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미디어 비평에서 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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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http:script.imbc.com/tv/cucnt/cucnt350/scenario0057.html
동영상 (2002.07.05 '다시보기')
http:www.imbc.com/tv/culture/media/review_01.html
2002년 7월 5일 (금) / 제 57 회
◉ 성경환 / 진행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디어 비평에 성경환입니다. 월드컵 폐막을 하루 앞두고 발생한 서해교전으로 남북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초점에서는 서해교전의 정확한 진상과 원인규명에 대한 노력 없이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일부 보수언론의 보도태도를 분석합니다. 이어 6월 한 달을 뜨겁게 달궜던 월드컵관련 방송과 보도의 문제점을 정리합니다. 미디어 이슈에서는 최근 들어 각계각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조선일보 반대운동의 실태를 알아봅니다.
뉴스초점 - '전쟁불사론' 외치는 보수언론
지난 달 29일 서해상에서 일어난 남북한 교전으로 우리측 해군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19명이 부상하는 불상사가 일어났습니다. 교전 초기 북한측의 기습공격에 대한 원인분석은 대부분 북한 도발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 KBS 뉴스 9 / 6.29 :
지난 99년 연평해전을 치욕으로 기억하고 있는 북한 군부가 다목적 카드로 무력 도발을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 東亞日報 / 6.30 :
北 군부 등 강경파 불만표출 가능성.
◉ 世界日報 / 6.30 :
北체제 유지용 긴장조성 속셈.
- NLL 부각, 美 대화테이블 유도 시위용, 99년 연평해전 패배 北 군부 보복 가능성, 월드컵 '막판 훼방'-'탈북' 화풀이 일 수도...
이 같은 분석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MBC가 지난 1일 새로운 사실을 보도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 MBC 뉴스데스크 / 7. 1 :
어선들 가운데 10여 척이 꽃게잡이에 열중한 나머지 정해진 작업 구역을 넘어섰습니다.
- 제가 이쪽 구역을 벗어나 가지고 들어가니까 우리 경비정이 어민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그걸 제지하려고 막은 거예요.
우리 해군은 급히 어선들을 남쪽으로 유도했지만 어선 한 두 척이 해군의 통제를 무시한 채 달아나 우리 고속정과 어선간에 추격전도 벌어졌다고 전해졌습니다. 결국 이 추격 중 와중에 갑자기 나타난 북한 경비정과 교전이 벌어지게 됐다는 것이 목격자들의 일치된 증언입니다.
또한 어선들의 월선행위가 선주들의 사전 집단모의에 따라서 이루어졌고 우리 해군 당국도 묵인했다는 추가 보도도 나왔습니다.
◉ MBC 뉴스데스크 / 7.2 :
교전이 발생하기 사흘 전인 26일, 선주들이 모여 집단적으로 적색선을 넘기로 모의한 뒤 어선 56척이 실제로 적색선을 넘었습니다. 적색선은 어업 한계선보다는 위에 있고 NLL, 즉 북방한계선 바로 아래 있는 이른바 군사작전상에 마지노선입니다. 어선들이 필사적인 집단 월선을 계속하자 해군 당국은 28일 밤, 통제 받는 것을 조건으로 적색선을 넘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어민들은 증언했습니다. 교전을 벌였던 해군 병사들은 어선들의 월선이 교전의 원인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 보도가 나가자 한겨레신문을 비롯한 일부 신문들은 후속 취재를 통해서 이 문제를 집중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 한겨레 / 7.3 :
“어선 월선에 북함정 출동”
어업 통제선 벗어나 남북해군 충돌 원인 제공.
◉ 경향신문 / 7.4 :
어선들 적색선 넘어 조업해왔다. 본지 입수 '월선 어구 철거안'서 확인.
서해 어민들의 월선조업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연평도 어민들이 조업 및 항해가 통제된 적색전을 넘어 군 당국의 묵인 아래 조업을 해온 사실이 경향신문사가 입수한 연평도 어민회 문서를 통해 밝혀졌다.
그러나 이른바 보수언론들은 이 같은 보도가 우리측에 책임을 떠넘긴 것이라면서 사설을 통해서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 朝鮮日報 사설 / 7.4 :
“우리 漁船들 탓...”이라니.
◉ 東亞日報 사설 / 7.4 :
남측 책임론 무책임하다.
◉ 중앙일보 사설 / 7.4 :
北의 선제 공격이 남측 탓이라고?
- 우리 군의 공식 입장을 무시하고 정치권, 또는 일부 언론이 근거 없이 남측 책임론이나 우발적 교전론을 흘린다는 것은 국론 분열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
다른 방송사들도 군 당국자와 어민들의 말을 인용해서 북한 책임론을 부각시키기에 바빴습니다.
◉ SBS 8 뉴스 / 7.3 :
요즘 국민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마치 우리 어선들이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정황이 있다는 식의 일부의 주장입니다. 국방부가 이 부분에 대해서 오늘 확고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 KBS 뉴스 9 / 7.4 :
북한 경비정의 출몰로 어민들이 큰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이번 교전을 어민책임이라고 하는 주장에 대해 어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선이 북쪽으로 너무 올라가 북한 경비정을 자극했다고 주장하는 일부 선원들은 실제 배의 좌표도 볼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MBC가 보도한 이런 사실들이 왜 대다수 언론에서는 전혀 보도가 안 됐을까요. 어민들이 이러한 말들을 오직 MBC 취재 기자에게만 했을까요?
◉ 연평도 어민 :
다른 방송사나 다른 신문사에 이야기를 했다. 다 했는데 거기서 내용을 실은 적이 한번도 없다. 취재하는 그런 자세로 얘기하질 않았다.
- 주로 어떤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받으셨나요?
교전 당시 상황 그런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조업은 어떻게 해 나가는가 그런 것을 물어봤다.
서해교전은 자칫하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었던 대단히 민감한 사안입니다. 따라서 결과만을 보고 흥분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진상확인이 무엇보다도 우선한다는 지적입니다.
◉ 이종석 /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앞으로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고 또 우리가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상황조사, 진상조사는 불가피한 거죠. 근데 이런 진상조사에 나서는 여러 가지 일들을 갖다가 마치 반애국적이거나 또는 친북적인 태도라는 식으로 만약에 비판한다면 그거는 정말 그때는 우리가 올바른 대응책을 세울 수 없습니다.
사실 NLL, 즉 북방한계선은 지난 1953년에 이승만 정부의 북진 통일정책을 막기 위해서 UN 사령부가 일방적으로 지정했고 또 국제법상으로도 근거가 약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일부 언론이 북방한계선의 태생적인 한계와 분쟁의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을 세울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 한겨레 / 7.2 :
NLL은 화약고... 확전 땐 치명적.
- 북 인근에 함정․전투기․미사일 무력집중 “섣부른 공격은 섶지고 불에 뛰어드는 격”
◉ 경향신문 / 7.4 :
북 경비정 격침 땐 화약고 폭발.
◉ 대한매일 사설 / 7.4 :
남북 공동으로 논의해 보자.
그런데 보수 언론들은 아직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음에도 우리 군의 대응이 무기력했다면서 말 그대로 십자포화를 퍼부었습니다.
◉ 東亞日報 / 7.2 :
막대한 피해 입힌 北 함정 격침 않고 보내다니... 軍 책임자 문책론 무성.
◉ 朝鮮日報 사설 / 7.2 :
누가 우리 軍의 손발을 묶었나.
- 초계함 2척을 포함해 첨단장비로 무장한 해군함정 8척이, 수동식 포(砲)에 의존하는 북한 경비정으로부터 선제공격을 당하고도 격침시키지 못한 것은 의문을 넘은 분노의 대상이다.
또한 매번 남북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단골메뉴로 들먹였던 햇볕정책 폐기론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 東亞日報 사설 / 7.2 :
햇볕정책 '허점' 드러낸 싸움이니.
◉ 朝鮮日報 사설 / 7.1 :
'DJ 햇볕' 이젠 뭐라고 할 작정인가.
- 현 정부의 '튼튼한 안보'는 햇볕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국민 기만용이었다고 해도 정부로서는 할 말이 없게 됐다. 국민들이 북한의 도발 못지 않게 걱정하는 것은 현 정부의 안이한 대북 인식임을 직시해야할 것이다.
◉ 이효성 / 성균관대 신방과 교수 :
진상도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북한이... 일방적으로 그렇게 강경한 주장론을 내세워서 국민들을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데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 비평전문지인 '미디어 오늘'은 이번 주 1면 제목을 '전쟁 나면 언론이 책임지나'로 뽑았습니다. 진실 규명에는 눈을 감고 무조건 북한 때려잡기 식으로 접근했다가 정말 전쟁이라도 나면 이른바 보수언론들이 어떤 책임을 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
◉ 성경환 / 진행 :
정태인씨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미디어 비평은 전쟁을 선동하는 언론 대신에 평화를 노래하는 언론을 기대하면서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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