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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조선 대표이사-->김대중대통령은 간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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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언론자유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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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16 03:41:21 from 211.42. 조회수 49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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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간첩?
조갑제 홈페이지 유람기
문성 기자 aemet@hanmail.net
세상 참 좋아졌다. 아무리 말년이라지만 일국의 대통령을 향해서 '간첩'이니 '반역세력'이니 하고 막말을 해대다니…. 언론자유가 보장됐기로서니 이건 해도 너무 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민주주의의 성지라는 미국에서도 감히 나올 수 없는 말들이 서슴없이 난무하는 걸 보면, 김대중 대통령이 다른 건 못했어도 언론자유 하나는 제대로 정착시킨 모양이다.
최근 심심풀이 땅콩 삼아 조갑제 홈페이지를 둘러 보았다. 소감부터 말하자면, 재밌었다. 아니 신기했다. 엽기적인 사이트를 구경한 느낌이랄까. 월간조선이라는 거대한 잡지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이사라는 사람이 이런 글을 썼다는 것도 그렇고, 이런 류의 인간이 대한민국에서 언론인으로 행세한다는 것도 그렇고. 아무튼 놀라움과 전율, 경악의 연속인 그의 최신 글을 더불어 잠시 감상해 보기로 하자.
"한 사람이 물었다. 누가 간첩인가. 다른 사람이 대답했다. 간첩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간첩이지. 하는 것을 보면 간첩인지 아닌지 알 수 있지. 누가 내가 간첩이요 하고 나서나. 그렇다. 간첩인지 아닌지는 하는 짓을 보면 안다. 그러면 간첩은 어떤 짓을 하는가. 간첩은 우리 편 속에서 우리 편인 것처럼 위장해 있으면서 적에 유리하고 우리쪽에 불리한 짓을 한다...."(누가 간첩인가, 2002.7.9)
목돈을 만지고 싶으신 분은 잘 들으시라. 간첩이 있으시단다. 그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그러나 그가 하는 짓을 잘 관찰하면 누구나 판별 가능하단다. 간첩이 하는 짓이란 게 뻔하지 않는가. "우리 편 속에서 우리 편인 것처럼 위장해 있으면서 적에 유리하고 우리 쪽에 불리한 짓"을 하는 사람만 찾으면 된단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간첩이란 말이고....?
"김대중 대통령과 그의 정권이 지난 5년간에 걸쳐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대내 정책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발견된다. 대한민국을 대한민국이게 만드는 조건과 본질과 원칙에 대한 근본적 도전행위가 그것이다. 북한군에겐 이롭고 우리 군에겐 불리한(때로는 치명적인) 조치의 열한 사례...."(이적성 검토자료, 2002.7.15)
이런이런! 난리났다.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간첩이시란다.(간첩에 존칭을 쓰는 소이연을 이제 이해하시겠는가?) 놀랍게도 김대중씨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암약하면서 적(북한군)에 유리하고 우리(우리군)에게 불리한 짓을 무려 열한 차례나 저질렀단다. 도대체 김대중 대통령이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듯 무서운 말을 함부로 지껄이는 것일까?
"간첩이 지휘부에 있으면 적에게 이롭고 아군에게 불리한 지시를 한다. 그 지시는 교묘하게 포장된다. "절대로 적이 경계선을 넘도록 하면 안된다. 그러나 먼저 쏘면 긴장이 조성되니 먼저 쏘아선 안된다...."(누가 간첩인가)
"金 대통령은 우리 해군에 대해 북방한계선을 지키되 먼저 쏘면 안 된다고 지시함으로써 현장 지휘관들의 신축적인 대응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는 2002년 6월29일 불법 월선한 북한 함정에게 선제 기습을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적성 검토자료)
"한국인들이 특히 金大中대통령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은 그가 남북간 긴장조성을 막는다면서, 越境해오는 북한 군함에 대해서도 경고방송을 한 뒤에만 경고 사격을 할 수 있도록 한국 해군에 지시해놓은 점이다...."(김정일의 자살골, 2002.7.1)
그러니까 서해교전의 참패(?)가 그 증거란다. '북방한계선을 지키되 먼저 쏴선 안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 때문에 우리 해군들이 피를 봤대나 어쨌대나. 그런데 이상타! '간첩' 김대중 대통령이 암약했을 1999년의 연평해전 때는 우리가 압승했는데, 그때는 어떻게 이겼을꼬? 조씨가 문제삼은 '수동적인' 교전수칙만 해도 그렇다. 중앙일보 문창극 이사의 말을 들어 보시라.
"꼭 30년 전 나는 대학졸업 후 해군소위로 '59함'을 타고 바로 백령도 앞 이 수역 바다를 지켰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선제공격할 권한이 없다.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통일론에 겁먹은 유엔사는 북한과의 충돌을 무조건 피하게 했다(우리 해군은 공격용 무기인 잠수함을 가질 수 없었다가 최근에야 가지게 됐다). 때문에 북한의 선제공격에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늘 취약하다. 따라서 왜 작전을 못했느냐,보복을 못했느냐고 따지면 해군으로선 답답할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지 않다...."([문창극 칼럼] NLL은 자유의 선이다, 2002.7.16, 중앙일보)
혹시 이 글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실 분이 계실까봐 부연하는 것인데, 문 이사도 조갑제씨 못지않게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이를 가는 분이시다. 그러니 그가 김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을 쓴 것이 아님은 분명하렷다. 문 이사 왈, 유엔사가 정한 수동적인 교전수칙 때문에 우리 군은 선제공격할 권한이 없단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북한군의 선제공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단다. 그런데도 먼저 쏘라고? 김대중 대통령이 용가리 통뼌가?
조씨의 주장에 따르면, 북한군에 선제공격할 권한조차 부여하지 않고 늘 당하게만 만든 유엔사도 간첩이다. 아군에게 불리하고 적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놨으니까. 나아가 유엔사의 핵심전력이 미국이었으니 미국 또한 간첩이다. 북한 괴뢰도당을 초전박살내는 데 도움이 안되는 인간들은 암튼 모조리 간첩이다. 조갑제가 보는 세상은 이 모양 온통 간첩으로 둘러싸여 있다. 다음 글을 읽어 보시면 그의 적색안구증상(赤色眼球症狀)이 얼마나 심각한지 이해가 가실 게다.
"한국내의 친북좌익 세력은 약 400만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김대중-노무현(민주당 대통령 후보)을 지지하고 있다...."(김정일의 자살골)
세상에~! 남한 내 친북좌익세력이 성인의 1/5 이상이란다. 대통령이 간첩에다 그에 동조하는 친북좌익이 이렇게 많으니 이 정도면 남한이 적화됐다고 봐야 하겠지?(어쩐지 월드컵 경기 때 'Be the Reds'라 쓰인 빨간티셔츠를 입은 인간들이 그렇게나 많더라니.) 그나저나 정말 존경스럽다. 400만명의 성인들을 친북좌익 용공분자로 간단하게 매도하는 저 단순무식 용감무쌍한 이분법!
조씨의 이분법에 의하면, 이 글을 쓰는 나도 어쩔 수 없이 친북좌익이다. 김대중-노무현을 지지하는 까닭이다. 김대중-노무현을 지지하기만 해도 친북좌익으로 분류되는 이 섬뜩함이여~! 또한 나는 반역세력이기도 하다. "국가보안법을 개정 내지는 수정"하려고만 해도 '반역세력'의 딱지가 붙는 터에(애국이냐 반역이냐로 나누자, 2002.7.9) 인권탄압의 악용을 경계한답시고 국보법 폐지를 소원하고 있으니 뻔할 '뻔' 자 아니겠는가.
각설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간첩'이라 칭하고,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친북좌익'으로 매도하는 조씨의 글들이 아무 제지없이 인터넷 사이트에 버젓이 또아리를 틀고 대국민 선전·선동극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무어라 설명할까. 미국의 언론자유를 능가하는 대한민국의 승리? 반공·승공·멸공에 불타는 보수세력들의 총궐기? 월드컵 열기에 묻혀 잠시 하나가 된 듯 보였으나 서해교전으로 다시 본색을 드러낸 남남갈등의 표출?
그나저나 이회창씨가 집권하게 되면 그때도 이런 글들이 가능하려나 모르겠다. 자신에게 불리한 것을 말하기만 하면 대뜸 고소해서 입에 자물쇠를 채우는 것을 보면, 필경 입을 닫고 살아야만 할 것 같은데 아마 이회창씨의 치세에 그를 비방하는 이런 글이 인터넷 사이트에 실린다면 글을 쓴 이는 당장 창자가 뽑히고 씨가 말리는 비극을 당하기 십상일 게다. 언론탄압(?)조차 못하는 김대중 대통령만 물러 빠졌다고 해야 할지. 에휴~!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뒷골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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