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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나면 언론이 책임지나” [미디어오늘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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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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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6 10:52:43 from 211.223 조회수 30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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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나면 언론이 책임지나”
‘확전불사론’ 등 보수언론 ‘안보상업주의’ 기승
발행일 : 2002.07.04 [349호 1면]
지난달 29일 서해상에서 발생한 남북 해군 사이의 교전과 관련해 언론이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보수언론은 ‘확전 불사론’을 펴는 등 강경 어조로만 일관하고 있어, 오히려 한반도의 평화를 크게 해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해교전 발생 다음날인 30일 일요일판을 발행한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선제공격으로 교전이 벌어졌고, 이에 따라 전사자와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소식을 1면에 실었다.
그러나 조선일보 등은 이번 무력충돌을 ‘북의 도발’로 규정했고, 일부 언론은 ‘교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등 각 언론사의 보도태도는 출발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입장차이는 이어지는 보도에서도 계속됐다. 조선일보는 30일자부터 사설 등을 통해 6·29 서해교전을 북의 의도적인 도발로 단정짓는 한편 교전에 이은 사망자 발생원인이 전적으로 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잘못된 교전수칙, 그리고 눈치만 보는 군 수뇌부의 잘못에 있다고 발빠르게 질타했다. 이러한 입장은 이후 보도에서 수위는 조금 달랐으나 동아, 문화, 중앙일보 등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일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 군이 왜 북한 경비정을 격침시키지 않았는가’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필요하다면 대규모 전력을 투입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조선일보는 30일자 4면에서 <합참지휘부 지하벙커 집결…비상체제 가동> 등을 제목으로 뽑으며 곧 전쟁상황이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는가 하면, 다음날 이어진 <수천발 쏘고도 격침 못시켜> <초계함 2척 조준사격 안했다>에서는 서해교전을 햇볕정책에 따른 안일함이 가져다준 ‘참패’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반해 경향신문, 한겨레 등은 99년 6월 서해교전에 이어 재발한 6·29 서해교전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대조를 이뤘다. 이와 관련해 경향신문은 4일자 5면 <북 경비정 격침땐 ‘화약고 폭발’> 제하 특집기사를 통해 일부 언론이 제기한 ‘왜 강력하게 무력대응을 하지 못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확전이 가져올 재앙을 가상 시나리오로 엮어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언론의 보도태도와 관련해 시사평론가 유시민씨는 3일자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조선일보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 자기가 선동하는 증오심과 파괴적 열정이 몰고 올지도 모를 참혹한 사태를 책임질 능력도 자세도 없으면서, 군사적 분쟁에 대한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는 모든 형태의 노력을 원천봉쇄하려 한다”며 “조선일보나 조선일보와 비슷한 논조를 펼치는 일부 신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전쟁을 원하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김영희 대기자도 3일자 칼럼에서 “서해교전이 있었다고 햇볕정책 전체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햇볕정책 폐기는 모든 남북대화의 중단과 함께 군사적 대치 상황으로 복귀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환 기자(hwany@mediaon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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