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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의 모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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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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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9 12:05:16 from 211.193 조회수 28 추천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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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로 직업의 안정성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마 우리나라 전 직종중에서 장관직만큼 안정성과 전문성이 결여된 자리도 따로 찾아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장관 취임사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이임사를 준비해야 하는 황당한 경우도 별로 드물지 않고, 그것도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런저런 이유로 떠밀려서 별수없이 물러나야 하는게 거의 대부분이라 직업치고는 참으로 불쌍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짤리는' 이유도 가지가지여서 공식석상에서 말한번 잘못했다거나, 권력실세의 눈밖에 나거나, 집권여당이 선거에서 대패하면 소위 '민심수습'이라는 미명하에 속죄양 처럼 단체로 모가지가 날아가는 것이 다반사이며, 드물게는 장관직을 남보다 오래했다는, 이유아닌 이유로도 교체를 당하더군요. 안정성이 없는데 전문성이 확보될리는 전무해서 연극무대에 서다가 환경부 장관을 하고, 교단 밑에만 앉아 있던 사람이 교육부 장관이 되는가 하면, 요트를 좋아하는 덕택에 해양부 장관을 할 수 있는게 현실이지요. 하긴 또 금방 교체되니까 굳이 전문성을 따질 필요가 없을런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이번에는 '조직장악력이 없다'는, 비교적 '참신'한 이유로 법무부 장관이 바뀔 예정이라는데 관련기사를 보면 결국 아들비리 수사 선처 요구를 감히 묵살한, 소위 괘씸죄에 저촉된 모양입니다. 당사자인 장관 입장에서 보면 참 억울하겠지만 그보다 더 헐한 이유로 또는 개인비리 때문에 자리를 떠나야 했던 사람들이 즐비한데 비해 그래도 그 분은 떳떳하게 정부청사를 나설 수 있으니 어쩌면 새옹지마라고 좋게 생각해도 될법 합니다. 대통령이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나라에서 장관직의 가치는 장기판의 卒 하나 만큼도 되지 않음은 이미 아셨을 테니 별로 미련을 두지 않으셔도 되겠지요?
그리고 장관자리가 '대중'음식점 좌석처럼 자주 임자가 바뀌는 자리라면 전국구 후보처럼 1번 2번... 하는 식으로 순서를 정해 미리 '공천'을 하여 장관업무를 후보시에 익혀 업무차질을 줄이던가, 아니면 아예 일용잡급직으로 변경하여 수많은 전직장관의 퇴직금에 드는 세금이라도 절약해 보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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