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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순이, 이회창의 오버와 김현미의 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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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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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07 02:33:57 from 211.183 조회수 68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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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순이, 이회창의 오버와 김현미의 무지
정치권이 갈수록 쌩쇼판으로 변하고 있다. ‘빠순이’ 사건과 그를 둘러싼 논쟁이 그 한 예이다. 문제의 발단은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5월 15일 서울의 한 여고를 방문해 학생들이 “창이 오빠”라고 환호하자, “여러분들을 보니, 빠순이 부대가 많은 것 같아요.”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이에 대해 16일 민주당의 김현미 부대변인이 공식 논평을 통해 “빠순이란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이 후보가 사용한 “빠순이”란 은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어린 학생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억지 쇼를 하다가 일어난 일”이라고 덧붙이면서 논쟁의 불을 당긴 것이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구태여 ‘빠순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청소년들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을 표명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론 생소한 ‘빠순이’라는 용어의 제공처는 비서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도 ‘노사모’에 결코 뒤지지 않은 젊은 팬들이 많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세상에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 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버라고 생각한다. 지난 총선 전에 젊은이들과의 대화 때 보여준 그의 태도와 상반되기 때문이다. 그 때 누군가 “(당시) 총재님께서는 머리가 흰데, 파란색이나 빨간색으로 물들일 생각이 없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저는 지금 이 흰머리가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크게 실망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의 답변은 무한한 변화의 세기인 21세기 리더의 자질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나 같았으면 “그래요? 한 번 바꿔 볼까요? 여러분은 내게 어떤 색이 어울릴 것이라 생각하십니가? 여러분이 좋다면 한번 바꿔보겠습니다.” 라고 말했을 것이다. 이렇게 웃고 넘길 일을 그토록 정색을 하고 경직되게 답했던 사람이 ‘빠순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오버도 한 참 오버라고 생각한다.
한편 김현미라는 민주당 부대변인은 더 한심한 인간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빠순이란 한때 ‘빠걸’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더 이상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다.
‘빠순이’는 ‘오빠부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 용어는 사실 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청소년들의 매니아 문화와 팬 문화의 상징적 용어이다.
원래 이러한 매니아 문화와 팬문화는 일본의 ‘오타쿠 문화’에서 비롯되었는데 원래 집에서 빈둥 거리고 노는 놈들을 뜻하던 ‘오타쿠’란 말은 일본 케이오우 대학 부속 유치원 출신의 젊은이들이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엄청난 대박을 터뜨린 후에 그들의 팬들에 의해 일반화 되었다. 일본의 매니아 문화는 카라오케 매니아, 파칭꼬 매니아, 게임 매니아, 독신 매니아, 심지어는 섹스 매니아(제이 멘스 도쿄에 남자 찾는 여자들이 득실거림)까지 다채롭단다. 이러한 매니아 문화가 90년대 중반 이후에 한국에도 상륙한 것이다.
따라서 아무도 더 이상 ‘빠순이’를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여고생들을 보고 이회창 후보가 “여기도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많네요.”라고 (물론 실제로 많을 수도 있겠지만) 오해될 수 있는 말을 했다면 얼마나 황당했을까? 그럴리는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의 논평은 너무도 형편없고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성 부대변인이 스스로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입에 담는다는 것이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것은 얼마나 정치판이 형편없는 요지경인가 하는 것 그리고 정당의 대변인이라는 자리는 하루빨리 없애는 것이 우리 정치발전에 좋다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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