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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서해교전,어떻게 봐야 하나-키워드를 통한 독해법(합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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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한번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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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07 12:00:44 from 211.223 조회수 16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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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석
*이 글은 필자의 사견(私見)이오니,이 점 양지하시고 읽어주시되 특히 오프라인 국민일보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기자 개인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란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서해교전에서 전몰한 우리 장병들의 영전에 삼가 조의를 표하며 명복을 빕니다.
*독자 편의를 위해 전후 두편으로 썼던 것을 하나로 합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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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을 계기로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심정적으로 볼 때,우리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에 대해 더 이상 포용정책을 계속해야만 하는가,심각하게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 보다 먼저 통일을 이룬 독일의 요하네스 라우 대통령이 지난 29일 방한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독일 국민도 40년간 희망과 체념의 반복을 경험했다”면서 “한국민들은 인내를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 부분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대북 포용정책의 핵심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얘기하듯이 ‘대북 퍼주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 간에 전쟁 없이 통일을 이루자’는데 있기 때문이다.생각같아서는 북한을 무력침공해 단숨에 북진통일을 이루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처럼 보이지만,북진통일이란 이 짧은 단어 속에 엄청난 참화가 동반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남북한의 군사력은 각기 세계 6위 7위를 다툴정도로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북한 공히 대량파괴무기들을 막대하게 배치해 놓고 있다.일단 전쟁이 발발한다는 가정 아래에서는 선제공격이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안이지만,선제공격을 통해 상대방을 완전히 무력화하지 못한다면,그 이후 받을 피해는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남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강대국은 물론,국제정치의 패권국가 미국 역시 남북한이 전쟁을 벌일 경우 생길 수 있는 힘의 균형의 붕괴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전쟁을 반대한다는 포지션이지만, 남한의 경제력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될 때 생기는 엄청난 파워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통일을 바라지 않으며,또한 한반도를 무대로 전쟁이 벌어질 경우 자신들이 챙길 수 있는 이득이 힘의 균형의 붕괴를 능가한다고 볼 경우 서슴없이 전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우리는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쟁의 무대는 어디까지나 한반도이며, 남한의 승리로 전쟁이 끝난다 하더라도 입을 수 있는 막대한 인적 경제적 손실의 당사자는 우리들 자신일 것이 분명하다. 물론 전쟁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한번의 피해로 통일만 될 수 있다면 전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어쩌면 정당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한국민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결정돼야지, 외세의 부추김에 따라 결정돼서 안된다는 것은 두번 얘기할 필요도 없는 것이리라. 이런 차원에서 필자는 서해교전을 계기로 일고 있는 몇가지 논란을 질문과 답변 식으로 정리해 보겠다.
◆합의에 의한 통일이냐, 붕괴를 매개로 한 통일이냐
우리 사회의 통일 논의는 기본적으로 정직하지 못하다는게 필자 의견이다. 왜 정직할 수 없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엄연하게 통일의 대상인 북한이 무력과 국가체계를 갖춘 하나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정직하지 못한가. 통일 논의의 핵심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합의를 통한 통일이다. 남북 예멘이 합의를 통해 통일을 이룬 적이 있었다. 나머지 하나는 북한의 붕괴를 유도하고,이를 통해 통일을 이룩하는 것이다. 동서독 통일은 바로 이러한 방식의 통일이었다. 근현대의 세계사에서 합의에 의한 통일은 실패했었다. 분단국가 가운데 베트남은 무력에 의해 사이공을 함락시킴으로써 통일했고, 독일은 동독의 자체붕괴를 통해 통일을 성취했다. 남북 예멘은 예외적으로 합의에 의한 통일을 이룩한 바 있으나 곧바로 내전상태로 돌입했었다.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체제의 기득권 세력이 존재하고,그들의 무력인 군대가 존재하는 한 합의에 의한 통일은 과도기적이며,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기득권의 존재가 상실되는 마당에 무엇이 두렵겠는가. 전쟁으로의 이행은 불가피하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햇볕정책으로 불리우는 대북포용정책은 과연 어디에 해당하는 것인가. 필자는 단언하건대 대북포용정책의 핵심은 합의에 의한 통일은 아니다. 그것이 불가능했다는 것은 현대의 국제정치사가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즉 북한의 붕괴를 유도하는 방식의,이른바 동서독 통일을 모델로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또한 전쟁없이 통일을 성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우리가 인내를 가지고 북한을 지원하는 것도, 내부적으로 체제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몰려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것을 막고, 보다 향상된 생활에 대한 희망을 북한인민들에게 불러일으킴으로써,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내부적인 변혁을 유도해서, 궁극적으로는 전쟁없이 통일을 이룩하겠다는 것이 대북포용정책의 목표요,지향점이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전쟁없이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북한 내부의 변혁을 통해 자체 붕괴(현재 북한 기득권세력의)를 유도하는 길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상황인식이 바탕이 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북포용정책의 목표나 지향점에 대해 정부나 공식적인 논의구조에서는 정직하게 말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왜냐? 바로 붕괴의 대상인 북한 기득권세력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들을 붕괴시키기 위해 지원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북한은 이런 목표를 알고 있나,모르고 있나
우둔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당연히 북한은 대북포용정책의 핵심을 파악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대북지원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북한 내부의 사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웅변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상대방의 목적이야 어디에 있든, 북한의 기득권 세력은, 발등의 불만 끌 수 있다면, 중국식의 개혁개방을 통해 난관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이런 확신이 있는 한,북한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한을 도와줄 수 있는 남한에 대해 강온 양면의 전략을 구사할 것이 분명하다. 온건한 전략은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강경한 전략 역시 지원의 당위성을 보여주기 위해 구사할 것이다.
기득권세력의 공통적인 취약점은 내부 위기의 정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언제든지 부분적인 개선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얘기다. 역대 남한의 정권도 그러했지만, 북한의 기득권세력 역시 이러한 취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내부의 식량사정이나 전반적인 경제위기가 일시적인 재해 등의 이유로 발생한 것이지,내부 체제의 구조적인 모순의 결과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바로 존재에 대한 부정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일시적인 위기의 극복을 위해 남한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고, 남한은 당근을 통해 세계적인 개혁과 개방의 바람을 불어넣음으로써 궁극적으로 북한 내부에 의한,내부의 개혁과 붕괴를 희망하고 있다는 이 기막힌 곡예의 연속이 작금의 남북관계라고 할 수 있다.
font size=2.5 color=darkred>◆왜 북한은 능동적이고 우리는 수동적으로 보이나
남북간의 충돌이 있을 때 우리 국민들이 늘상 느끼는 바이지만, 항상 우리 정부는 좀 수동적이고 오히려 북한이 되레 큰소리를 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양상이 전개된다. 왜 우리는 북한에다 퍼주기만 하고, 몇대 줘 맞고도 제대로 큰소리 한번 못치는 것인가. 이런 느낌 드는 사람들 많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요 몇 년간의 남북관계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은 하지만, 진실이야 어떻든 어째 우리가 좀 저자세인듯한 느낌을 주는 것 또한 어김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왜 그런가.
첫째는 북한은 통제된 사회고 우리는 개방된 사회라는 점이 이런 느낌을 주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 역시 평상시 군에 대해서는 정보가 통제돼 있다. 하지만 이같은 교전사태가 발발하면 사실상 정보 통제가 어렵다. 언론이 보도경쟁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국민감정이 그러한 통제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희생자만 하더라도, 이번 교전사태로 인해 우리 장병들은 4명이 희생됐고, 1명이 실종됐으며, 수십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피해정도가 명백히 나오지만, 북한은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 알 수가 없다. 국민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 정부가 북한도 30~40명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얘기해본들, 별로 먹히는 분위기가 아니다.
둘째는 전반적으로 평상시에는 역동적인 젊은층을 중심으로 진보와 개혁 분위기가 사회를 주도하지만,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숨어 있던 보수의 목소리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 분위기를 타기도 하는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보수기득권층은 평시에 말빨에 밀려 숨죽여 있을뿐 우리 사회의 실세이기 때문에 일단 분위기를 타면 말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가지고 있어 현실적인 힘을 발휘한다.
셋째는 선입관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말빨 세우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60년대와 70년대 초반까지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능력이 북한에 밀렸기 때문에 그렇기도 했고, 80년대 들어서는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사회 주류들이 미국에 종속적인 대북자세를 견지했기 때문에 국력에 관계없이 말빨 면에서는 형편없이 밀렸다. 김영삼 정권 들어서부터 북한에 대해 할말을 하는 분위기가 시작됐다.
넷째는 북한의 배째라 전술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제된 사회의 벼랑끝 전술에 제대로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세계 최강의 패권국가인 미국조차 골머리를 앓는 곳이 북한이다. 철저하게 통제된 사회이기 때문에 과연 핵무기가 있는 것인지, 장거리 미사일이 제대로 기능하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 상대방을 모른다는 것은 한수 접고 들어가는 것 아닌가.
다섯째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보 공개에도 상당한 난점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 정보당국이 북한의 움직임을 능동적으로 파악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낱낱이 국민들에게 공개할 수 없다는 애로가 있을 수 있다. 북한의 움직임을 속속들이 까발렸을 경우 우리 정보능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어떻게든 북한을 꼬득여 개혁과 개방으로 나아간다는 목표에 혼선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일단 남북 충돌사태가 벌어지면 항상 우리 정부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인상을 주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강경한 태도가 만병통치약인가 아닌가
우리 해군의 작전지침이 5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됐다. 과거에는 경고방송-시위기동-치단기동(밀어내기)-경고사격-격파사격의 순서를 밟았지만, 앞으로는 시위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으로 대폭 축소됐다. 격앙된 국민 감정과 이를 틈탄 일부 선동적인 보수언론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확전을 불러올 불씨가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과연 이처럼 신속한 대응태세가 북한의 버릇을 고칠 수 있는 명약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예측불가능한 민심이요,조변석개하는 민심이다. 해군이 헌신짝처럼 내던진 차단기동,이른바 밀어내기 작전은 3년전 서해교전에서는 천하의 명전술로 평가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 작전이 신속한 대응을 늦추게 했다는 검증되지 않은 이유만으로 내팽개칠 수밖에 없게 됐다. 민심이 원하면 그대로 가야하는게 민주주의 사회이긴 하지만, 군의 전략전술은 민심과는 무관하게 움직이게 돼 있다. 우리 군 당국이 일시의 면피를 위해 민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이 원한다고 별다른 고려 없이 전략전술의 변경을 가져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지울 길이 없다. 그렇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어떻든간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긴 하지만 우리 군이 과거에 보기 드물게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가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지 오버하는 일인지 따져볼 필요는 있다. 결론부터 얘기한다면 필자는 좀 강하게 나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남한을 미국의 괴뢰쯤으로 인식해 왔다.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항상 미국과 대화하려고 했지 남한을 대화상대로 여기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김대중 정권 들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북한을 도와줄 수 있는 나라가 남한밖에 없는 현실로 내몰리면서 사실상의 관계는 역전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북한은 관성 내지 자존심 때문인지 여전히 남한을 새발의 피쯤으로 여기는 자세를 버리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확실한 관계정립을 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즉 도와주는 쪽이 고자세를 취해야지, 도움을 받는 쪽이 고자세를 취하는 그런 잘못된 관행은 고쳐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문제는 전쟁가능성이다. 북한이 예측불능의 통제된 사회라고 보통 인식되고는 있지만, 잘 따져보면 북한이 많은 모순과 고민을 안고 있는 사회인 것은 분명하나, 최소한 권력주체란 측면에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이란 직함을 고집하고 있는 것만 봐도 군에 대한 통제력에 최우선을 두고 있고, 요몇년간 별달리 북한 군부의 움직임이 없다는 점으로 미뤄 일단 군에 대한 통제력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된다. 만일 북한의 최고권력층이 군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다면, 체제붕괴도 붕괴지만, 우발적인 전쟁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반드시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다. 전쟁이 나면 북한체제야 붕괴될지 모르지만, 상대적으로 가진 것이 많은 남한이 입을 천문학적인 피해를 미국이나 일본이 보상해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의 권력주체가 군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고 예상할 때 과거와 다른 강경한 태도도 북한길들이기의 방편이 될 수 있으며, 도와주는 쪽이 큰 소리치는 당연한 관계로의 회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대북정보를 손에 쥐고 있는 정보당국의 면밀한 분석과,이를 토대로 한 대북정책 담당자들의 슬기로운 판단과 처신이 요구되겠다. 어차피 미국을 상대로 벼랑끝 전술을 펼치는 북한처럼 상대하기 어려운 집단에 대해 밀고 당기는 것은 거의 예술적인 기교를 발휘하지 않는 한 자칫 소탐대실할 우려도 있을 것임은 말한 나위도 없겠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갖는 의미, 이번 서해교전이 한국 정치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제목을 달리해 곧바로 독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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