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교수님 글 퍼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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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에 영향력 행사하고 싶은 金正日
盧武鉉씨를 여당의 대통령 후보로 밀어줄 것을 결의한 소수는 좋게 말해서 政局(정국)의 안정을 도모하고 南北관계의 적어도 현상유지만이라도 하기 위해 勇斷(용단)을 내렸을 것이다. 바람이란 한 번 불었다 곧 잦아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심이 안 되는 불안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많다. 그 사람들도 그것이 걱정일 것이다.
그리고 증오가 극에 달하면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도 감히 실행에 옮기는 北의 이념과 체제를 생각할 때, 밤과 낮으로 군사 독재자 살인강도의 두목이라고 욕설을 퍼붓던 朴正熙 장군의 따님을 평양으로 초대하여 미소로써 일관하는 金日成 장군 아들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이겠는가. 정신을 차리고 좀 짚어보자.
자유민주주의자들과는 달리 사회주의자ㆍ공산주의자들에게는 일정한 전술전략이 있는 법이다. 그리고 목적을 위하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그들의 철학이요, 가치관이다. 「인민을 위하여」라는 허울 좋은 구실만 내세울 수 있다면 사람을 죽여도 좋고, 병신을 만들어도 좋고, 반동분자로 낙인이 찍힌 자가 사는 집에 한밤중에 폭탄을 던져 一家(일가)를 沒殺(몰살)케 하고도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목적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심하다 못해 어이가 없다고 느껴지는 것은 그런 北을 상대하는 남한의 지도자들이다. 또 그들의 술책에 놀아나는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인터넷이 불이 나는 것을 보면 그런 계층이 새로 등장한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물론 北의 독재의 양상이 金日成 시대와는 다르다고 주장할 사람들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권침해가, 정치적 탄압의 사례가 전보다 더 많으면 많지 줄어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 체제의 총지휘자격인 金正日이 군사독재의 상징이던 朴正熙의 따님을 만나 다정한 눈빛과 제스처를 보내고 싶은 생각이 났겠는가. 當代(당대)의 명배우 崔銀姬(최은희)라면 이해가 간다. 일본을 휩쓰는 명가수 金蓮子(김연자)라면 수긍이 간다. 그런데 왜 朴槿惠인가. 이 일을 알선한 남한 謀士의 뜻이 北의 독재자의 뜻과 일치된 것이다. 李仁濟나 金重權(김중권)은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다 하여도 兩金(양김)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된 지는 이미 오래인 것 같다.
盧武鉉을 내세우면서도 실권자들의 불안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 왜? 李會昌(이회창)의 뿌리는 깊다. 지난 15代 대통령 선거에서 37만 표라는 근소한 표차로 패배한 李會昌에 대한 동정심은 아직도 그대로 있다. 아무리 바람으로 띄워도 고무풍선의 바람은 조금씩 빠지게 마련이다. 햇볕정책에 깊숙이 관련된 사람들이 당황할 만도 하다. 그들도 구체적인 작업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李會昌을 능가할 만한 대통령 후보가 야당에만 없는 것이 아니라 여당에도 없다.
盧武鉉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는 사실을 왜 여권의 실력자들이 모르겠는가. 그렇다면 대책은 하나뿐이다. 야당을 분열시키는 것이고 李會昌에게 최대한의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몇 가지 마련돼 있는 대책 중에 첫째는 朴槿惠 의원을 탈당케 하는 것이다. 물론 그의 한나라당 탈당이 본인의 결정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그러나 그가 그 결정을 하기까지 안팎에서 작용한 힘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朴槿惠의 탈당이 매우 시급하게 느껴진 것은 朴槿惠 자신보다도 그의 주변인사들보다도 어쩌면 여권 핵심의 窮餘之策(궁여지책)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16代 총선에서 단합된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준 영남표를 분산시켜야 하는 것이다. 金海(김해) 출신 盧武鉉을 앞장세운 거짓없는 동기가 있다면 그것도 경상도 사람들로 하여금 뭉치지 못하게 하는 일이다. 「분열시키고 정복하라!」는 격언은 로마시대부터 통용되는 술수가 아닌가. 그런데 16代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내용에 있어 영남은 똘똘 뭉쳐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고 있다.
경상도 사람들이 말은 없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는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은 속으로 이렇게 뇌까리고 있다. 「경상도 사람 하나 앞세우고 전라도 사람들 몽땅 해먹을 판인가. 안 될 말이지」 그런 말을 영남 여러 곳에서 들은 바 있기에 하는 말이다.
야당도 대통령 후보 경선이 절대 필요하고, 黨(당)의 총재와 대권 후보는 별개여야 한다는 주장에 李會昌도 굴복하여 알몸으로 링 위에 올라가 이리 맞고 저리 터지고, 비록 流血(유혈)이 낭자하지만 12라운드를 끝까지 싸우고 선수권 벨트를 허리에 두르고 링에서 내려왔다. 국민의 눈에 일단 말이 아닌 꼴이 돼 있었다. 그러나 이미 상처는 아물어가고 오는 12월18일 마지막 한판 승부에 임할 정신적ㆍ육체적 준비는 어느 정도 된 것으로 우리 눈에는 비친다.
그렇다면 남한 정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北의 金正日이 비상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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