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의료원은 허위 왜곡 선전을 중단하고
의료원장은 파업 사태해결을 위하여 책임있게 나서라.
인간생명 존중의 정신에 따라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환자들을 위해 세워진 의료기관인 가톨릭 중앙의료원이 파업 47일째를 맞고 있습니다. 민주노조사수와 노조탄압에 맞서 힘겨운 파업 투쟁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보건의료노조 성모병원, 강남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지부는 월드컵 전 타결을 위하여 예년보다 일찍 4월 10일에 교섭을 시작하여 성실하게 임해 왔습니다. 그러나 의료원은 행정법원에서조차 위헌의 소지가 있다하여 헌법재판소에 심리중인 직권중재라는 악법을 이용하여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파업에 들어가게 유도하여 불법으로 몰아 법과 원칙을 지킨다는 미명아래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키거나 아예 와해시킬 수 있다는 계산 하에 파업 전야제인 5월 22일조차 교섭을 하지 않았습니다.
세차례의 업무복귀 명령, 6월 24일 공권력 투입, 임금 미지급, 각종 회유와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로비를 사수하고 있는 조합원을 보면서 의료원은 각성해야 합니다. 눈과 귀를 막는다고 진실이 가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20일째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조합원을 보이지 않게 한다고 의료원장의 출퇴근 시에 서너명의 의료원 직원들은 의료원장의 눈을 가려 주고, 중간 관리자들은 조합원들의 절절한 소리를 전하지 않고 조금만 더 노동조합의 목을 조이면 노동조합을 굴복시킬 수 있는 것처럼 버티고 있습니다.
<조속한 타결에는 관심이 없고
허위 왜곡 선전으로 일관하고 있는 의료원은 각성하라>
파업 1일차인 5월 23일부터 의료원은 조합원을 협박하더니 7월 4일자 유인물에는 타결을 노력하기보다는 허위 왜곡선전만을 일삼고 있습니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파업을 장기화시키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번 파업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의료원이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노동조합 파괴의 목적달성을 위하여 파업을 장기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환자들의 생명을 자신들의 목적달성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의료원의 몰지각하고 부도덕한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그 책임에 대해 단호히 물을 것입니다.
또한 의료원은 7월 4일자 다른 유인물을 통해 "전년도 많은 것을 양보하며 쟁점사항 들에 대한 타결을 보았고, 노측에서도 다음부터는 파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을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2001년은 임금교섭만 있었고 전야제에 교섭을 회피한 의료원에게 파업을 막기 위하여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청하여 타병원보다 높지 않은 타결율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하였고, 파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은 한 적이 없음에도 집행부와 조합원을 이간질하기 위해 허위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허위 선전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또한 의료원은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하기에 무노동 무임금, 징계를 반드시 하겠하며 체포영장 13명, 소환장 47명, 징계위원회 회부 159명이라는 보건의료노조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탄압하고 있으며, 무노동 무임금 적용도 파업 1일당 상여금 10% 감액적용이라는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던 의료원은 이제 "무노동 무임금에 대하여 사측이 할 수 있는 기업 생존을 위한 마지막 발버둥"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노동조합을 죽이기 위하여 스스로 함정을 파놓고서 이제 와서 그 피해를 막기 위해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의료원은 "사태해결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노력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파업 전야제에도 교섭조차하지 않았고 파업 4일차에 처음 실무교섭을 하였습니다. 파업 이후 지금까지 본교섭은 한차례도 없었으며, 책임있는 의료원장은 지부장과 두 번의 만남이 전부였지만 타결의 의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신부님. 대화에 임하십시오"라는 요구하나로 20일째 세명의 조합원이 단식을 하여도 성실한 교섭 태도는 없었습니다.
"현 집행부는 폭력과 파괴, 그리고 물리적인 힘을 동원하여 가톨릭 중앙의료원을 굴복시키려는 자세를 포기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파업 47일째 하면서 현 집행부가 폭력과 파괴, 물리적인 힘을 동원하였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오히려 의료원은 파업을 하고 있는 조합원에게 진료를 거부했으며, 직장내 보육시설인 어린이집의 어린이조차 퇴소시키겠다고 하였고, 가족과 친인척에게까지 전화로 회유와 협박을 하는 등 갖은 언어 폭력을 행사하였습니다. 파업 중인 조합원을 비디오와 사진기를 동원하여 찍어 대었고, 무력으로 징계위원회를 강행하려고 학교 직원까지 동원하여 도발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고 우리 조합원도 안경이 부러지고 임신한 조합원까지 밀쳐 내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습니다.
현 집행부는 정당한 투쟁을 하기 위해 폭력과 파괴를 지양하며, 대화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 침묵시위, 촛불시위 등 평화적 방법으로 농성을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의료원은 공권력을 동원하여 노조사무실까지 사복경찰 수십명이 들어오도록 하였으며, 조합원이 있는 로비까지 경찰에 의해 침탈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고도 지금껏 시설물 하나 건드리지 않은 조합원에게 시설물보호요청을 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의료원장은 사태해결을 위해 책임있게 나서라>
파업이 47일째를 넘어가고 있는데도 책임있는 의료원장은 지부장과 단 두 번의 만남만을 가졌고 타결의 의지는 없었습니다.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의료원 관리자들은 사태해결능력을 잃었습니다.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대화를 요구했고 사태해결을 촉구하였으나 의료원은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미명 하나로 노동조합 죽이기를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조는 파괴 대상이 아니며 파괴하겠다고 하여 파괴되지도 않음을 직시하고 의료원장은 사태해결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성실 교섭에 임하기를 촉구합니다.
의료원의 성실교섭과 조속한 타결을 위하여 20일이 넘게 단식하고 있는 조합원의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있고 우리의 투쟁의 의지는 꺽이지 않습니다. 7월 9일 10시까지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원의 타결의지가 없음을 확인된다면 이후에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하여 전적으로 의료원에 책임이 있음을 밝힙니다. 우리 모두의 희망이고 하느님이 세우신 의료기관이자 우리의 일터인 가톨릭 중앙의료원이 더 이상 노조 탄압의 대명사이고 악덕사업장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의료원장의 책임있는 사태해결을 촉구합니다.
2002. 7. 8.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성모·강남 성모·의정부 성모병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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