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로에서 남이와 북이가 자동차를 몰고 서로 맞은 편에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북이가 중앙선을 침범하더니 남이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남이네 동네에서는 '고의적인 사고', '북이네 동네랑 전쟁 불사' 등의 험악한 말들이 오가면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그런데 남이네 동네 방송국과 신문사 중 몇 곳에서 사고현장을 취재한 뒤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커브가 심한데도 교통표지판 하나 없었다', '기록을 살펴보니 사고 빈발지역이더라', '목격자 말에 따르면 남이도 과속을 해서 중앙선을 침범하는 북이를 미처 피하지 못했다고 한다' 등등 새로운 사실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 중 일부가 이러한 사실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요.
그걸 보고 사람들은 북이의 사고 책임론을 희석시킨다느니, 친북 언론이라느니, 고정 간첩이라느니, 빨갱이라느니 하며 돌팔매질을 하더군요.
아, 누가 북이한테 잘못 없다고 합니까? 부주의하게 차를 몰다가 중앙선을 침범해서 사고 일으킨 것 잘못 맞잖아요.
그렇지만, 앞으로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고 지점에다 위험을 경고하는 교통표지판을 설치하고 마을 사람들에게도 연평도로를 달릴 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해줘야 할 것 아닙니까?
교통표지판 세우자는 놈은 빨갱이 고정간첩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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