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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선은 국민과의 약속 위반(펌--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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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이필재 기자(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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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10 04:07:01 from 128.250 조회수 43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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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60만여명.
지난 3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국민경선 당시 전국에서 국민선거인단을 신청했던 사람들 수입니다. 3월의 주말을 뜨겁게 달궜던 이 '정치 실험'엔 3만5천명의 유권자들이 참여했습니다. 전국민이 주말을 기다리며 이 '연작 드라마'를 지켜봤었죠.
'우리를 즐겁게 하는 것들.'
지난 달 우리 국민들이 월드컵에 푹 빠져 지냈다면 지난 3월 한 달은 민주당 국민경선이 우리를 즐겁게 했었습니다. 이어진 한나라당의 후보 경선에 영향을 미쳤고, 상향식 공천의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정당 민주화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한때나마 국민들의 정치 혐오증을 완화시켰다고 봅니다.
그로부터 석 달여, 지금 민주당은 후보 재경선 문제를 놓고 다투고 있습니다. 심지어 '경선 없는 제3 후보 추대론'이 나오고, 국민경선의 승자인 노무현마저 "재경선이 실시되기 전엔 후보 자리를 내놓을 수 없다"며 사실상 재경선 수용의 뜻을 밝혔습니다.
가정이지만, 그의 지지율이 추락하지 않았다면 '본선'을 5개월여 앞두고, 국민들을 끌어들여 뽑은 후보를 바꾸자는 얘기야 안 나왔겠죠. 한나라당 이회창과의 지지율 역전에 대한 책임에서 그가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후보가 된 후 그가 보여 준 행태는 지지층의 외연을 확대하기 보다 등을 돌리게 만든 게 사실입니다.
그렇더라도 민주당 안의 후보 교체론은 이렇다할 명분이 없습니다. 개헌론으로 포장한 이른바 연합전선론-반이회창 연대론 역시 위장된 후보 교체론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을 무시한 발상이죠. 이 나라 주권자이자, 정치 서비스의 고객인 국민을 정치 쇼의 들러리로 만드는 처사입니다. 한 마디로 국민과의 계약 위반이라고 봅니다.
5년 전 이인제는 소속당 후보인 이회창의 지지율이 그의 아들의 병역 면제 문제로 급락하자 경선에 불복, 새 당을 만들어 대선에 출마했습니다. 나쁜 선례를 남긴 이인제의 경선 불복은 그러나 그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습니다. 당 차원의 원인 무효 선언은 아니었죠. 사실관계를 떠나 병역 비리 의혹이 국민적인 공분의 대상이 됐던 것도 사실입니다.
반면 지금 민주당의 후보 교체론은 당 차원의 논의입니다. 집단 최면에 걸리지 않은 다음에야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비판의 대상이 된 노무현의 언행은 자질 시비의 대상일 뿐, 비리의 범주와는 구별돼야 합니다.
정권의 획득이 목적인 정당, 더욱이 집권세력으로서 정권 재창출이 불투명해 지는 마당에 수수방관만 할 수는 없었겠죠. 그렇다고 정도에서 벗어나서야 되겠습니까?
지난 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수권 능력을 검증 받았습니다.
야당이 될 각오도 집권당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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