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으로 말들이 많다. 한나라당은 전쟁 운운하고 있고, 조선일보는 한국군의 패전이라면서, 모든 잘못은 북한이... 모든 원인은 햇볕정책에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분개하여 북은 우리의 동포가 아니라 적이라고 외치고 있다. 극단적인 보수세력은 오늘도 박수를 치고 있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대북정책을 재 검토 하자는 의견을 내 놓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이야기는 아무래도 현재 보이고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영합한 것만 같은 느낌이다. "확고한 안보 태세와,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확인을 바탕으로 한 대북 접근, 그리고 큰 틀에서의 햇볕정책 지속"이라는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방안도 있었을 것인데...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생긴다. 단어하나의 차이라고 할 것이지만... 햇볕정책이라고 하는 상징성을 생각한다면... 노무현 후보의 발언은 그리 타당하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가 어느정도 이성을 잃은 상태다. 한나라당과 조선일보를 포함하는 수구세력의 발호로 일반국민들은 의미없는 분개를 반복하고 있고,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노무현후보와 민주당은 냉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흥분한 군중들이 "네 자식이 죽었어도 그리 말할 것이냐?"라고 계란을 던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 큰 비극을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는 소신을 보여주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확전은 불가피하다. 또 현재 그들의 주장과는 다른 정황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고, 그들은 더욱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사건을 호도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 노무현 후보의 발언이 그들과 동급으로 비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노무현 후보는 국민들 앞에서 당당하게 전사자들의 넋을 기리고, 자신있게 소신을 밝혀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응징이나 전쟁이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며... 그것이 전사자들에게 더욱 큰 보상이 될 것이다."라고 말이다.
북한군과 북한공산당은 우리 군의 실질적인 적이다. 그것을 부정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북한인민들과 북한은 우리가 싸워서 멸망시켜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타협, 대화와 협조로... 평화를 유지하는 가운데 통일의 길로 나아가야 하는 우리의 반쪽이다.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한국사회를 우경화하려는 한나라당과 조선일보를 당당하게 비판하여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무엇이 진정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이해시켜야 하는 것이다.
국민통합과, 개혁의 기치를 내 건 노무현후보와 민주당은 자신들의 가장 큰 치적이 대북 포용 정책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조선일보가 이번 서해 교전에 왜 이리 광분하고 있는 것일까? 그간 대북정책에 대한 꼬투리를 잡지 못해 안달이었던 것이다. 퍼주기라고 하여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우리의 반쪽에 보내주는 물자를 아까워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조선일보는 지금 천재일우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서해교전의 가장 큰 원인은 햇볕정책도 아니고, 대북 퍼주기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물자지원도 아니다. 단정해 이야기하는 것은 보류하고자 하지만... 그것은 NLL이라고 하는 합의 되지 못한 협정에 대한 서로다른 인식이 문제가 아닌가 한다.
노무현후보와 민주당은 이 기회를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
대북포용정책의 실효성이 의심받는 지금... 북한과의 대화를 적극 지지하라. 그리고 문제도 많고, 말썽도 많은 NLL대신... "남북 공동 어로구역"과 같은 새로운 체계를 정립하자고 주장하라. 그리고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당당하게 국민들 앞에 나서라.
"상대를 적으로 몰아 붙이면서 무슨 대화를 하겠는가?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안녕을 보존하기 위한 대북포용의 햇볕정책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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