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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강삼재·김기섭 씨, 재판장 기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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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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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4 01:35:18 from 211.193 조회수 19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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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삼재·김기섭 씨, 재판장 기피신청
한나라당, '안기부 돈 지원사건' 관련 재판장 기피신청 파문
최경준 기자 235jun@ohmynews.com
'안기부 예산 총선자금 불법지원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지난 2일 공판을 열고 결심을 강행하려 하자 변호인인 이주영·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재판부를 상대로 재판장 기피신청을 내고 집단 퇴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3일 "한나라당이 8·8 재보선 이후로 심리를 늦춰달라느니 재판장을 기피하겠다느니 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대단히 오만불손한 처사"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 강삼재 한나라당 의원(왼쪽)이 3일 이주영 의원 후원회장에서 이회창 후보(오른쪽), 서청원 대표(가운데)와 함께 나란히 앉아있다.
ⓒ2002 최경준
이에 대해 홍준표 의원은 "재판부에 안기부 관리계좌 등 안기부 자금에 대한 '사실조회'와 함께 임동원 등 전직 국정원 간부들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피고인인 강삼재 한나라당 의원과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헌법상의 권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의원과 김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지난 96년 총선때 940억여원의 안기부 예산을 한나라당 총선 자금으로 불법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박용규 부장판사)는 이날 공판에서 이들 피고인들에 대한 변호인 보충신문을 끝으로 심리를 종결하고, 검찰구형 절차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재판부는 "지난 1년4개월 동안 20여 차례에 걸친 재판을 통해 판결에 필요한 증거자료가 충분히 갖춰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재판장에서 구두로 "이는 명백한 불공정 재판이므로 재판장 기피신청을 한다"고 밝히고, 곧바로 퇴장했다.
재판장 기피신청은 형사소송법상 '재판장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때 검사 또는 피고인 등이 제기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변호인단이 재판장 기피신청을 냄에 따라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변호인단의 기피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만일 재판장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담당 재판부를 교체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한나라당 변호인단은 지난 97년 '총풍 사건' 재판에서도 이번 재판부를 포함해 4차례에 걸쳐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그러나 기피신청은 한 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재판장 기피신청에 앞서 재판부에 '이종찬 씨 등 전직 국정원 간부들에 대한 증언 허가신청을 받기 위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으니 그 결과를 기다리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8·8 재보선 이후에 심리를 다시 진행해 달라'는 등의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법원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졸렬한 재판 지연작전이 명백하다"며 "재판부가 충분한 자료와 조사를 마친 상태에서 결심공판을 하겠다고 하자 (변호인단이) 거부하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강삼재 의원은 '안기부 예산 총선자금 불법 지원 사건'이 발생했던 96년 당시 신한국당의 사무총장이었다.
ⓒ2002 최경준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재판부는 이날 공방이 계속되자 마지막으로 96년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이었던 강삼재 의원에게 "법정에 선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지고 선거자금 출처를 밝혀달라"고 신문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명멸을 거듭해온 수백개 정당 중에 자금출처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사무총장은 없었다"며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당시의 선거자금과 관련해서는 무덤까지 안고 간다는 정신으로 모금한 점을 양해해 달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도 재판부가 자금 전달경로를 묻자 "정보기관에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나라를 위해 말할 수 없고, 제 개인 실수로 일어난 일로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민주당, "한나라당, 정말 오만불손하다"
한나라당 변호인단의 재판장 기피신청에 대해 민주당은 "6·13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의 오만불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지방자치단체를 싹쓸이하더니 사법부까지 자기들 입맛대로 좌지우지하겠다는 일당 독재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재판마저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에 유리하게만 진행돼야 한다는 발상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한나라당은 사법부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재판장 기피신청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미 한나라당의 법률구조단장 김용균 의원은 호남과 충청 출신 법관의 판단은 믿을 수 없다는 취지의 망발을 한 바 있고, 하순봉 최고위원은 좋은 가문 출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변한 일도 있다. 그 같은 지역주의와 특권주의 위에서 이제 사법부마저 한나라당을 위해서만 움직여야 한다는 오만불손함이 자행되고 있다."
이용범 부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재판부가 밝힌 대로 '판결에 필요한 증거자료가 충분히 갖춰졌다'면 그에 따라 재판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면서 "재판부가 한나라당에 유리한가 불리한가를 따져서 심리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대법원 판사 출신인 이회창 후보가 강조해마지 않는 '법과 원칙'에 합당하다는 말이냐"고 공세를 폈다.
이 부대변인은 또 "특히 강삼재 의원은 '선거자금 출처를 밝혀 달라'는 재판부 요구에 '무덤까지 안고 가겠다'며 성실한 답변조차 거부하는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변호인단, "재판부의 결심 강행은 불공정 재판"
▲ 홍준표 의원
ⓒ2002 권우성
반면 변호인인 이주영·홍준표 의원은 3일 "재판공판 과정에서 우리들이 여러 차례 제기한 증거방법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이 재판은 아주 기본적인 공평성도 유지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판장 기피신청이) 받아들여지든 받아들여지지 않든 일단 결심은 중단됐고, 8·8 재보선 이전에 결심이 재개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8·8 재보선을 앞두고 (재판부가) 결심을 서두르는 것은 정치공세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재판 연기' 의혹에 대해서 "강삼재 의원이나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재판 연기 신청을 낸 적도 없고, 불출석한 적도 없었다"며 "재판을 연기하려고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이주영 의원도 이날 한나라당사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민주당에서 법률적인 여러 가지 주장들을 검토하지 않고 '한나라당이 정치적인 주장을 한다'든지 '오만불손하다'든지 하는 주장을 하는 것은 천만부당하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검찰은 소위 '안기부예산횡령이다'라고 사건 성격을 규정짓고 있지만 우리 변호인단은 이것을 안기부예산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며 '안기부 관리계좌'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에 대한 증거방법으로 안기부관리계좌에 대한 '사실조회'와 이종찬씨 등 전직 국정원 간부들의 증인 신청을 했다"며 "그런데 2주 전 재판부가 갑자기 결심을 하겠다고 하면서 증거방법들에 대해 모두 직권으로 취소해 버렸다"고 재판부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홍준표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 재판장 기피신청을 낸 이유가 무엇인가.
"법정에서 (한나라당의 선거자금이) 안기부 예산(자금)이냐 아니냐가 쟁점인데 우리는 시종일관 안기부 예산(자금)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안기부 관리계좌 등 안기부 자금과 관련된 것을 전부 '사실조회'를 해서 보자고 신청했다. 그런데 지난번 재판부에서는 이것을 받아들여주더니 이번 재판부는 이유 없이 기각시켰다.
우리는 또 권영해·임동원·이종찬·엄삼탁씨 등 전직 국정원 간부들에 대한 증인신청을 했었고, 지난번 재판부에서 증인채택이 돼 권영해씨는 신문을 했다. 그러나 권씨 외에 나머지는 신문을 안했다. 엄삼탁씨의 경우 '안기부 예산의 불용액이 없다'고 진술했고, 기자회견도 했다. 임동원씨는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92∼93년 안기부 불용액을 모아 전용했다'고 답변했다. 이종찬씨는 기자회견을 갖고 '안기부 예산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안기부 자금을 이용해 (선거) 자금 세탁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쨌든 안기부 자금이 아니라는 중요한 증언들이 있었고, 이에 대해 증인 채택을 신청했는데 이번 재판부에서는 증인채택을 취소했다.
그리고 무작정 결심을 하려고 달려들었다. 검찰 주장은 다 받아들이고, 변호인 주장은 안받아들이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 재판이다."
- 법관 기피신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이는가.
"받아들여지든 안 받아들여지든 일단 기피신청에 대한 결정이 나올 때까지 결심은 중단된다. 그리고 (재판부가) 8·8 재보선을 앞두고 결심을 서두르는 것은 정치공세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8·8 재보선 이후에 하는 것이 맞는데 절차상 문제가 있는 재판을 강행하려고 든다. 지난번 총풍사건 때도 항소심에서 그렇게 하려고 했다. 묘하게도 지난번 총풍사건을 맡았던 재판부가 다시 이번 사건을 맡았다. 총풍사건 때 했던 실수를 다시 반복하려고 한다."
- 결심이 중단된다면 언제 다시 재개되는가.
"일단 기피신청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어야 한다. 언제 다시 재개될지는 모르겠다. (8·8 재보선 이전에는 힘들다는 것인가.) 그렇다."
- 재판부는 판결에 필요한 증거자료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하는데.
"(재판부의 증거자료라는 것은) 검찰 주장이 전부다.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공평의 원칙', '무기대등의 원칙' 등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다."
- 일각에서는 재판장 기피신청을 재판을 연기하려는 목적으로 해석하는데.
"재판 연기가 아니다. 강삼재 의원이나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재판 연기 신청을 낸 적이 없고, 불출석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재판 연기라니... 말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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