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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압력의혹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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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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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8 08:52:42 from 211.204 조회수 82 추천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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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압력의혹 일파만파
청와대측이 법무부 장관에게 김홍업씨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취지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진원지가 ‘청와대’인 데다 발설지가 법무부 쪽이어서 대통령 두 아들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현 정권으로서는 또 한차례 치명적인 도덕적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처 부탁인가, 압력 행사인가=법무부 관계자는 “청와대측이 홍걸씨 구속 이후 송정호 장관에게 수십차례 전화를 한 바 있다”면서 “송장관은 전화를 받은 뒤 법무부는 중립을 지키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화통화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지만 수십차례 전화통화의 수식어로 ‘압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청와대측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홍업씨가 검찰수사 과정에서 선처받을 수 있도록 장관이 힘써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특히 상대가 청와대 고위인사라면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부탁’이 곧 ‘압력’으로 받아들여졌을 여지가 크다.
이 관계자는 전화를 건 상대방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다”라고 밝혔다. 민정수석실은 통상적으로 업무협조 차원에서 법무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압력으로 해석되는 부탁전화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업무협조를 핑계로 법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유·무언의 압력을 가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여기에 청와대측이 송장관에게 수사지휘권 발동을 종용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의 또다른 관계자는 “청와대측에서는 송장관에게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수사지휘권 발동을 종용하기도 했다”며 “송장관은 전직 장관 등을 통해 자문을 구하는가 하면 간부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아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 역시 청와대의 부탁이 ‘압력’이었음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어떤 바보가 그런 요구를 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할 수는 있다”면서 ‘압력 행사’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그럴 가능성’에 대해서는 청와대측도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청와대 압력의혹, 돌출과정=청와대의 선처취지 압력행사 파문은 최근 제기된 개각설과 관련, 청와대측이 송정호 법무장관을 경질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질설의 배경이 ‘조직장악력 및 업무추진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무부측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8일 “청와대가 송장관에 대해 조직장악력이 없다는 식으로 경질설을 흘리고 있다”면서 “법을 집행하는 법무부 장관이 법에 따라 수사한 것에 대해 조직장악력 운운하며 경질하겠다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측이 법무부에 압력을 행사하려 한 흔적은 홍업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된 4월 이후 곳곳에서 확인된다. 우선 검찰 및 정치권 주변에서는 홍걸씨 구속 이후 청와대가 송장관으로부터 홍업씨 수사계획을 보고받을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또 청와대측 한 인사는 검찰수사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인사는 당시 “홍업씨 주변인사 400명에 대해 6개월간 수사를 펴는 곳은 우리나라 검찰밖에 없다”면서 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불만을 털어놓았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파문에 대해 압력행사 진위는 물론 당사자를 모두 가려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훈기자 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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