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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시각차 <한겨레> '냉철' <조선일보> '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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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왕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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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07 01:20:08 from 210.93. 조회수 37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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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시각차 <한겨레> '냉철' <조선일보> '조급'
[속보, 정치] 2002년 07월 05일 (금) 01:07
서해교전이 일어난 뒤 며칠이 흘렀다. 피 흘리며 산화한 장병들의 장례가 치러지고 국방부에서는 진상규명에 나섰다. 여기에다 남북간 충돌로 인해 얼마 후 예정되었던 미국 특사의 북한방문도 공식적으로 중단되었다.
꽃게잡이철에 발생한 남한과 북한의 군함 포격전으로 인한 파급은 국제문제로까지 거론되고 있으며, 국내 정치계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특히 김대중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햇볕정책의 기조를 이번 기회에 꺾으려는 강경세력의 저항도 만만찮다.
7월 4일자 <한겨레> '데스크 칼럼' 코너와 <조선일보> '태평로'에는 공교롭게도 이번 서해교전을 바라보는 양 신문사의 부장급 글이 실려있다. 하지만 그 시각차는 확연하다.
이 두 칼럼은 갑작스런 서해교전 소식에 어리둥절해 있을 국민들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며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조선일보> 김창기 국제부장의 입장
@IMG2@먼저 <조선일보> 김창기 국제부장은 '햇볕정책 '집착'이 문제다'는 글에서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의 사설과 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말을 인용하며 햇볕정책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는 현 정부 초기에 일반 국민들의 지지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여론의 지지를 넘어 '퍼주기'란 말까지 들으면서 북한을 지원해주었다며, 남북대화는 이전 역대 정부도 모두 추진해온 것이고 현 정부와 다른 점이라면 소기의 목적을 거의 이루지 못한 대북지원 뿐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러면서 남북대화가 중단되면 바로 전쟁이 나는 것처럼 극단화하는 사고가 북한을 우쭐거리게 만든다며, 도발을 당했을 때 강력히 현장에서 응징하지 못한 점이 국민 다수의 울분이라고 주장한다.
또 북한에 있는 국민의 안전문제를 고려하면서 금강산 관광을 보내는 것은 궤변이며, 이러한 일이 햇볕정책 '집착' 때문에 생기고 있다고 얘기한다. 마지막 결론은 햇볕정책을 이젠 그만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겨레> 이홍동 남북관계부장의 입장
@IMG1@반면 <한겨레> 이홍동 남북관계부장은 '왜 '의도적 도발'인가'라는 글을 통해 숨진 장병들의 명복을 빌면서 서해교전으로 인해 바뀐 새 교전규칙이 재난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이 부장은 <조선일보>가 여론을 몰아가는 섬뜩한 제목들이 선혈이 낭자한 송곳니를 연상시킨다며 너무 서둘러 국방장관이나 해군지휘관의 목을 치고 싶은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또 정부 당국자의 '우발적 충돌' 거론에 대해 <조선일보>는 "정부가 북한의 바람막이가 되려고 한다"고 윽박지른다며 아무런 근거 없이 제멋대로 보도하는 <조선일보>의 행태를 비난했다.
이어 전문가들의 견해를 통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고대해왔고, 월드컵 기간에 발생한 교전이 북한을 몰리게 한다는 점을 제시하며 북한이 선제공격했다는 동기를 찾기는 힘들뿐 아니라 교전 당시 상황에 대한 시원스런 정보가 아직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미 대화 중단에 대해서도 북한의 의도성에 대한 워싱턴 강경파의 의심이 한몫 했을 것이라는 점과 북한의 포탄 선제사격은 3년 전 남한의 엄청난 화력을 경험한 북한의 경험적 선택결과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돌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로서의 교전규칙이 오히려 충돌을 조장하는 규칙이 돼 가는 것에 걱정하면서, 국민이 분노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북한의 의도된 공격이 아니라 우발적 충돌로 발생했다면 그에 합당한 처리가 필요하다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해 해역에 대한 평화적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홍동 부장은 <조선일보>와는 다른 마음으로 산화한 장병들의 명복을 빈다고 끝맺었다.
그렇다면 두 신문사 부장들이 피력한 칼럼내용에서 드러나고 있는 가장 큰 시각차는 무엇일까.
내용으로 볼때 <조선일보> 김창기 국제부장은 일련의 남북문제가 현 정부의 햇볕정책 '집착'때문이라고 보고 즉시 햇볕정책을 그만 둬야 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또 서해교전도 강력하게 현장에서 응징하는 등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른바 '정권죽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한겨레> 이홍동 남북관계부장은 <조선일보>와 달리 서해교전이란 사건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사태가 '우발적 충동'인지 '의도적 도발'인지를 먼저 규명해 합당한 처리를 하고, 힘의 논리가 아닌 남북상호간 평화공존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두 칼럼을 접하면서 필자는 <조선일보>의 성급하고 호전적인 성격보다는 사태를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자 하는 <한겨레>의 시각이 결과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완화는 물론 국익에도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선일보>는 서해교전과 햇볕정책의 상관관계를 무리하게 연계시키려고 하는 조급함을 드러냈다. 또 모든 잘못이 현 정부의 햇볕정책 때문이라고 몰아붙이는 것도 잘못이다. 얼마 전 온 겨레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남북이산가족 상봉이나 남북정상 회담, 그리고 무엇보다 햇볕정책으로 한반도의 평화무드가 조성된 것은 보이지 않는 햇볕정책의 큰 성과가 아닌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집착'으로 5년 동안 소기의 목적을 거의 이루지 못한 채 주기만 했다는 <조선일보>의 주장 또한 매우 편협하다. 햇볕정책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번 서해교전처럼 대북관계가 꼬일 때를 트집잡아 강경한 대응만이 능사인 것처럼 여론을 선동하는 것은 이성을 상실한 채 벼랑으로 질주하는 '망아지'와 전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다.
이보다는 먼저 서해교전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정확하고 냉철한 이성을 통해 대북관계를 설정하고 한반도 평화무드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한겨레>의 주장이 더 뚝심 있는 태도라고 본다.
<조선일보>는 우리 군인들이 북한군의 선제공격에 사망하고 다쳤다는 사실에만 너무 흥분해 있다. 그래서인지 철부지처럼 앞뒤 재보지 않고 즉흥적으로 '일 처리'를 쉽게 하려 한다. 햇볕정책 중단이니 금강산관광 중단이니 즉시 현장에서 북경비정을 침몰시키지 않았다느니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해교전에 대한 긴급했던 상황들이 밝혀지고 있다. 교전 당시 북한군은 함대함 스틱스 미사일 레이더를 가동하면서 추가 공격준비를 했던 것으로 확인되는 등 우리 군의 강경대응이 자칫 확전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는 국방부의 입장은 <조선일보>가 북한 경비정을 침몰하지 않고 그냥 돌려보냈냐는 항변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함정 위에서 안타깝게 산화해간 젊은 넋을 온전히 기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를 차분하고 냉철한 이성을 가지고 풀어 가는 것이 현명하다. 감정적이고 근시안적인 <조선일보>식 대응은 결코 이번 사태를 푸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성급함은 또 다른 화를 부를 수도 있다. 서해교전을 바라보는 <조선일보>와 김창기 국제부장의 '조급성'과 '편협적인 사고'에 각성을 촉구한다.
김종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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