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조선 사주 친일 논란’ 2라운드
미디오 오늘[사설/칼럼] 2002년 07월 04일 (목) 07:00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 실린 신임 광복회장 인터뷰와 관련, 광복회와 이들 신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1절 당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 발표와 관련돼 일었던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 있어 주목된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지난 4일자에 나란히 장철 신임 광복회장 인터뷰를 실었다.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장회장은 3·1절 때 국회 민족정기모임 소속 의원 등이 발표한 친일명단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회의원들이 추가한 16명은 광복회와 무관합니다.…이분들은 공과가 있는 분인데, 어느 한 쪽으로 판단하기는 힘든 것 아닙니까”라고 답했다.
‘추가 16명’은 방응모 전 조선 사장, 김성수 전 동아 사장 등이 포함된 명단이다.
동아일보 인터뷰에서도 장회장은 “부통령을 지낸 인촌 김성수 선생과 여성운동가 우월 김활란 선생은 독립운동에 앞장서는 등 공이 훨씬 많은 분들인데 친일파로 몰아가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으며 “(친일명단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 밝혔다.
이에 여인철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 부위원장은 한겨레 20일자 ‘왜냐면’에 기고한 <장철 새 광복회장님께 묻습니다> 제하의 글에서 “광복회에서 무엇 때문에 친일 혐의가 명명백백한 16인을 그토록 비호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며 “‘악용’은 사주를 그 명단에서 지워보려는 두 신문사가 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광복회장인 장회장님을 ‘악용’하려는 그들의 의도가 보이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와 관련, 광복회 박정일 총무부장은 “조선과 동아 인터뷰 기사에 대해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내부 의견도 있었으나 크게 문제를 삼지는 않았다”며 “다만, ‘추가 16인’의 경우 발표 당시 내부 논란이 있어 의원모임측에 판단을 넘긴 것인데, 그것을 ‘광복회와 무관’으로 적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민족문제연구소와 광복회는 친일잔재 청산에 있어서는 입장이 같으며, 단지 방법론상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일문제전문가인 정운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은 “친일파 선정·발표를 광복회만이 주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얼마나 자료에 토대를 두고 기준을 제대로 세우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전제하고 “장철 회장 인터뷰는 현재 실체에 비해 과도하게 상징성과 위상이 부여된 광복회와 친일사주 감싸기에 나선 신문이 만난 산물로서 매우 의도적인 기사”라고 비판했다.
여부위원장은 “조선과 동아는 14일자 반민특위 이원용씨의 부음기사에서도 똑같이 이씨가 ‘친일파 청산은 개인적 독단적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조선)’ ‘친일파 청산은 광복회와 합의없이 독단적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동아)’라고 말했다는 부분을 끼워넣는 등 친일문제 보도가 나올 때마다 자사 이해관계 결부가 이렇게 철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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