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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美 장관 한 마디에 '오버'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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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딱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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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05 10:59:32 from 211.63. 조회수 30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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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락에 가서는 왠지 서글퍼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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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美 장관 한 마디에 '오버'는 이제 그만!
조선-한나라, 럼즈펠드 발언 뻥튀기로 '햇볕' 공격
손병관 기자 redguard@ohmynews.com
미국 국방장관의 말을 오역한 조선일보와 이를 그대로 받아 정쟁의 소재로 활용한 한나라당의 콤비 플레이는 의도적인가, 우발적인가?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부 장관의 서해 교전 관련 논평에 대한 조선일보 4일자 보도와 한나라당의 '맞장구'는 정부의 햇볕 정책을 공격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한 무리수로 보인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 일본기자가 서해 교전에 대한 논평을 요구하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북한은 남한에서 유도했다고 하고, 남한은 북한에서 유도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친밀한 교류를 하고 있지 않지만, 남한과는 매우 가깝게 교류하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 함정이 꽤 남쪽에 있었고, 선제 공격을 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것이 의도적인지 우발적인지는 내가 말할 처지에 있지 않다.
Needless to say, the North is saying that it was instigated by the South; the South is reporting that it was instigated by the North. And everything -- we're not in intimate communications with the North. But the South Koreans, we do stay in very close communication with, and we have every reason to believe that the North Korean ship was well south, and that it initiated the -- whether it was intentional or a mistake on their part or anything, I'm just not in a position to say."
미 국방장관의 '한 마디'는 4일자 신문들에 "미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 "미 국방부가 교전 상황을 위성 촬영했다"는 식으로 대서 특필됐다. 때마침 북한의 무응답으로 미국의 특사 파견이 무기한 연기된 것과 맞물려 "워싱턴의 대북 강경파들이 서해교전으로 득세를 하게됐다"는 분석도 따라붙었다.
연합뉴스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신문들이 'every reason'을 '충분한 근거'나 '충분한 증거'로 번역했고, 한겨레만이 예외적으로 '충분한 이유'라고 원어에 가장 근접하게 번역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 본문에는 "우리는 북한 함정이 남쪽으로 넘어와 도발했다고 믿는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고 원어에 충실하게 보도했지만, 막상 제목은 <美 "北 越境도발 증거 있다">로 잡았고, 다시 3면의 추측 기사(美 첨단정보망, 서해상황 분석한 듯)에서는 '충분한 이유'라는 원래 번역으로 돌아가는 지그재그 행보를 보였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2면 사설(北 도발에 대한 韓-美 시각差)의 '럼즈펠드 발언' 활용법이다. 사설은 "특히 우려되는 것은 서해사태를 보는 한·미간 시각 차이다. 김대중 정부는 '우발적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상황을 축소하려고 하는 반면, 미국 정부내에서는 이 사건이야말로 북한 김정일정권의 본질적 속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한다"며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이 월경(越境)해 도발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것은‘우발적인 것’이라고 한 김대중 정부의 소극적 태도와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럼즈펠드 장관 자신이 "북한의 선제공격이 의도적인지 우발적인지는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며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조선일보가 "럼즈펠드 발언이 (서해 교전이) '우발적인 것'이라고 한 김대중 정부의 소극적 태도와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강변하는 것은 비약된 논리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조선일보 사설은 우리 현실정치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서청원 한나라당 대표는 조선일보와 똑같은 논리로 4일 당직자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대정부 공세를 펼쳤다.
"외무부가 미국과 일본에 우발론을 제기하자마자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우리는 북한이 도발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라고 밝힌 것은 우리 외무부당국이 우발론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 강한 의문과 함께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미 국방부 웹사이트(www.defenselink.mil)에 올려진 럼즈펠드 장관의 브리핑 전문을 분석한 익명의 미국 교민은 "그의 한국 관련 발언은 아프간 전황 등의 긴급 현안이 들어있는 이날 브리핑에서 5%에 미치지 못하는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그는 서해 교전에 대한 미 국방부의 입장을 뚜렷이 밝혔고, 미 국방부가 한국 정부와 차이점을 드러냈다기보다는 오히려 '북한이 선제 공격했다는 한국군의 발표를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뉘앙스여서 한국군 주장을 옹호하는 것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이 교민은 "그런 의미에서 '한국 군 정보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들 기관은 이번 사건을 파헤치고 있으나, 최종 결론을 내렸는지는 불확실하다'는 식으로 논지를 전개하는 조선일보 3면 분석 기사의 신뢰성도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비교적 원어에 충실하게 럼즈펠드 발언을 보도한 <한겨레> 워싱턴D.C 특파원 윤국한 기자는 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 특파원들은 행정부 고위관리의 한국 관련 발언이 나올 때마다 '이 부분에 이런 표현을 써서 보도하면 한국에서는 이런 반응이 올 것이다'라는 묘한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다. 이번 경우에도 파장을 예상했지만, 나는 럼즈펠드 발언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아 기사를 키우지 않았고, 본사도 이심전심 생각이 통해 원래 송고한 내용이 그대로 기사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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