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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최규선 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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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언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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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7 08:32:03 from 211.223 조회수 70 추천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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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최규선 감추기
이회창-스칼라피노 만남, 무엇이 쟁점일까?
김동민 기자 wanju@hanil.ac.kr
온 나라를 벌집 쑤시듯 뒤집어놓은 최규선씨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측근인 유승민씨를 통해 스칼라피노 교수와 이 후보를 만나게 해준 사실이 밝혀져 여야간에 공방을 벌이고 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지난 14일 최씨의 변호인인 강호성 변호사에게 팩스로 보낸 서신에서 "최씨는 내가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한 동안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 한국의 다양한 지도자를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주선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이로써 올 1월 세미나에서 최씨를 한 번 만났을 뿐이라는 이 후보의 주장은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공격했고,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이 후보와 스칼라피노 교수와의 만남 때 최씨가 동석했다는 얘기는 어디에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 사안의 핵심 쟁점은 이회창 후보와 스칼라피노 교수가 만나는 데 최규선씨가 다리를 놓아주었다는 점이다. 최씨가 윤여준 의원을 통해 이 후보에게 돈을 건넸다는 민주당 설훈 의원의 폭로는 의혹으로만 남아있지만, 최씨가 윤 의원을 여러 차례 만난 것은 사실로 밝혀졌으며, 유승민씨도 여러 차례 만났다는 점에서 최규선 게이트가 야당에도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쟁점은 이 후보와 스칼라피노 교수가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만남에 최규선씨가 어떤 역할을 했느냐에 모아진다. 따라서 언론의 보도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당연하다. 5월 18일자 각 신문들의 관련기사 제목을 보자.
李후보-스칼라피노 만남 최규선씨가 주선(동아, 1면 2단)
또 도마오른 최규선-한나라 관계(동아, A4면 톱)
이회창·스칼라피노 면담, 최규선이 주선했나 논란(중앙, 4면 3단)
최규선-한나라당 유착 있었나, 스칼라피노 "…씨가 昌만남 주선" 밝혀(한국)
이회창-스칼라피노 만남, 최규선씨 주선싸고 공방(한겨레, 2면 3단)
곤혹스런 한나라(한겨레, 5면 3단)
다들 최씨의 주선을 쟁점으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일보는 유착 여부로까지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사뭇 다르다. 4면에 2단으로 배치한 기사의 제목을 그대로 옮겨본다.
'스칼라피노 친필문건' 공방
민주 "최규선씨가 주선···이회창 후보 만나"
한나라 "최씨는 배석하지도 않았다" 역공
<'스칼라피노 친필문건' 공방>이 큰 활자로 된 제목이고, 그 밑에 양당의 주장을 나란히 배치해놓았다. 이 기사에서는 최규선씨의 주선 사실이 쟁점에서 빠지고, 스칼라피노 교수의 문건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것으로 각색해 놓은 것이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알아채기 어렵게 되어 있고, 그런 가운데서도 누군가가 최씨의 주선으로 이 후보를 만났다는 것도 민주당의 말로만 되어 있다. 이 주장도 한나라당의 '역공'으로 무력화되어버린다. 이 기사를 보고서는 이 후보나 한나라당이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되었을 개연성을 전혀 감지할 수 없다.
기사의 내용 중에는 남경필 대변인이 "스칼라피노 교수는 이 후보가 이미 97년부터 여러 차례 만나 잘 아는 사이"라며 "누가 중간에서 주선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스칼라피노 교수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조선일보는 이렇게 한나라당의 입이 되어 이회창 후보의 약점을 감추면서 독자를 속이고 있다.
조선일보가 92년과 97년에 이어 또 다시 '특정인 대통령 만들기' 공작을 벌이고 있는 증거라 할 만하다. 거듭 말하지만, 이는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하는 국민주권 유린행위요,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작태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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