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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이명박서울시장에게 면박을 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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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복마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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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08 09:56:35 from 128.134 조회수 26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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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면박을 주노라'
지난 달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논쟁거리 중 하나는 서울 시장 자리를 두고 벌어진 '옥석 논쟁'이었다.
김민석이냐 이문옥이냐를 놓고 논쟁을 벌였는데, 그 와중에서 나온 말 중에 재미있는 것이 바로 "이명박에게는 면박을 주자"였다. 뭐, 어릴 적에 이름 가지고 놀림을 받거나 혹은 놀리거나 하면서 장난을 치던 시절을 떠오를 정도로 너무 이름 가지고 그러는 거 아니야,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이명박 시장은 취임한지 이틀 만에 정말 '면박' 받을 만한 짓을 해버렸다. 그것도 두 개씩이나 말이다. 그래서, 나도 쥐꼬리만큼이기는 하지만 서울시에 세금을 납부하는 시민으로서 이명박 현 서울시장을 준엄하게 꾸짖으려 한다.
이명박 시장은 지난 2일에 시장에 취임했다. 그러니까, 취임 직후부터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뭐, 별거 아닌 거 아니냐' 하고 넘어가려고 하는 듯한데 내가 보기에는 꽤나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직 그가 내건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행정 업무 능력은 떨어지지 않는지를 문제 삼기도 전에 그가 저지른 잘못은 바로 공직자의 자질에 관한 문제이다. '처신'을 잘못하면 욕먹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일천만 시민의 대표 자리라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3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히딩크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발생했다. 취임한지 만 하루만의 일이다.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 시청에서 주관하는 공식 행사에 아들과 사위를 불러들여서 집안 잔치를 한 듯한 인상을 준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의 4급 이상의 간부가 참석하는 공식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시장은 자신의 아들과 사위를 불러들여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 시장의 해명대로 행사가 모두 끝나고 개인적인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다면야 뭐 대단한 구설수에 오를 만한 일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사정은 이명박 시장의 해명과는 다르다. 이 시장은 사회자가 기자들에게 질문의 시간을 주려고 했을 때, 그것을 저지하고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물론 식순에 따르면 기념 촬영을 할 시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촬영 참석자가 문제였다. 공식적인 기념 촬영 이외에 이 시장은 자신의 아들과 사위를 불러들여서 히딩크 감독과 사진을 찍게 했다.
가관인 것은 이날 촬영을 한 이 시장의 사위는 "회사까지 빼먹고 왔다"며 흐뭇해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이 시장의 사위가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이고 상무이사라지만 회사 업무가 그렇게 한가한가. 이명박 시장이 먹고 살기 위해서 바쁘게 뛰어다니는 시민들에게 사위의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비칠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었다면 이런 짓을 연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이날 예정된 히딩크 감독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시간은 공적, 사적인 사진 촬영에 밀려서 취소되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이 시장의 '처신' 잘못은 그치는 것이 아니다. 명예시민증 수여식 에 앞서 진행된 히딩크 감독과 이 시장, 주한 네덜란드 대사의 공식접견에 이 시장의 아들이 참관했다는 것이다. '공시 접견'에 자신의 아들을 참여시키는 이 시장의 태도는 분명히 공과 사를 구별 못하는 어리숙한 태도임에 분명하다. 더구나 해명 또한 거짓으로 한 것은 이 시장의 양심을 의심케 한다. 수여식에 배석해 있던 아들이 식장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이나 행사가 끝나고 자연스럽게 촬영을 했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다. 어리숙한 데다가 거짓말까지 하니 반드시 이 기회에 단단히 '면박'을 주어서 버릇을 고쳐야겠다.
사진 촬영으로 물의를 빚은 바로 다음날이 4일날 이명박 시장은 '처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또 한번 '면박'당할 일을 한다. 이날 이 시장은 부인 김윤옥(55)씨가 총동문회장으로 있는 모 대학 여성고위지도자과정 하계수련회에 참석, 약 1시간 30분동안 특강을 했다. 바로 이 시각은 특급 태풍 '라마순'의 북상으로 서울시가 재해대책을 마련해야할 시급했던 때였다. 이러한 때 경기도에 있는 어느 콘도까지 가서 하계수련회 특강을 했다는 것은 충분히 비난의 소지가 있다.
아직 시장으로서의 업무 파악이 다 끝나지 않았을 때임에도 자리를 비우고 다른 일을 하러 갔다는 것은 전날 일어난 일에 대한 비판에 이 시장이 그다지 마음을 쓰지 않았다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해명도 임기응변식의 거짓말로 일관하고 일이 터진 바로 다음날 업무를 돌보지 않고 다른 일을 했다는 것은 서울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우스갯소리지만 텔레비전 토론에서 이 시장은 당선되면 시장 봉급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180억대의 재산가 이명박 시장의 그 말은 하나도 진솔하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지금 있는 재산으로도 사회 봉사를 할 수 있는 일이 수도 없이 많을 텐데 단지 시장 월급으로 불우한 이웃을 돌보겠다는 말은 농담에 불과해 보였다. 그 농담에 화답해서 '면박'을 준다면 시장 월급 다 챙겨도 좋으니까 업무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단, 시장 봉급 이외에 어떤 이권도 개입하지 말라. 그리고, 공과 사를 엄격하게 구분해서 다시는 시 공식행사를 가족 행사로 착각하지 말라.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면박을 주겠다. 어느 네티즌의 지적에 따르면 히딩크와 기념촬영을 했던 이 시장의 막내 아들이 입고 있던 붉은 티셔츠는 '붉은 악마' 셔츠가 아니라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의 유니폼이고, 신고 있던 샌들은 한국 노동자의 최저임금보다도 비싼 '투루사르디' 제품으로 55만 8천원짜리라고 한다. 공식 행사에 아들을 배석시키고 촬영을 한 것도 문제지만 온통 외제로 도배를 한 아들의 차림새도 모양이 좋지 못한 것은 매일반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시장을 당선시킨 원동력 중 가장 큰 것은 대통령 아들 비리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이다. 권력자가 '집안 단속'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이번 선거는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이명박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사소한 일이라도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앞으로 또 이렇게 가족과 관련된 일로 물의를 일으키면 시민들은 당신에게 분노와 혐오감을 보낼 것이다. 지금은 그저 이 정도의 '면박'일 뿐이지만.
하니리포터 한재연 기자 / citynomad@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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