에서 떨어지고 그래도 무현아저씨가 당선될줄 알았더니만
그게 아니더라.
선거가 끝난 얼마 후, 무현아저씨의 이야기가 TV에 나왔다. 강서구 지구당인가? 여하간 그곳의
직원들과 인사를 하며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던 무현 아저씨를 보고 어린 나이에 조금이나마
불쌍하다라는 생각(불쌍한 분이 아니지만)을 했다.
옛날에, 내가 한두살 먹은 어린애일때 우리 할머니께서 집안 일로 인해 노무현 변호사아저씨에게
일을 부탁한 적이 있다고 하신다. 같은 동네 사람(진영..-_-..)인데다 그분의 형이 저~어기 봉화산
쪽에 사신다고 그래도 고향사람 변호사니까 조금 잘 해 주겠거니..라는 마음으로 부탁하셨다고 한다.
근데 여차저차한 이유로 인해 소송을 취하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 할무니는 실수를 하셨다.
돈을 돌려받을 근거인 영수증도 못챙기고 그저 속절없이 무현아저씨에게 황당하게 돈을 뜯기고
마셨던(?!)것이다. 영수증을 잃어버렸으니 돈을 내 줄리는 만무하고 항의도 해 볼수 없는 연고로 벙어
리 냉가슴조로 그저 "에라이 노무현 도둑놈...-_ㅜ..."이러시며 주욱 몇년을 사셨다.
근데 요즘은 웃으신다.
"지민아, 할무니가 옛날에 노무혀이~한테 잃어버린 돈 그것도 설마 정치자금이겠나.."
허허...황당하기도 하여라. 그것을 정치자금화 시키시다니. 순진한 어르신.
노사모의 회원, 노하우의 회원들은 서민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노무현아저씨는 진정한 바보라고 생각
한다. 처세술이라는것을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고 자신을 가꾸고 고상하게 하는데에는 그저 버벅
대기만 하고 우리할무니께서 그러시듯 노무현씨는 인물만 좋으면 참 좋겠구만...하시는 말씀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진짜 바보같이(?!)생기셨다. 비록 노무현아저씨에게 어처구니없는 정치자금(?!)
을 제공했지만 말이다.
위대한 바보다. 경상도 사투리로 빙시쪼다다. 그래도 그를 믿고 그의 뜻과 신념을 지지하는 이유는
그가 상고출신 판사라서 그런것도 아니다. 김대중당이면서 부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이유도
아니다. 그가 인물이 좀 출중하지 못해서 그런것도 아니다. 같은 동네 사람이라서 그런것은 더더욱
아니다. 황당한 정치자금을 제공해서 그 돈이 아깝기 때문에 지지하는것은 더더더더욱 아니다.
왜냐면..
다만, 나 또한 그와 같은 바보이기 때문이다.
바보는 진정한 바보를 알아보기 때문이다.
그는 위대한 빙시 쪼다 바보 축구이다.
바보가 위대해지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란것을 다시 한번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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