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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노무현과 도쿠가와 이에야쓰 그리고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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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왕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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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08 09:28:59 from 211.211 조회수 16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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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았던 선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대기를 다룬 대망이란 소설에서 미카와의 무사들이 어린나이에 볼모로 잡혀간 그들의 성주 이에야스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식민통치의 억압속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미카와 무사들의 모습은 한국문화와 자본주의에 익숙해진 이질적 문화로는 이해되지 않는 모습이다.
요시모도가 교토를 향해 기병하였을때 이에야스는 선봉으로 자기 영지의 미카와 무사들을 이끌고 전쟁에 참가하게 된다. 오다 노부나가에 의해 요시모도가 패하므로 볼모와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무사히 영지를 회복하고, 기다리던 성주를 받아들이던 미카와 무사들 앞에서 이에야스는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헐벗고 굶주리는 그 기간동안 몰래 미래를 위해 창고 가득히 양식과 재물과 무기를 축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참이 지나고 노부나가의 뒤를 이어 정권을 장악한 히데요시와 간또정벌에 나선 이에야스는 히데요시로부터 그동안 공들여온 영지를 버리고 간또8주로 옮길 것을 명령받는다. 이때 이에야스는 후에 에도막부의 정치철학이 되는 '꽃과 열매를 동시에 주지 않는다'라는 휘하 무사들에 대한 영지분배 방법을 추진한다. (권력을 주면 영지를 주지않고 영지를 주면 권력에 종사하지 못하게 한다. 지금이야 지방자치단체는 순 봉사직이지만 일본 전국시대의 영지는 자기 땅이요 자기 재산이다.)
소설에서는 이를 위해 늙은 무사 사꾸자가 앞장서서 은퇴하고 모든 늙은 무사들이 스스로 은퇴를 하게 된다. (간또8주는 기존 영지보다 굉장히 늘어난 것이며, 그동안 이에야스를 추종하던 무사들은 자신의 영지가 늘어날 것을 당연히 기대했고 분배과정에서 서로 다른 무사에 비해 많이 받을 것을 공적을 들어 주장했다. 늙은 노신들은 이런 혼란을 예상하고 스스로 은퇴한 것이다.) 그 덕분에 이에야스는 굉장히 짜게 영지들을 분배했고 이런 과정에서 영지분배 문제로 내부 단결이 깨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지를 잘 경영하는 생산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성공한다.
이런 가신들의 태도는 '바라고 일하는' 다른 전국무장들의 일반적인 태도와 비교되는 것이었으며, 결국 '기대하지 않고 일한다'는 이에야스의 가풍의 승리로 마무리된다. 일본 전국시대의 혼란은 종결되고 에도막부가 19세기말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소설은 소설이다. 하지만 그 의미는 현재 한국의 정치지형을 바라보는 데 많은 비교할 만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오늘 노무현후보가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이라고 친필서명한 '노무현이 만난 링컨'이란 책을 등기로 보내왔다.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고 무척이나 기쁜 마음이 들었다. 보내준 이유는 노무현 공식 홈페이지에 천만번째 접속을 한 기념이란다. 우연히 천만번째 접속을 한 것이고 그 사실 자체가 기뻐서 즐거웠지만 특별히 멀 바란 것은 아니었는데 챙겨준 것이다. 머... 이 사실 자체가 별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이것을 받고 '모두가 기대하지 않고 처분을 위임한다면'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금의 대통령 아들비리나 권력형 비리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기대하고 일하는' 보상적 행동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대충 전두환부터 김대중까지 이어지는 권력의 주변에서 벌어진 비리라는 것도 크게 두 가지 스타일로 나눌 수 있다. 전두환-노태우는 스스로 권력형비리의 중심에 있었으며, 김영삼-김대중은 패거리 정치를 하는 바람에 주변의 비리라는 점이다.
권력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바라지 않고 일한다'라는 그리고 그 일한다는 것은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전체의 이익(국가의 이익, 민족의 이익, 현실적으로는 한국 국민 모두의 이익)을 위한다는 기본에만 충실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계층)의 이익을 실현한다는 정치이론과 모든 계층의 이익을 실현한다는 정치철학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또한 현재의 모든 계층뿐만 아니라 역사적 시간속에서의 할 일을 정치철학에 담고 있는 것은 더더욱 차이가 있는 것이다. 현재의 정치사건은 미래의 후손들에게 주어지는 선택권없는 전제가 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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