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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비를 걸어야만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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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박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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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04 11:19:14 from 218.145 조회수 43 추천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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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한나라당 약진(?), 노무현 부진..현상의 근본적 원인은 이른바 Dj 아들의 부패/비리문제와 관련한 이슈를 한나라당이 선점해버리고 노무현이 마지못해 따라가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치기 때문이다.
DJ에 대한 본능적인 혐오감을 지닌 수구집단에게 그 아들들의 비리문제는 이른바 "하늘이 준 선물" 격이었으며, 한나라당이 이를 계기로 제기한 "부패청산"이라는 정치적 주장에 그동안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왔던 국민들이 시나브로 동조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나라당의 정치적 지향점이나 이념적 성향이 마음에 들어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정치적 주장 즉 "성역없는 부패청산"이라는 구호가 일단 노무현보다 더 정치적 명분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보다 한나라당이 더 썩어있고 부패정치인들이 더글더글거리며 더 냄새가 역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그 실상을 보고서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그 정치구호가 먼저 귀에 들어왔기 때문에 여론이 쏠린 것이다.
이점은 민주당 진영이나 노무현 후보 진영이 뼈아프게 반성해야만 할 점이다.
정치는 이슈다. 명분이다. 체면이며 위신이며 이른바 가오이다.
정치적 프로퍼겐더의 숨어있는 실체나 근본적 동기는 뒤에 숨어있는 것이다. 그 입에서 나오는 구호가 명분있는가 혹은 설득력이 없는가에 따라서 대중의 지지즌 갈대처럼 흔들리며 춤추는 것이다.
이점에서 노무현 후보는 "부패청산"이라는 어젠더를 한나라당에 빼앗겨 버린 것이다.
국민들 시각에는 한나라당은 부패청산을 외치고, 민주당은 그냥 어정쩡 그대로 주춤주춤 서있는 모습으로 비쳤기 때문에 지방선거에 참패한 것이다.
어젠더를 이제 선점해야만 한다. 어젠더는...시중언어로 표현하면 "먼저 시비거는 것"이다.
한나라당도 "부패청산"이라는 구호로 DJ와 노무현에게 먼저 시비를 걸어서 지방선거에서 재미를 본 것이다. 일반사회에서는 먼저 시비를 건 측이 불리한 경향이 많지만..정치는 결단코 말하건데, 먼저 시비를 거는 측이 절대로 유리하다.
노무현 후보는 한나라당에게 "먼저 시비를 걸어야 한다". 어젠더를 선점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선점하기 이전에 어떠한 어젠더로, 어떠한 이슈로 정치정국을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야만 한다.
어차피 "부패청산"이라는 명분은 한나라당이 선점했기 때문에 다시 그와 같은 구호로 국민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포기해야만 한다.
본인의 생각에 9월이후 무조건 선점해야만 하는 어젠더는 바로 "통일"이다.
북한과의 관계설정 방향을 놓고서 한나라당과의 이념적 차별성을 뚜렷히 부각시켜야만 한다.
햇볕정책에 대한 국민신임투표 성격으로 대선을 몰고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서해교전사태에 대한 한나라당과 수구언론의 장기적인 전략이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들은, 햇볕정책을 실패한 정책으로 몰아붙여서 대선에서 이에 대한 국민적 심판을 내리겠노라고 공언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3김청산"을 한나라당에 앞서 선점해야만 한다. 3김청산만큼 낡은 구호도 없지만 역으로 그만큼 설득력이 없는 구호도 별로 없다. 이회창을 3김식 정치의 대표적인 후계자로 몰아붙여야만 한다. 거꾸로 노무현이 DJ의 후계자로 그 이미지가 각인되면 대선은 거의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다.
어젠더를 선점하는 것....현대 정치는 이게 전부인 것이다. 그 이상의 전략은 무의미하다. 아무리 노무현 후보의 개혁성, 진취성, 참신성등등을 내세운다고 하여도 상대방인 한나라당의 왜곡된 주장을 부인하거나 맞받아치는 수준에 그친다면...다시 말하자면 어젠더를 이미 선점해버린 한나라당의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정치적 공방이 계속 된다면...대선은 무의미한 것이다.
다시 한 번...머리 속에 콱 집어넣자....
정치는 상징싸움이며, 말싸움이며, 명분싸움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무 것도 아니다.
정치판에서는 먼저 시비 거는 쪽이 절대 유리하다. 이를 절대 잊지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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