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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서해 교전 보도 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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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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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10 11:32:54 from 203.248 조회수 51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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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9일 터키와의 월드컵 3∼4위전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응원이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을 무렵 서해에서는 생명을 앗아간 수천수백발의 실탄이 오고갔다. 응원도중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군 경비정이 우리 고속정 1척을 공격해 탑승해 있던 해군 27명 중 4명이 숨지는 등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고속정이 침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잔치분위기는 갑자기 얼어붙었고, 자유시민연대 등 애국단체들은 교전사태가 북한의 선제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경한 응징을 촉구하고 나섰다. 햇볕정책을 재고하자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서해교전의 배경이 정확히 밝혀지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 1일 온라인 상에서는 자신을 ‘연평어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교전당일 사건을 시간대별로 상세하게 열거하면서 “꽃게 흉년으로 인해 연평도 어민들이 북방한계선을 넘어간 적이 많다”고 주장하는 글이 나돌았다.
온라인에 글을 올린 ‘연평어민’의 신분이 밝혀지지 않아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한 네티즌은 “연평어민이 올린 글을 자세히 읽어보았으나 이 글은 논리적이며 상당한 선동력까지 가지고 있고, 북한의 총격이 있는 순간의 일까지도 마치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어, 내 생각엔 전문적으로 이런 글 쓰기에 익숙한 사람의 작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체불명의 글이 나돈 같은 날 MBC와 한겨레도 연평도 어민들을 만나 ‘어민들이 서해교전의 동기를 유발했다’는 식의 뉴스를 보도해 서해교전의 핵심을 놓치고 있다.
MBC는 7월 1일 “서해교전은 북한군의 도발이 명백하지만, 연평도 어민들은 자신들이 우리 해군의 통제에 좀더 잘 따랐더라면 이런 참사는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자책을 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 “조업구역을 벗어난 어선들을 보호하느라 우리 고속정들은 북한의 선제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애매한 보도로 서해교전이 일어나게 된 배경에 대해 논란을 일으켰다.
MBC에 이어 한겨레도 어민이 북측의 도발을 촉발했다는 식의 보도로 일관했다. 한겨레는 같은날 기사에서 “교전 당일, 50여 척의 우리 어선이 조업구역을 넘어 쳐놓은 그물에서 대규모로 꽃게를 잡으면서 북한의 신경을 건드렸다”며 “교전사태의 일부 동기유발은 연평 어민들이 한 셈이다”고 보도했다.
서해교전과 관련 ‘해당 인사들을 문책하라’는 요구에 민주당 대변인은 MBC와 한겨레의 보도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기 때문에 문책할 사람을 나중에 문책하겠다”고 동조하는 분위기로 흘렸다.
민주당 논평과 관련,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정부와 민주당이 햇볕정책 유지를 위해 ‘남한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북한의 서해도발 사태를 왜곡, 축소하고 있다”고 비난하자 그때서야 이낙연 민주당 대변인은 “‘새로운 상황’에 대한 조사를 ‘남측 책임론’으로 해석한 언론보도는 어로한계선 월경문제와 교전의 본질을 혼동한 데서 비롯된 잘못된 것”이라면서 “본질(서해교전은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넘어 선제공격을 가한 도발)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해명하는 등 해프닝을 빚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일부 언론들의 오보로 인해 서해교전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겨레 신문을 접한 독자는 “조업경계선과 북방한계선(NLL) 사이는 남북한 모두 조업금지 구역이며, 교전당시 북방한계선을 사이에 두고 남쪽에서는 꽃게잡이 배 50∼60척이, 북쪽에서는 30여 척이 조업하는 등 꽃게잡이를 하고 있었다”며 “북방한계선을 넘지 않은 상황에서 둘 다 똑같이 조업을 하고 있었는데, 왜 우리가 넘어서면 월선한 것이고, 북한은 넘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보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월선을 했더라도 군인이 죽을 정도로 심각하게 반응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고 북측을 비난했다.
한편 MBC와 한겨레의 ‘연평어민 반성’이 보도된 후 연평어민들뿐 아니라 군 당국도 발끈하고 나서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국방부는 7월 3일 대변인 발표를 통해 “금번 서해교전 발생과 연평도 지역 일부 우리 어선의 어로통제선 월선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7월 2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충분히 설명한 바 있다”며 “일부언론이 마치 우리 어선들의 어로통제선 이탈로 북한 함정이 NLL을 침범하여 교전이 발생한 것처럼 보도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여론이 MBC를 몰아세우자 MBC는 “정치권 일각과 일부 언론에서는 MBC가 모든 책임을 어민들에게 돌려서 북한의 도발을 물타기하고 있다고 계속 몰아세우고 있다”며 “MBC 몰아세우기에 유감이다”고 보도했다.
-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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