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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신임 서울시장님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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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권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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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07 02:15:26 from 61.74.1 조회수 101 추천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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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님. 저는 평범한 서울시민입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귀하를 찍었습니다. 솔직히 특별한 의미는 없었습니다. 민주당 김민석 후보가 너무 어리고 경륜도 일천해서 시장감으로는 적합하지 않아 보였고 또 그래도 이명박씨 귀하가 현대라는 거대한 기업에서 나름대로 성취한 공로를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現 김대중 정부가 국민의 기대를 져버린 탓도 작용했겠지요.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초장부터 이시장 귀하의 행태가 우리 시민들은 실망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히딩크 감독에게 명예시민증을 주는 것도 공적인 업무이고 또 서울시 청사내에서 이루어진 일인데 거기에 왜 귀하의 아들이 출몰해야 하는 겁니까? 또 왔으면 조용히 있다가 갈 노릇이지 왜 특별히 불려나와 히딩크 감독과 사진을 찍었어야한단 말입니까? 그래서 기자회견까지 취소되었다면서요?
시장된지 불과 채 일주일도 안돼 벌써 시장이라고 어떤 형태로든 유세를 부려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 이시장의 아들은 다른 여느 평범한 가정의 아들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는 신분일 뿐입니다. 아버지가 시장이라고 해서 아들이 그 어떤 특권을 가져서도 안된다는 뜻입니다. 현 김대중 대통령은 아들들이 처신을 잘못해서 지금 두명이나 감옥에 가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다들 아버지의 힘을 빌어 특권을 행사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이시장은 현정권의 이런 실패가 눈에 보이지 않습니까? 이시장은 무엇보다도 먼저 공직자로서 갖춰야할 필수적 요소인 공정하고도 준엄한 자세를 가져야할 것입니다. 적어도 공직에 몸담고 있는 동안은 서울시에 사는 젊은이들 모두가 귀하의 아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사를 구분 못하고 자기 아들이나 챙겨서야 어찌 제대로 된 공직자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래서 어떻게 앞으로 4년간 서울시 행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끌어갈 것인지 참으로 걱정이 앞섭니다. 내 아들과 남의 아들이 그렇게 달리 보이거든 공직에 몸담을 자격이 없는 걸로 봐야 합니다. 공직자는 단지 일만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정성과 마음을 나누어줄 수 있는 숭고한 정신적 자세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앞으로는 철저히 공과 사를 구분해서 처신하는 모습을 서울시민들에게 보여줘야할 것입니다. 아울러 제가 서울시민으로서 이시장 귀하를 우려하는 건 과거 70년대의 밀어붙이기식 기업경영방식을 시행정에도 적용하려 하는 건 아닌가하는 점입니다. 행정이란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합리성도 있어야 합니다. 공무원은 같이 일하는 동업자인 것이지 귀하의 지시나 따르는 종일 수 없습니다.
서울시 공무원들 중에는 이명박 시장보다 더 경험도 많고 유능한 행정능력을 갖춘 분들이 다수 계실 줄 압니다. 직위가 높다고 해서 자신의 의견이 최고라고 착각하여 마냥 밀어붙이지 마시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부하직원과 머리를 맞대고 업무를 추진하길 바랍니다. 가령 <무슨 일이든지 시장이 지시를 하면 밤을 세워서라도 마쳐야 한다>는 발상은 합리성이 결여된 불도저식 밀어붙이기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시정을 담당하는 공무원인 동시에 가정으로 돌아가면 행복하게 살아야할 이 나라의 주권자이기도 합니다. 그분들의 개인생활과 직장생활이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배려하여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쉴 때 쉴 수 있어야 일도 능률적으로 할 수 있는 법입니다. 이시장은 밤새 몸바쳐서 현대의 회장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그런 인생이 반드시 훌륭한 건 아닐 겁니다.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열심히 일하고 정해진 시간에 퇴근해서 가정과 개인생활에도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조직을 이끄는 시장으로서의 부하직원에 대한 당연한 배려라고 봅니다. 쓸데없이 공무원들 군기 잡는 것도 권위주의의 산물일 뿐입니다. 행정의 달인이라는 고건 시장의 경우, 매우 조용하게 일했지만 서울시민들의 그분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편입니다.
장마철에 수재에 대한 대책이 부실하다고 부하직원들에게 호통만 치지 말고 본인도 같이 고민하고 안을 제시하는 행정가가 되어야할 줄 압니다. 이시장이 스승으로 생각할 법한 고정주영 현대명예회장님은 개인적으로 큰 성취가 있었지만 그 근저에는 수많은 근로자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희생이 있었던 겁니다. 무리한 방식으로 시행정을 이끄는 일은 가능하면 지양해야할 줄 압니다.
거듭 당부드리지만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하는 공직자가 되어 주십시오. 미안한 말씀이지만 이조차 못한다면 시장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우리 나라 기업분위기의 특성상 현대라는 그룹은 다분히 사적으로 운영된 면이 없지 않겠지만 서울시행정은 그래서는 안될 것입니다. 아울러 시민들 뿐만 아니라 서울시 공무원들에게도 존경의 대상이 되는 시장이 되어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그래야 온전히 성공한 서울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직원들 호통치고 밤새 붙잡고 일시킨다고 서울시 행정이 잘 돌아가는 건 아닐 것입니다. 행정에 있어서는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합리성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약간 늦었지만 이시장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4년 후에 반드시 성공한 시장이라는 평가를 서울시민과 시공무원들로부터 듣는 분이 되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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