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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소환제가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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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10 05:21:05 from 61.104. 조회수 14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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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소환제가 있었다면
아마 이랬을 것이다. “아빠, 히딩크가 명예시민증 받으면 기념사진도 찍겠네?” “물론이지!” “나도 히딩크랑 사진찍을 수 있을까?” “물론이지. 옳지. 조 서방도 불러라. 조 서방도 축구응원 열심히 했으니까!” 이렇게 해서 시청 밖에 운집해 있는 시민들을 제치고 단상에 올라온 서울시장의 아들과 사위는 행복하게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취임한 지 이틀도 안 된 개인적 가족적 흥분과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던 히딩크와의 만남이란 흥분이 겹쳐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실수로 보아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일의 처리과정은 이명박 시장이 4년 동안 서울시정을 올바르게 이끌어갈 자질이 있는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텔레비전에 출연해 모든 상황을 거짓말로 둘러댔는가 하면, 시민들의 항의로 가득찬 홈페이지가 갑작스레 이 시장을 두둔하는 글로 채워져 여론 뒤집기 작전을 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정두언 부시장은 한술 더 뜬다. 이 시장이 시민과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자 ‘원래 내공이 쌓인 분’이라는 등 시장을 변호하는 데 급급했다. 곁에서 올바른 조언을 해주어야 할 사람이 2년 뒤 국회의원으로 출마할 서대문구의 예산을 많이 따내려고 정무부시장이 됐다는 발언을 노골적으로 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중앙 정치의 볼모가 되면서 특정지역을 특정당이 몰아서 차지했다. 단체장과 지방의회가 사실상 일당 차지가 되면서 견제기능을 잃고 있다. 나쁘게 말하면 한통속이 되어 전횡을 저지를 여지가 많은 것이다.
2기 단체장의 20%가 구속되어 옥중결재를 했고, 그동안 지방자치는 파행으로 흘렀다. 선거로 뽑히고 임기가 보장된다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가다간 지방자치의 본래의 뜻이 퇴색할 것이다. 주민소환제, 주민소송제, 주민청구 지방의회 해산제 등의 보완이 시급하다. 이런 제도가 있었다면 서울시장단이 이렇게 오만방자하고 방약무인한 짓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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