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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보에 대한 섭섭함과 불쾌감-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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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펌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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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10 06:30:28 from 211.183 조회수 25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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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DJ가 민주당 내에서 제기되는 탈 DJ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청와대 인사들의 반응을 통해 DJ의 심기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을 뿐이다.
일단 청와대 측은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DJ의 내치 중단 요구에 대해 ‘초 헌법적 발상’이라며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조순용 정무수석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일정 부분 떼어내 마비시키려는 초헌법적 발상”이라며 “국민이 임기 동안 국정을 책임지라고 맡겼는데 이를 중단하라는 것은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또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건의할 전면 개각 요구도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는 분위기다. DJ가 이미 당과 절연(絶緣)하고 ‘정치 불개입, 국정 전념’을 표방해온 입장에서 당의 개각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수용한다면 ‘위장 절연’ 등의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이유다. 만약 DJ가 개각을 결심할 경우 당의 요구에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지 않고 7월 중순 쯤 대선 관리 중립내각을 발표하는 선에서 당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청와대 인사들의 전망이다.
특히 청와대는 민주당 쇄신파들이 거론하는 ‘박지원 책임론’ 등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 대해선 ‘불쾌하다’는 반응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의 한 비서관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박 실장을 끌어들이는 것도 이젠 식상하다”며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는 지적도 없이 몽땅 책임지라는 요구는 그야말로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쇄신파가 요구해온 김홍일 의원의 탈당문제에 대해서는 한화갑 대표가 총대를 멘 이상 당사자 입장을 존중해 당과 협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최근 민주당의 탈 DJ 갈등을 지켜보면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섭섭함과 불쾌감도 번지는 분위기다. 노 후보의 부상(浮上) 배경이 됐던 국민경선제의 탄생에 DJ의 탈당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만큼 결과적으로 DJ에게 빚을 지고 있는 노 후보가 더 이상 DJ를 코너로 몰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DJ가 당에서 손을 떼면서 ‘김심(金心)’ 논란 없이 후보가 된 이상 더 이상 DJ를 끌어들이지 말고 혼자서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청와대 내부에서는 YS를 찾아가는 ‘악수(惡手)’를 두는 등 노 후보 스스로 지지율을 깎아내리고 그 책임을 DJ에게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기분 나쁘다는 반응이다.
DJ 측근들의 노 후보에 대한 불쾌감은 최근 8·8 재보선 공천을 둘러싸고 노 후보와 남궁진(南宮鎭) 문광부 장관 사이에 벌어진 입씨름에서도 엿보인다. 최근 노 후보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궁진 장관의 경기도 광명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셨던 분들이 이번 보선에서 전면에 다시 진출하는 것은 여러가지 정치적 분위기상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부정적으로 언급했고, 이에 대해 남궁진 장관은 “김 대통령 때 (해양수산부) 장관했던 사람은 (대통령) 후보를 해도 괜찮고, 가까이서 모신 사람은 국회의원 출마도 못한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한 동교동계 인사는 “노 후보야말로 언론사 세무조사 때 ‘조폭 언론’ 운운하는 등 DJ 노선의 충실한 계승자임을 누구보다 강조하지 않았느냐”며 “아무리 권력 재창출을 위해서라지만 자신의 궤적을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노 후보, 자신의 궤적 부정하면 안돼”
DJ 측근들은 평소 노 후보에 대해 “참 좋은 사람”이라며 호감을 표시해온 것으로 알려진 DJ가 당내에 이렇다 할 세력이 없는 노 후보에게 장관 자리를 주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해 오지 않았더라면 오늘날의 노 후보는 없었을 것이라는 말도 한다.
실제 노 후보가 탈 DJ문제를 둘러싸고 ‘인간 노무현’과 ‘지도자 노무현’ 사이에서 고민한다는 말을 하는 것도 이러한 DJ와의 관계가 걸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노 후보는 이제 ‘인간 노무현‘ 대신 ‘지도자 노무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연 DJ는 스스로 ‘밟히는’ 모습을 보이며 노 후보에게 정권 재창출의 길을 열어줄 것인가. 이와 관련, DJ 주변 인사들은 평생 정치판을 주시해온 현실 정치인인 DJ가 대선 정국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는 관측은 아직 이르다는 말도 하고 있다. DJ 비서 출신의 한 인사는 “정치 9단인 DJ를 아직 ‘종이 호랑이’로 봐서는 안된다. DJ가 정치판을 새로 짤 힘은 없지만 새 판을 짜는 데 영향력은 미칠 수 있다. 민주당 간판과 노 후보로는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DJ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는 예측 불허”라고 말했다. DJ가 퇴임 이후의 안전과 정권 재창출의 염원을 누구보다 강하게 품고 있는 이상 DJ는 아직 대선 정국의 ‘살아있는 변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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