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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남로당과 관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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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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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9 10:46:32 from 211.204 조회수 7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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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남로당과 관련 없어"
정계에는 떠도는 말이 많다. 특히 대선후보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이 나돌게 마련이다. 의혹의 한 실마리를 찾아가는 와중에 뜻밖의 증언자를 만났다. 오제도 검사(작고)와 함께 공안검사로 이름을 떨친 선우종원 변호사(84)가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부친인 이홍규옹(97)에 대한 증언을 했다.
"그 사람은 남로당하고는 관련이 전혀 없어. 그 사건은 같은 사무실을 쓰던 오제도 검사가 담당했지. '내가 무슨 죄목이냐'고 하니까 '보안법 위반'이라고 하더군. '법학자동맹'에 가담했다고 하던데, '법학자동맹 사건'은 내가 담당했으니까 내가 더 잘 알았지. 결국 아무 혐의도 못 잡고 공소취하하고 말았다니까."
선우 변호사가 증언한 것은 지난 2월 민주당 송석찬 의원이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제기한 이 후보 부친의 남로당 관련 부분. 이날 송 의원은 "(이홍규옹이)남로당 프락치로 좌익활동을 하던 중 1950년 법조 프락치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가 6-25전쟁이 터지자 공산당이 내려오면서 석방됐다"고 주장했다.
"하루는 장면 전 총리로부터 전화가 왔어. 당시 주미대사였는데 잠시 귀국해 있다며, 혜화동 집으로 한 번 찾아오라는 거야. 사적으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지. 찾아갔더니 대뜸 이홍규 검사에 대해 이야기하더라고."
1950년 3월 26일 이홍규 검사는 남로당원을 풀어준 혐의로 서대문형무소에 구속-수감됐다.
"현직 검사가 뭐가 부족해 빨갱이짓을 했겠느냐고 그러면서 이 검사는 자신이 보증한다고 말하더군. 나도 그 당시에 현직 검사가 체포됐다는 이야기를 귀띔으로 듣긴 들었다고 답변했지. 그러나 오 검사가 담당하고 있는데 내가 어쩔 수 있나. 슬그머니 물어보니 '법학자동맹'에 가입했다고 하더군. 그건 내가 담당하던 사건이니 내가 더 잘 알았지."
법학자동맹 사건은 1949년 조평재씨(당시 변호사-동맹위원장)를 중심으로 법조계 인사들이 남로당에 가입해 남로당원의 석방을 도왔다가 적발된 사건이다.
"나는 법학자동맹에 그 사람이 없다고 그랬지. 그래도 내 말을 안 들었어. 국가보안법으로 체포해놓고는 남로당원을 풀어줬다는 직권남용으로 기소한 거야. 그것은 말이 안 돼. 위법이야."
선우 변호사는 이홍규 검사가 체포된 지 한 달도 안 된 1950년 4월 초쯤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이 사건은 결국 공소취하됐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부산으로 피난가서 검사로 복직됐다고 한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승만 전 대통령과 가까운 윤모 충북지사가 공금횡령으로 걸렸는데, 당시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였던 이 검사가 위에서 봐주라는 말을 안 들었던 거야. 그래서 '괘씸죄'에 걸려든 거지. 당시에 이 전 대통령이 애꿎은 사람을 공산당으로 몰아대는 경우가 많았어. 터무니없는 일 가지고 사건을 만드는 것은 어떤 일이라도 밝혀야 해."
선우 변호사는 이홍규옹의 친일 문제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답변했다.
"일제 때 검찰청 입회서기가 뭐하는지 알아. 순경보다 못했어. 경감이라면 영장이라도 발부하지. 검찰청 서기는 검사가 취조한 내용을 받아쓰는 것밖에 없어. 친일 할래야 할 수가 없어."
윤호우 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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